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기관장 인사청문 갈등 증폭…고민 많아진 경기도

2025.03.03 20:00:00 3면

국힘, ‘기관장 내정’ 김현곤·김상회 사퇴 촉구
최근 잇따라 충돌…道·의회 관계 ‘악화일로’
갈등 탓에 추경 비롯한 수천억 규모 사업 제동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내정한 경기도 산하기관장 후보의 자질을 놓고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이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25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 편성계획 및 ‘2025년도 제1회 특별조정교부금’ 배분계획 수립 과정에서의 갈등 등 다른 현안에 대해서도 도와 도의회 여야가 갈등을 빚고 있어 도의 고민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도의회 국민의힘은 3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하 경과원) 원장에 내정된 김현곤 전 도 경제부지사를 ‘회전문 인사’라고 비판하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이혜원(양평2) 도의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김현곤 후보자는 김동연 지사의 인사 주특기인 회전문 인사의 전형적 사례”라며 지난달 27일 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거친 김 후보의 경과원장 임명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이 수석대변인은 김 후보에 대해 “지난해 1월 도 경제부지사로 임명된 후 건강상의 이유로 10개월 만에 사임했다. 그러다 돌연 4개월 만에 경과원장으로 옷만 바꿔 입은 채 재등장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 후보가 경과원장에 임명된다 해도 원장직이 다시 공석이 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김 지사의 도지사직 조기 사퇴설이 나오는 가운데 김 지사의 사퇴가 현실화될 경우 김 후보를 비롯한 측근들이 대선 캠프 구성을 위해 연이어 사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수석대변인은 “(김 후보가) 김 지사를 따라 조만간 공석 상태를 만들 가능성도 상당하다”며 “경과원장이 유종의 미를 거둘지 용두사미로 끝날지 어떻게 장담하는가.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와 도민 몫”이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지난 도의회 인사청문 결과, 인사청문위원들로부터 적합 30점·부적합 30점의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 19일 인사청문을 거친 김상회 경기아트센터 사장 후보도 적합(35점)·부적합(35점) 평가가 절반으로 갈렸다.

 

도의회 국민의힘은 김상회 후보에게도 자진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의결기관인 도의회와 집행부인 도는 최근 다른 사안들을 놓고도 충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김진경 도의회 의장은 도의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계획과 특별조정교부금 배분계획 등의 수립하는 과정에 도의회가 완전히 배제됐다고 지난달 20일 밝혔다.

 

도는 추경안의 제383회 임시회(4월 8~18일) 상정을 위해 지난달 19일 관련 편성계획을 도의회에 공지했다.

 

이에 김 의장은 ‘모든 도지사 제출 안건 상정 불가’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앞서 김 의장과 도의회 여야 대표들이 여러 차례 김 지사의 소통·협력을 요청했음에도 진전을 보이지 않자 의회 차원에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4월 추경 편성’ 추진을 비롯해 ‘K-컬처밸리 복합개발사업’과 ‘광교A17블록 공공주택사업’ 등 수천억 원 규모의 사업이 제동이 걸려 도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 법령에 따라 집행부가 예산안 편성, 500억 원 이상 지방공사 신규 투자사업 등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의회의 의결이 필요하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

나규항 기자 epahs2288@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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