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섭 안성시의원, '안성시도시공사 설립 강한 의문 제기'… “시민 위한 정책인가?”

2025.02.10 16:37:24

두 차례 무산된 도시공사, 이번엔 가능할까?
안성시 재정 여건, 도시공사 감당할 수 있나?
대안은? 기존 공영개발팀 확대가 현실적 해결책

 

안성시가 또 다시 도시공사 설립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도시공사 설립을 위한 출자금은 36억 원이며, 추가 인력은 단 2명으로 책정되었다. 또한 1조 원이 넘는 생산 유발 효과와 1만 3천 개의 일자리 창출 가능성이 제시되며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구용역 업체는 “안성시가 추진하는 반려동물 테마파크, 서안성 스포츠 파크, 동안성 체육센터 등 주요 사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려면 도시공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최호섭 안성시의원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며, 도시공사 설립을 반대하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그는 “2008년과 2012년에도 도시공사 설립을 추진했지만, 시민 반대와 시의회의 비판으로 무산된 바 있다”며 “과거 사례를 되짚어볼 때 도시공사는 안성시에 적합한 선택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안성시는 2008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도시공사 설립을 시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2008년 첫 시도 당시, 안성시는 개발 이익의 지역 환원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당시 부동산 경기 침체와 안성시의 낮은 재정 자립도가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타당성 용역에서도 “공사 설립 시 적자 운영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고, 결국 시민 반대와 시의회의 비판 속에서 설립이 중단되었다.

 

2012년에는 기존 시설관리공단을 도시공사로 전환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시는 9개 지역의 도시개발사업과 8개 산업단지 조성을 계획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대했다. 하지만 시민 여론은 여전히 부정적이었고, 타당성 용역에서도 “대내외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적자 운영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가 나왔다. 안성시민연대는 “도시공사 설립은 시 재정을 악화시킬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했고, 결국 당시 황은성 시장은 도시공사 추진을 보류하는 결정을 내렸다.

 

최호섭 시의원은 안성시의 재정 건전성 문제를 지적하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안성시시설관리공단의 경상수지 비율은 30% 미만으로, 자체 수익으로 운영비조차 충당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시공사를 설립한다고 해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연구용역에서는 ‘추가 인력 2명’만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도시공사는 단순한 시설 운영이 아닌 도시 개발 계획 수립, 산업단지 조성, 공공건축물 관리 등 전문적인 업무를 담당해야 한다. 최 의원은 “과연 두 명의 인력으로 이 모든 업무를 감당할 수 있겠느냐”며 “결국 외부 용역 의존도가 높아지고, 행정 절차만 늘어나는 비효율적인 구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호섭 시의원은 “기존 공영개발팀의 기능을 강화하고, 필요한 전문 인력을 추가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도시공사를 설립할 경우, 불필요한 행정 비용이 발생하고 재정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기존 조직을 정비하고 실질적인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안성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길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도시공사 설립이 과연 시민을 위한 정책인지, 아니면 행정 편의를 위한 선택인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며 “시민의 세금이 불필요한 행정 조직 확대에 쓰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안성시의회 내부에서도 도시공사 설립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시의원들은 “안성시가 개발 압력이 높은 시점”이라며 도시공사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최호섭 시의원을 비롯한 반대 측은 “개발 압력이 과장되었으며, 기존 조직을 활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맞서고 있다.

 

최 의원은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며 “시민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안성시의 재정을 고려한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라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정성우 기자 ]

정성우 기자 swjung@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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