‘투란도트’ 개막 첫 날부터 파행…연출가 떠나고 관객들 항의

2024.12.24 13:34:09

공연 시작 시간 30분 넘겨 시작…환불 요구하기도
연출가 리버모어 공연 몇 시간 전 하차 선언
제작사 "이탈리아 관계자들이 한국을 봉으로 아는 추태"

 

국내 최대 규모의 공연 ‘어게인 투란도트 2024'(이하 '투란도트')가 개막 몇 시간을 앞두고 연출가가 교체되고 운영 미숙으로 관객의 항의를 받는 등 논란에 휩싸였다.

 

22일 저녁 ‘투란도트’가 열리는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는 시작시간인 7시 30분을 훌쩍 넘긴 시간에도 표를 끊지 못한 사람들로 아수라장이 됐다. 많은 사람들은 환불을 요구하며 강하게 따지기도 했고 공연을 시작하려고 하자 ‘로비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제작사측에서 자리를 줄이면서 자리가 겹치는 경우도 발생했다.

 

한 관객은 “기차를 타고 멀리서 투란도트를 보러 왔는데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미리 취소했다”며 환불을 요구했다.

 

다른 관객은 “이렇게 운영이 미숙한 경우는 처음 본다”며 “입장표를 일일이 끊어 확인하며 손으로 나눠주니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라고 항의했다.

 

‘투란도트’는 시작 시간인 7시 30분에서 30분을 훌쩍 넘겨 8시에 시작했다. 지휘자 호세 쿠라가 등장하며 극이 시작됐고 사회자는 공연을 소개하며 지연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공연이 시작되기 몇 시간 전 연출을 맡은 리버모어는 작품과 결별을 선언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투란도트’ 연출을 맡은 다비데 리버모어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에서 공연할 ‘어게인 투란도트’ 프로덕션의 예술적 결과물과 완전히 결별한다”며 “나의 작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차를 선언했다.

 

리버모어는 “제작진과 연출가 사이의 건설적인 대립은 일반적인 관행이지만, 이번 경우에는 그러한 협력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는 협력이 아닌 비전문적인 아마추어 수준의 권위주의적 강요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제작진은 장이머우 감독의 공연 무대 동선을 복사하도록 강요받았으며, 이는 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선택”이라며 이러한 결정들이 그간 자신이 이탈리아 등에서 선보여온 연출 수준과 기획 의도에서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첫 공연에서는 연출가가 박현준 예술총감독이 올라 인사했다.

 

 

공연을 제작한 ‘2024 투란도트문화산업전문회사'는 보도자료를 내고 “그동안 한국 오페라를 우습게 여겨왔던 이탈리아 오페라 관계자들이 이번 어게인 투란도트에서 다시 한 번 한국을 봉으로 아는 추태를 또 보였다”고 반박했다.

 

이어 “투란도트 박현준 단장은 여러 차례 2003년 상암 투란도트 버전으로 준비하기를 요구했지만 그들은 제작진의 의도를 듣지 않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투란도트를 연출하려 했다”면서 “한국 제작진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과정에서 생긴 갈등이며 상식에서 굉장히 벗어난 행동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리베모어가 도착해 보여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연출에 관해 손짓이나 한걸음 걷는 것 등 연출에 관해 단 한마디도 도움을 준 것이 없다”면서 “무대 준비가 한창인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개런티를 요구하는 등 들어줄 수 없는 협박까지 서슴없이 하는 바 어게인 투란도트 측은 형사적 소송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2024 투란도트문화산업전문회사'는 23일에도 보도자료를 내고 “계약에 따라 리베모아는 18일 한국에 도착해 리허설을 진행했다. 리베모아는 박 감독이 새롭게 해석한 연출을 장이모우 버전으로 인식했다“며 ”박 감독은 그에게 자신의 색깔을 입힐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권유했다“고 밝혔다.

 

이어 “리베모아는 이후 개런티를 요구하며,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언론에 이를 알리겠다고 압박했다. 박현준 감독은 일관되게 이를 거절하며, ‘당신의 연출이 아닌데,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며 “이에 리베모아는 다음 날 한국 언론에 보도자료를 유포했다”고 설명했다.

 

‘어게인 투란도트 2024'는 2003년 투란도트상암공연을 성공적으로 이끈 한국오페라협회 박현준 단장이 푸치니 서거 100주년, 한-이 수교 140주년을 맞이해 선보이는 오페라다. 세계적 가수인 아스믹 그리고리안, 유시프 에이바조프, 줄리아나 그리고리안 등이 캐스팅됐으며 초호화 무대로 화제를 모았다. 제작비는 200억이며 티켓값은 VIP석이 100만 원이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고륜형 기자 krh0830@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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