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월 5일 열린 최고회의에서 “극우 성향 커뮤니티나 극우 집회 등에서 내란을 선동하거나 유력 정치인에 대한 테러를 예고하는 자들이 준동하고 있다”며 폭력과 테러를 부추기는 자들과 테러를 예비하는 자들에 대한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의 말처럼 총기 구입, 폭탄테러, 살해 등 소름이 끼치는 말도 나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일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중 길 건너편에서 날아온 날달걀에 얼굴을 정통으로 맞는 일이 발생했다. 윤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시위자들이 달걀과 바나나 등을 던지자 경찰이 우산을 펼치며 막으려 했지만 미처 막아내지 못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테러범을 즉각 체포해 엄중히 처벌하라고 경찰에 촉구했다.(관련 기사:경기신문 21일자 2면, ‘백혜련, 尹 파면 시위 중 달걀 봉변’) “민주주의 사회에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경찰도 영상자료를 분석하고 투척자를 추적하는 등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귀령 대변인의 논평처럼 달걀이 아닌 흉기였다면 어땠을지 생각만으로도 아찔한 일이다. 만약에 돌이나 쇠붙이, 폭발물이었다면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 것이다. 백의원만 공격을 당한 것이 아니다. 같은 당 이재정 의원도 이날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던 중 한 남성으로부터 우측 허벅지를 가격 당했다. 이 의원은 “한 남성이 날라차기를 하듯 제 오른쪽 허벅지를 발로 찼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있는 상황에서도 그런 행동을 서슴지 않는 폭도들이 얼마나 더 위험한 상황을 만들어낼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서로 생각이 다르더라도 그 표현 방식은 언제나 평화로워야 한다”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말에 적극 동의한다. 그러나 헌재의 탄핵 결정이 지연되면서 일부 시위대의 행동이 나날이 과격해지고 있다. 서부지법이 폭도들에 의해 공격당해 무법천지가 됐고 윤 대통령 지지자 2명이 분신해 사망하기도 했다. 수원역 앞에서 탄핵 촉구 1인 시위를 하던 김동연 경기지사도 얼마 전 테러를 당했다. 한 남성이 행인이 맥주캔을 던졌다. 다행히 맥주캔이 김 지사 몸에 맞진 않았다.
일부의원들은 테러 위협을 느낀다며 신변 안전을 위해 방탄복이나 방검복을 착용하기도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부산에서 발생한 테러 이후 항상 경호원과 함께 행동하고 있으며 최근 당과 경찰의 요청에 방탄복을 입고 광화문 민주당 천막농성장을 찾기도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방검복을 구매했다. 공개적으로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 입장을 밝힌 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된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도 방검복을 착용한다.
지금 상황은 나라가 두 쪽으로 갈라진 것처럼 보인다. 이런 상황을 앞장서 막아야 할 정치인들이 오히려 폭력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나왔다. 국민의힘 서천호 의원은 “헌재를 때려 부숴야 한다”고 막말을 했고 같은 당 박수영 의원은 “저 무도한 종북좌파 세력들 처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상현 의원은 “좌파 사법 카르텔 반드시 무찔러 싸워 이겨야 한다”고 선동했고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은 옥중 서신을 통해 헌법 재판관인 “문형배, 이미선, 정계선을 즉각 처단하자”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거친 말을 내뱉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직무유기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 있으니 몸조심하기 바란다” “경찰이나 국민 누구나 최 대행을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다”는 이 대표의 말은 듣기에 따라 테러를 선동한다는 비판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온나라가 흔들리고 있다. 극렬시위대에 의한 대규모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 국민들의 자제와 경찰의 적극적 선제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