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탄핵 피로 속 ‘안정’ 찾는 중도‧무당층 표심

2025.05.09 06:00:00 13면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정치권은 중도 표심 확보에 사활을 건다.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중도층뿐만 아니라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는 일은 선거 승리를 위한 필수 조건이기 때문이다. 5월 1일 발표된 ‘전국 지표조사(NBS)’ 결과(4월 28일부터 30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의 ‘차기 대통령 적합도’ 설문에서 ‘의견 유보’ 응답은 18%였다. 직전 조사(23%)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통계적 오차 범위 내 변화에 불과하다. 대선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응답자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이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2017년 19대 대선과 2022년 20대 대선을 한달 여 앞둔 시점의 한국갤럽 조사에서 의견 유보층은 10%에 머물렀다. 정치권은, 현재 왜 이렇게 많은 이들이 후보 선택을 망설이는지를 파악하고,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약속하고 실천할 때 비로소 표심을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유보층과 중도층이 요구하는 핵심 의제는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전국 각지를 돌며 이른바 ‘경청 투어’를 진행 중이다.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일은 대선 후보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다. 동시에 “우리가 여러분의 요구를 반드시 반영하겠다”는 신뢰를 주는 것 역시 필수적이다. 여주를 찾은 이 후보가 “발전소를 만들었더니 돈도 안 들고 한 달에 1000만 원씩 나온다. 대체 (윤석열 정부가) 이걸 왜 탄압해 못 하게 만드는지 이해가 되나”라고 한 뒤 “앞으로는 태양과 바람 같은 자연력으로 주민이 혜택을 보는 상식적인 세상, 정상적인 나라를 만들자”라고 강조한 것도, 악화된 경제 상황 속에서 주민들의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메시지를 던지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경제 활성화는 중도·무당층이 바라는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들 중도·무당층과 아직 선택을 보류한 유권자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보다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다. 우리는 지난 8년 사이 두 번의 대통령 탄핵을 겪었고, 최근에는 계엄령 선포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목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수 국민은 이제 ‘정상적’이고 ‘안정적’인 국가 운영을 원한다. 따라서 각 후보는 정권을 잡으면 나라를 안정적으로 이끌겠다는 확신을 제공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민주당의 행보는 이러한 국민적 바람과 엇갈려 보인다. 민주당은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를 탄핵하려 했으나 본인의 사임으로 탄핵 표결이 무산된 바 있고, 심우정 검찰총장 탄핵안은 이미 발의된 상태다. 여기에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도 조만간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정당성 여부를 떠나, 수십 차례에 이르는 탄핵 시도가 국가를 불안정하게 만들었다는 인식이 국민 사이에 자리 잡은 상황에서, 대선을 앞두고 이어지는 탄핵과 청문회는 불안을 더욱 증폭시킬 수밖에 없다.

 

이재명 후보에 대한 법원의 재판 연기로, 대선 전까지 재판으로 인한 불이익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기에 이제 민주당은 국민적 불안감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행동해야 한다.

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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