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MMORPG(대규모 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 장르가 다시 한번 흥행 반등을 노린다. 넥슨과 넷마블은 이달 각각 ‘마비노기 모바일’과 ‘RF 온라인 넥스트’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MMORPG가 한때의 전성기만큼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충성도 높은 이용자층을 기반으로 여전히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어 두 게임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모바일 게임 시장은 방치형, 서브컬처, 캐주얼 게임이 강세를 보이며 MMORPG의 입지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MMORPG는 여전히 충성도 높은 유저층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를 보면 MMORPG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다. 4위 ‘인페르노 나인’, 5위 ‘레전드 오브 이미르’, 6위 ‘오딘: 발할라 라이징’, 8위 ‘리니지W’ 등 다수의 MMORPG가 매출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특히 올해 출시된 신작 MMORPG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월 출시된 ‘인페르노 나인’(4위)과 3월 출시된 ‘레전드 오브 이미르’(5위)가 빠르게 매출 상위권에 진입하며 MMORPG 장르의 지속적인 흥행 가능성을 증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MMORPG는 다른 장르에 비해 유저들의 충성도가 높고, 게임별 특성이 뚜렷해 타 게임으로의 전환률이 낮다”며 “하드코어한 플레이 스타일이 진입 장벽이 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이러한 요소가 마니아층에게는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MMORPG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달 출시될 국내 게임사들의 신작 MMORPG 흥행 여부에도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넷마블은 오는 20일 ‘RF 온라인 넥스트’를 정식 출시한다. 2004년 출시돼 글로벌 54개국에서 2000만 명의 유저를 확보한 ‘RF 온라인’의 IP를 활용한 신작이다.
‘RF 온라인 넥스트’는 SF 세계관을 배경으로 3개 국가 간 전쟁이 펼쳐지는 MMORPG다. 메카닉 장비 ‘신기’와 비행 액션 요소를 도입해 전략적인 전투를 강조했다.
넷마블이 출시에 앞서 지난 6일 진행한 캐릭터명 선점 이벤트는 3시간 만에 마감됐고, 지난달 12일 온라인 쇼케이스에는 2만 3345명의 동시 시청자가 몰리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권민관 넷마블엔투 대표는 “‘RF 온라인 넥스트’는 방대한 세계관과 MMORPG 본연의 재미를 살린 작품”이라며 “유저들이 성장과 파밍, 득템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넥슨은 오는 27일 ‘마비노기 모바일’을 선보인다. 2004년 출시된 원작 ‘마비노기’는 넥슨을 대표하는 인기 게임 중 하나로, 이번 모바일 버전은 2017년 처음 개발이 발표된 이후 약 8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원작 초창기 스토리를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넥슨의 또 다른 IP인 ‘마비노기 영웅전’의 일부 캐릭터와 장소도 등장한다. 채팅 기능이 중요한 원작 특성을 반영해 가로·세로 모드를 모두 지원하며, MMORPG 본연의 재미를 살리면서도 보다 쉬운 플레이 환경을 구현해 신규 이용자를 적극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김동건 데브캣 스튜디오 대표는 “‘마비노기 모바일’은 원작과 ‘마비노기 영웅전’과도 연결되는 세계관을 지닌다”며 “기존 팬들에게는 향수를, 새로운 이용자들에게는 신선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MMORPG 장르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 속에서도, 신작들이 연이어 출시되며 반등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성공적인 MMORPG는 출시 이후 몇 년이 지나도 높은 매출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방치형·서브컬처 장르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MMORPG는 여전히 매출 상위권에 자리 잡고 있다”며 “차별화된 콘텐츠와 충성도 높은 유저층을 확보한다면, MMORPG 신작들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