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특집] 지역 특색 살린 '경기형 과학고' 4곳…서열화는 막고 미래인재 양성

2025.03.09 12:53:10 6면

이공계열 학문 탐구 도우며 과학 인재 양성 발판
임 교육감 "지역특화형 과학고로 서열화 막을 것"
부천 '로봇', 이천 '반도체', 성남 'IT', 시흥 '생명'
"관심 분야에 대해 세계 최고 교육 받을 수 있게"

 

경기도교육청의 경기형 과학고 설립이 추진력을 얻고 있다. 부천·성남·시흥·이천 4개 지역에 과학고 신규 지정이 확정되며 이공계 분야 진로를 꿈꾸는 학생들이 깊이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경기신문은 도교육청의 지역특화형 과학고인 경기형 과학고의 특징과 추진 상황을 알아본다. [편집자주]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4월 과학고등학교 추가 설립 내용이 담긴 이공계 인재 육성 계획을 발표하며 20년 만에 과학고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같은 해 9월 1단계 예비지정 공모계획이 발표되자 도내 12개 지자체가 경쟁에 뛰어들며 뜨거운 열기를 보이기도 했다.

 

1단계 예비지정에서 승기를 잡은 건 4개 지역이었다. 부천, 성남, 시흥, 이천 지역이 특색 있는 지역특화 교육과정을 내세워 타 지역을 제치고 예비지정에 성공했다.  

 

그리고 지난달 28일 경기형 과학고 신규 지정을 위한 교육부 장관 동의 요청 결과 부천고(부천), 분당중앙고(성남), (가칭)시흥과학고(시흥), (가칭)이천과학고(이천) 등 4개교가 모두 동의를 얻으며 설립이 확정됐다. 

 

부천고와 분당중앙고는 2027년 3월, 가칭 '시흥과학고'와 가칭 '이천과학고'는 2030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설립 추진될 계획이다.

 

◇ 이공계열 학문 탐구 도우며 과학 인재 양성 발판

 

도교육청의 과학고 신설은 지난 2005년 경기북과학고 개교 이후 20년 만에 시작됐다. 과학에 관심과 재능을 보이는 학생들에게 학문적 탐구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돕는 발판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공계열 진학을 꿈꾸는 학생들은 고등학교 시기에도 더 많은 과학과 수학 과목을 통해 깊은 지식을 탐구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경기 지역의 과학고는 경기북과학고 단 한 곳으로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현재 경기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학령인구가 월등히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설립의 필요성도 커지게 된다.

 

실제 경기북과학고의 올해 입학경쟁률은 9.4:1로 타 지역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경기도의 학생 수가 전국 30%에 달하는 반면 도내 과학고는 1곳뿐"이라며 "경기 지역의 과학고는 3~4곳이 적정하다"고 추가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 임 교육감 "지역특화형 과학고로 서열화 막을 것"

 

다만 과학고는 특수목적고등학교 중 하나로, 특권교육과 수월성교육 확대를 우려하는 시민사회단체의 걱정도 적지 않다. 도교육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형 과학고에 '지역특화형'이라는 특징을 강조했다. 

 

임 교육감은 지난 4일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똑같은 과학고를 4곳 만든다면 과학고 사이에 서열화가 발생하고 하향평준화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이같은 형태의 과학고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열화와 하향평준화를 막기 위해 바로 과학고의 개별 특성, 바로 지역특화형 과학고를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색있는 과학고로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과학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경기형 과학고'라는 것이다.

 

임 교육감은 예시로 이천 지역과 성남 지역을 들었다. 그는 "이천 하이닉스는 국내 교육 수준을 뛰어넘어야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술자가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면서 "국내에 없는 반도체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세계 시장에 견줄 수 있다. 반도체 분야에 전념하고 싶은 학생이 있으면 고등학교에서부터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성남 지역에서도 4차 산업과 관련된 인재가 있으면 지원을 통해 성장시키겠다는 의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학생 선발 방식에 대해서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임 교육감은 "입학 시험은 학생이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지 뽐내는 시간이 돼서는 안 된다"며 "꼭 시험을 통해 뽑아야 하는지 등 고민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할지 구상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 부천 '로봇', 이천 '반도체', 성남 'IT', 시흥 '생명'

 

경기형 과학고 예비지정에 이어 교육부 장관 승인까지 받으며 설립이 확정된 4개 지역은 모두 지역특화형을 기본으로 한 특색 있는 과학 교육과정을 내세우고 있다.

 

먼저 부천 지역은 부천고등학교의 과학고 전환으로 '로봇 특화' 과학고를 설립하고자 한다. 성남 분당중앙고등학교의 경우 판교 지역 IT 관련 기관과 연계한 특화 교육과정을 운영해 IT 인재 양성에 나설 계획이다.

 

이천은 하이닉스 등 지역 산업을 이용한 반도체 분야 특화에 나서며 시흥의 경우 서울대 캠퍼스와의 연계로 바이오·생명과학 분야 특화 인재를 양성한다.

 

 

이처럼 경기형 과학고는 지역특화형 과학고로서 과학고와 지자체, 지역기관의 협력으로 지역별 특색을 살린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지역 과학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각 지자체장들 역시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과 지역 기업, 연구소, 인적 인프라 지원을 통해 과학 인재 양성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 교육감은 "4개의 과학고가 설립이 되면 경기북과학고까지 5곳이 되는데 경기북과학고도 다른 학교의 특화형 교육과정을 보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내 과학고들이 발전하고 방향을 설정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며 또 다른 학교들도 유치를 희망할 수 있다"며 "새로 설립되는 4곳의 과학고를 성공 모델로 만들어 과학고 추가 지정도 시간을 두고 차차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면서 "학생이 자신의 관심 분야를 배우고자 하는 의지와 가능성이 있으면 경기도 내에서 세계 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도교육청은 특별전담조직(TF팀)을 구성하고 4개의 과학고가 추진 일정에 맞춰 안정적으로 개교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 기사는 경기도교육청 협찬으로 진행됐습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박민정 기자 mft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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