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잡아라"...글로벌 시장에 도전장 내민 韓게임사들

2025.05.09 06:00:00 16면

게임 아이템 디지털 자산화…거래 가능
2030년 시장 성장률 연평균 44.2% 전망
넥슨•넷마블 등 ‘NFT 접목 게임’ 줄출시
P2E 사행성 우려, 국내 서비스 불가 문제
전문가 “글로벌 경쟁 위해 정책 지원 필요”

 

한국 게임사들이 글로벌 블록체인 게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파른 성장 추세에 있는 블록체인 게임의 잠재력을 긍정적으로 판단하면서다. 

 

업계는 글로벌 블록체인 게임 시장이 향후 5년 내 지금보다 5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츠에 따르면 전 세계 블록체인 게임 시장 규모는 올해 175억 달러(약 24조 6700억 원)에서 2030년엔 연평균 44.2%로 성장한 1097억 달러(약 154조 73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블록체인 게임은 게임 내 아이템이나 캐릭터를 실제 자산처럼 소유하고 거래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로 구성된다. 기존 온라인 게임에서 이용자가 모으고 제작한 아이템도 게임 회사에 소유물로 간주돼왔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게임 아이템을 디지털 자산으로 만들어 플레이어가 실제로 소유할 수 있게 된다. 

 

이용자들은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 토큰) 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 자산이 된 게임 아이템을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아이템의 정보가 블록체인 상에 저장돼 제작·거래 내용이 모두에게 공개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같은 블록체인 생태계에 있는 게임끼리 자유롭게 거래도 가능해진다. 다른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용자 간에도 블록체인 토큰을 이용해 거래를 할 수 있게된다는 의미다. 그동안 한 게임에서 해당 게임의 재화에 한정해 이용자간 거래가 이뤄졌던 것을 비교하면 큰 차이점이 있다. 이용자들은 게임을 플레이하고 얻은 재화를 거래하면서 수익화까지 가능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게임과 블록체인 게임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게임 내 재화·희귀 아이템 등의 소유권이 이용자에게 생긴다는 것"이라면서 "이용자간 자유롭게 거래가 가능해짐은 물론, 거래 내역 및 제작 정보 등을 모두가 조회해볼 수 있어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게임 시장의 높은 성장 잠재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컴투스홀딩스, 넥써쓰 등 한국 게임사들의 블록체인 게임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게임사 중 매출 1위인 넥슨도 블록체인 게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넥슨의 블록체인 계열사 넥스페이스는 오는 15일 메이플스토리 IP를 블록체인 기술과 접목시킨 '메이플스토리 N'을 출시한다. 메이플스토리 N은 넥슨이 구상하는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 프로젝트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에서 선보이는 첫 블록체인 게임이다.

 

메이플스토리 N은 기존 메이플스토리와 마찬가지로 사냥을 통해 아이템과 재화를 획득하고, 이를 활용해 성장한다. 다만 등장하는 아이템의 수량이 한정돼있기 때문에 현실 경제와 유사한 경제 시스템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장비, 코스튬, 캐릭터 등 모든 것이 NFT로 만들어지고 수요와 공급에 따라 이용자간 거래가 가능해진다. 또한 게임에서 얻는 토큰을 가상화폐로 환전하거나 같은 생태계 내 다른 게임 및 애플리케이션으로 자유롭게 이동시킬 수 있다.

 

 

넷마블의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인 마브렉스도 동명의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브렉스는 게임의 재미를 최고 우선 가치로 내세운 플랫폼 철학을 공개하고 리브랜딩을 단행했다. 게임 온보딩에 집중했던 과거와는 달리 협업 방식을 개발·마케팅 범위로 넓혀 보다 큰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까지 10개 이상의 신규 게임 온보딩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브렉스는 지난달 초 '재벌 1세: 주식전쟁'을 글로벌 출시하고 본격적인 신작 출시 릴레이의 시작을 알렸다.

 

마브렉스 관계자는 "게임이 보람 있는 만큼 재미있어야 한다고 믿는다"며 "글로벌 톱 10 게임 퍼블리셔인 넷마블의 웹3 부문으로서 사용자를 최우선에 두고, 최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보상이 가득한 모험과 끝없는 재미를 선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 장현국 대표가 합류한 넥써쓰(구 액션스퀘어)도 블록체인 게임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 대표는 넥써쓰 입사 직전까지 위메이드에서 블록체인 프로젝트 '위믹스'를 이끌어 왔다. 한국 블록체인 업계에서 선구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넥써쓰는 장 대표의 지휘 아래 최고의 블록체인 게임사가 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관련 인원을 10명에서 70명까지로 늘렸고, 여러 개발사들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 2월엔 스위스 추크에 오픈게임재단(OGF)를 설립하고, 크로쓰 메인넷을 론칭하고 코인을 10억 개 발행했다. 

 

지난달 24일엔 블록체인 게임 특화 메인넷 '어드벤처'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사업을 시작했다. 같은 날엔 첫 게임인 '리그나로크: 몬스터 월드'도 출시했다. 라그나로크: 몬스터월드는 수집형 RPG로, 블록체인을 접목한 만큼 게임 내 자산(아이템, 토큰 등)을 이용자의 개인 지갑인 크로쓰X에 보관하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크로쓰는 첫 게임 론칭을 시작으로 드래곤 플라이트, 라펠즈M 등 여러 게임을 블록체인 생태계에 온보딩해 선보일 예정이다. 상반기까지 블록체인을 결합해 성공한 게임을 낸다는 목표다.

 

장현국 넥써쓰 대표는 "5월에 1개, 6월에 여러 개의 게임을 온보딩할 예정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통해 나이트 크로우·미르 시리즈 등 블록체인 게임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컴투스홀딩스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엑스플라’를,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 메타보라를 통한 블록체인 관련 게임 개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게임 개발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정책적 지원이 충분히 뒷받침돼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 제시된다. 

 

국내에서는 P2E(Pay 2 Earn), 즉 블록체인 게임을 통한 환전 행위 및 경제적 이득을 얻는 행위 등이 법적으로 금지돼있다. 한국 게임사들의 블록체인 게임이 국내에서 서비스 되지 못하고 글로벌 버전으로만 출시되는 배경이다. 한국 버전에는 토큰 환전 등 블록체인 요소를 제외한 게임만 출시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P2E게임이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 P2E 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시도가 몇 년전부터 이어져오고 있지만 실질적 논의 정도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게임사들이 제작한 블록체인 게임들이 해외에서만 서비스 되거나, 국내 출시되는 버전을 따로 제작해 선보이는 상황"이라면서 "블록체인 게임이 정책적으로 지원받지 못한다면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경쟁력을 잃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P2E를 허용하되, 금액·연령대 등 다양한 기준으로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방식 등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

이효정 기자 bombori61@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