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기일이 진행된 21일 헌법재판소 일대가 혼란에 휩싸였다. 윤 대통령 지지자 약 4000명이 집결한 가운데 경찰과의 충돌이 발생하고, 일부 지지자는 경찰관을 폭행하는 등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윤 대통령은 법무부 호송 차량을 이용해 오후 12시 48분 서울구치소를 출발, 1시 11분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헌재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 출석 소식에 맞춰 지지자들이 헌재 주변으로 몰려들었고, 경찰이 차벽을 설치하자 거세게 반발했다.
지지자들은 “대통령을 못 보게 하려고 차벽을 쳤다”, “부정선거를 척결하라”며 고성을 지르고 욕설을 퍼부었다. 한 중년 여성은 경찰 저지선을 뚫으려다 경찰관을 폭행해 연행되기도 했다. 이에 일부 지지자들은 “평화 시위하는 사람을 왜 데려가느냐”며 반발했다.
보수 성향 단체 ‘엄마부대’는 안국역 5번 출구 인근에서 “어쩌려고 대통령을 못 보게 하느냐”며 “좌파 빨갱이들은 꺼져라”고 외쳤다. 집회에 참여한 지지자들은 서로 “물리적 충돌을 유도하는 사람은 좌파 프락치”라고 주장하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서울종로경찰서는 지지자들에게 신고된 집회 장소로 이동할 것을 요청했지만, 일부 지지자들은 이에 응하지 않고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기동대 64개 부대, 총 4500명을 투입했다. 또한 헌재 인근 250m 구간에 경찰 버스 192대로 차벽을 설치하고 폴리스라인을 구축해 출입을 통제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19일 서울서부지법에서 발생한 집단 폭력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며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안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집회가 계속되면서 헌법재판소 인근 상인들은 매출 감소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인근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A씨는 “오늘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며 “개업한 지 3주밖에 안 됐는데, 지난 일요일에도 시위 때문에 구웠던 쿠키를 다 버렸다”고 토로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B씨 역시 “오늘 매출이 80~90% 줄었다”며 “장사를 해야 하는데 시끄러워서 손님이 들어오지도 못하고, 불편한 점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주 2회꼴로 탄핵심판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헌재 주변의 혼란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