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국책은행도 '대행' 체제…리더십 공백 어쩌나

2025.05.14 15:23:01 4면

김소영·이복현 임기 만료 앞둬
산은 회장, 수은 행장도 6·7월 퇴임
새 정부 출범 전까지 공백 불가피
정책 연속성·시장 대응력 저하 우려↑

 

금융당국과 국책은행 주요 수장들의 임기가 잇따라 종료되는 가운데, 조기 대선 국면과 맞물려 당분간 공석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경제를 총괄하는 기획재정부 장관 자리마저 비어 있는 상태에서 리더십 공백이 길어질 경우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오는 16일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김 부위원장은 금융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임기를 모두 채운 최장수 부위원장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다음 달 5일 임기가 만료된다. 그는 지난달 초 상법개정안 재의요구권(거부권)과 관련해 사의를 표명했으나 사표가 수리되지 않자 "남은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차관급인 금융위 부위원장과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인선 과정에서 정부의 의중이 반영되는 자리인 만큼 새 정부 출범 전까지 공석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당분간은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과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업무를 대신하는 대행 체제를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대선 이후 개각 과정을 거치면서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교체될 가능성도 있어 후임이 결정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인지 기자들이 평소 안 하던 질문들을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부 국책은행들도 비슷한 상황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과 윤희성 수출입은행장의 임기는 각각 다음 달 7일, 7월 26일 만료된다. 이들 자리 역시 대통령이 임명권을 쥐고 있다. 

 

이처럼 금융정책이나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한 금융당국과 국책은행 주요 인물들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시장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금융위는 제4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오는 7월 예정된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등 주요 정책들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정권 교체 가능성도 높아 이러한 정책들이 연속성 있게 진행될 지도 미지수다.

 

실제로 앞서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도 국회가 원 구성을 두고 갈등을 겪으면서 금융위원장 인선 작업이 두 달 가까이 지연된 바 있다. 당시 미국의 인플레이션 등 확대된 시장 변동성에 금융당국이 제때 대처하지 못하면서 코스피가 2400선 아래로 떨어지는 등 시장 혼란은 극에 달했다. 

 

최근의 경제 상황 역시 다르지 않다. 미국과 중국이 관세를 두고 휴전에 들어갔지만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할 지 여전히 불투명해 환율과 코스피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 특히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사임으로 경제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마저 비워진 상태라 현안 대응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조기 대선과 금융당국 수장의 임기 만료가 겹치면서 정책 연속성과 시장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공백이 길어질수록 시장의 혼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고현솔 기자 sol@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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