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건을 훔쳐도 누가 가져가는지 몰라요.”
24일 오전 10시 인천 남동구 남촌축산물도매시장 과일동.
계단을 내려가면 바로 아래층에 있는 저온저장고, 경매장, 소포장가공실 등으로 이어진다.
상인들은 간이 지게차로 과일 상자를 싣고 옮기거나 엘리베이터를 통해 짐을 오르내리면서 분주한 모습이다.
그러나 이곳 지하엔 손님들과 거래가 활발히 진행되는 1층과 달리 CCTV가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과일동에서 근무하고 있는 조합장 A씨는 “(각 점포마다) 자리 배정이 된 곳에서 저장고를 사용하고 있지만 CCTV가 많이 부족해 물건을 누가 가져갔는지 알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어떤 저장고에는 CCTV가 한 대도 설치돼 있지 않고, 또 복도 쪽에 보이는 것도 1~2대 뿐이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인천시가 과일동·채소동 내 민원 취약구간에 2200만 원을 들여 추가로 CCTV를 설치했지만 안전 사각지대는 남아 있다.
더구나 문제 발생 시, CCTV를 통해 확인하려 해도 경찰의 입회 하 허용되므로 절차가 까다로워 도난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다.
이에 상인들은 시에 관련 민원을 제기했지만 개인이 사용하는 공간이어서 CCTV를 설치해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때문에 일부 CCTV는 조합이 따로 사비를 들여 직접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
시장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복도, 주차장 등 공용시설은 설치하는 게 맞지만 임대를 준 장소라서 사생활이나 개인정보를 고려하면 시 관할로 설치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2월 추가로 CCTV 설치를 마무리해서 올해 더 이상 확충 계획은 없다”고 했다.
한편 남촌농축산물도매시장은 연면적 13만 6175㎡ 규모의 인천 최대 농축산물 도매시장으로 구월동에서 이전해 2020년 3월 남촌동에서 새롭게 개장됐다.
300곳이 넘는 점포가 자리하고 있으며 현재 470여 대의 CCTV로 관리·운영 중이다.
[ 경기신문 / 인천 = 유지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