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이 통과됐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민주주의가 바로 설 수 있도록 계속 싸우겠습니다"
28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는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의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산! 121차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오후 4시부터 모인 이들은 각자 '윤석열 즉각 파면!',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윤석열을 즉각 체포하라", "헌재는 윤석열을 파면하라", "내란동조 국민의힘은 해체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박희정(23) 씨는 "계엄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발생하고 이를 주도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됐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생각에 거리로 나섰다"며 "언제 꺼질지 모르는 촛불처럼 위태로운 민주주의를 국가의 주인으로서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집회에 참가한 인원은 주최 측 추산 약 50만 명으로, 경복궁 동십자각부터 경복궁역 3-1번 출구 일대를 가득 메울 정도였다. 특히 이날 집회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김민석 최고위원 등이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집회에는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범 내려온다' 공연 등 다양한 무대가 구성되면서 집회에 열기를 더했다. 또 그동안 탄핵 집회에서 볼 수 있었던 재치있는 이름의 소규모 단체 깃발들과 분장을 한 이들도 볼 수 있었다.
최민지(21) 씨는 "소리지르거나 겁박하는 보수단체의 집회와 달리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이 집회는 재미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 어렵거나 힘든 것이 아닌, 행복하고 즐겁다는 것을 온 국민에게 알릴 수 있지 않는가"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는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보수단체와 불과 1km 떨어진 곳에서 진행된 만큼 두 집회가 접하는 지점에서 참가자들 간 다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출동해 중재하는 등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5시 30분쯤 경복궁 동십자각에서 헌법재판소를 거쳐 명동까지 행진했진했다. 다행히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과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행진을 마친 이들은 오후 7시 10분쯤 자진 해산했다.
연단에 선 김은정 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운영위원장 등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탄핵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책임을 충실히 하라"며 "하루빨리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라"고 촉구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