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씨소프트가 내년 연 매출 2조 원 달성을 자신하며, 기업 체질 개선과 글로벌 확장을 위한 ‘3대 성장 축’ 전략을 제시했다. 레거시 IP 매출 극대화, 신규 IP 대거 출시, 그리고 적극적 M&A를 통해 외형 확대와 수익성을 동시에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14일 엔씨소프트는 2025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603억 원, 영업이익 52억 원, 당기순이익 375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12% 줄었고, 전년 동기 대비로도 9%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0%, 순이익은 34% 줄었다.
지역별로는 한국에서 2283억 원, 아시아 561억 원, 북미·유럽에서 309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특히 로열티 매출은 전년보다 38% 증가한 450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전체 매출에서 해외 및 로열티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37%에 달했다.
플랫폼별로는 모바일 게임이 2063억 원, PC 게임이 83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리니지W는 전 분기 대비 8% 매출이 늘었지만, 리니지M과 리니지2M은 각각 7%, 8% 줄었다. 모바일 게임은 전체 매출의 57%를 차지하고 있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CFO는 "모바일 게임 매출이 전분기 대비 감소했지만, 핵심으로 인식되는 이용자 지표를 살펴보면 이전 대비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실적 감소를 ‘체질 개선의 과정’으로 해석했다. 지난해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한 이후, 인력 구조 조정과 비용 절감 중심의 조직 개편을 꾸준히 진행해왔다는 설명이다. 현재 전체 임직원 수는 전년보다 15% 줄어든 4900명 수준이다.

회사는 연매출 2조 원 목표 달성을 위해 세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레거시 IP의 안정적인 매출 확보, 신규 IP 출시를 통한 성장 동력 확보, 글로벌 M&A를 통한 외연 확장이다.
먼저 리니지 등 기존 게임 IP를 통해 연간 1조 4000억~1조 5000억 원의 매출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타이틀의 해외 진출 및 스핀오프 게임 출시가 핵심이다. 여기에 신규 IP로 6000억~1조 원의 추가 매출을 더한다. 하반기부터는 ‘아이온2’, ‘LLL’, ‘브레이커스’, ‘타임테이커즈’ 등 총 5종의 신작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이 중 ‘아이온2’는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힌다. MMORPG 장르에 강점을 지닌 엔씨소프트의 기술력이 집약된 신작으로, 올해 11월 한국과 대만에 먼저 출시되고 내년 중반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홍원준 CFO는 “아이온2의 매출 목표는 보수적으로 책정했다”며 “국내 리니지2M의 연간 매출 대비 3~4분의 1 수준으로 설정한 만큼,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말했다.
원작인 아이온은 첫 출시 당시 160주간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리텐션이 높은 게임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온2는 이러한 원작의 특성은 물론, PvE·레이드·미니게임 등 리텐션 요소를 풍부하게 배치해 이용자를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또한 오는 29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게임의 디테일을 공개하고 주기적으로 출시 전까지 게임 정보를 전달하며 이용자들의 기대감을 높일 계획이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아이온2는 레이드가 강화된 타이틀로, 기존의 리니지라이크와는 다른 게임성을 가지고 있다. 게임 출시 전까지 주기적으로 정보를 알리며 소통할 것"이라면서 "오는 11월 (MMORPG 선호도가 높은) 한국·대만에 론칭하고, 내년 중반까지 글로벌 시장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게임 시장을 겨냥한 M&A에도 속도를 낸다. 지난해 스웨덴의 ‘문 로버 게임즈’, 폴란드의 ‘버추얼 알케미’, 국내 ‘미스틸게임즈’, ‘빅게임스튜디오’ 등에 투자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북미법인 엔씨웨스트를 통해 미국 슈팅 게임 개발사 ‘엠티베슬(MT. Vessel)’에 전략적 지분을 투자했다.
엔씨소프트는 향후에도 비용 효율화와 신작 출시를 병행하며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지난해 대규모 외과 수술을 통해 레거시 IP만으로도 영업이익이 날 수 있는 기본 틀을 만들어놨다. 올해부터는 비용 및 조직 절감을 통해 효율적인 개발·퍼블리싱 조직이 될 수 있도록 최적화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충분한 영업 레버리지를 바탕으로 연매출 2조~2조 5000억 원 창출을 목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