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 남동구 ‘만수천’ 복원돼야 옳다

2025.03.31 06:00:00 13면

주민 위한 친수 휴식 공간, 원도심에 활력 불어넣을 듯

만수천은 1990년대 급격한 도시화로 인한 지역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복개됐다. 이로 인해 주차난은 일부 해소됐다고 하지만 녹지공간은 콘크리트로 덮여 사라졌고 도시는 삭막한 풍경으로 변했다. 이에 원도심의 자연환경 복원을 통한 휴식‧녹지 공간 조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활기찬 도시 공간 조성을 위해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만수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는 사업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만수천 복원사업은 박종효 남동구청장의 1호 공약이자 민선8기 역점사업이다. 박 구청장은 “만수천을 서울 청계천에 버금가는 하천으로 복원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하천을 복원해 친수공간으로 만들고 주변 환경 개선사업을 마치면 인구가 유입되고 침체한 원도심 상권에도 활력이 되살아난다는 것이 박 구청장의 주장이다. 그런데 박구청장의 말은 터무니없는 것이 아니다.

 

수원시의 경우 관선시장 시절인 1991년부터 수원시 중심가의 교통체증 및 주차난을 해소하고 수원천변의 환경을 개선한다는 명목으로 수원천 복개 사업을 추진했다. 매교-지동교 간 780m가 복개됐다. 그러나 공정이 30% 정도 진행되던 1996년, 시민들의 복개 반대 운동이 일어났다. 문화재와 자연이 이루는 살아 있는 하천으로 복원돼야 한다는 시민들과, 교통문제 해소를 내세워 복개를 주장하는 일부 시민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복개를 반대하던 심재덕 씨가 시장으로 당선된 후인 1996년 5월 시가 복개 공사 철회 결정을 발표했다. 수원시는 고수부지에는 자연초지와 자연석으로 경관을 조성, 주민들에게 친수공간을 제공했으며 수원천은 문화재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자연형 하천으로 되살아났다. 시민과 관광객들의 휴식·정서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다른 지방정부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남동구의 계획은 소하천 정비 종합계획 수립 용역을 마무리한 뒤 소하천 지정이 완료되는 대로 실시설계 용역과 복원 공사를 진행해 2030년 사업을 완료한다는 것이다. 사업 구간은 남동구 만수동 909 일원부터 장수천 합류 지점인 만수동 811 일대까지 총 2.4㎞ 구간이다. 지난 2023년 11월엔 사업대상지인 만수1동, 구월4동, 만수5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설명회도 진행했다. 주민들도 만수천 복원을 통한 주거지역 내 휴식‧녹지 공간 조성과 주변 지역 재개발을 비롯한 원도심 활성화, 지역경제 발전 등에 호응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주민들의 걱정도 크다. 복원사업이 진행되면 제2~4공영주차장 250여 면이 사라져 주차난이 심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경기신문은 주민들의 우려를 전했다.(28일자 인천판 1면, ‘만수천 복원사업 속도…주차장 확보는 여전히 숙제’) “이 동네는 이 주차장 없으면 난리 난다. 여기는 전부 옛날에 지은 빌라라 주차장도 없다. 주차난을 해결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놔야 한다”는 70살 상인과, “복원하는 건 찬성이지만, 먼저 주차장을 확보하면 좋겠다. 부모님이 오거나 친구들이 놀러 오면 항상 주차가 불편하다고 얘기 한다”는 30살 주민은 ‘주차공간 확보’를 걱정했다.

 

구는 주차장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물론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만수천 복원사업이 본격화되면 기존의 주차공간이 사라진다. 이에 구는 제1공영주차장에 271면으로 이뤄진 2단짜리 주차타워를 세울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무산됐다. 사업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지평식 공영주차장 3곳을 조성할 계획이지만 92면 밖에 안 된다. 구는 앞으로 주변 토지를 확보해 건물식 주차장을 조성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힌다. 예산 확보 문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인천시가 만수천 복원에 필요한 예산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면 좋겠다.

 

만수천 복원은 지역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이뤄내야 할 사업이다. 그러므로 꼼꼼하게 추진하되 조급하게 서두를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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