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워싱턴서 2차 관세 실무협의…“7월 전 타결 목표”

2025.05.18 08:53:51 4면

7월 상호관세 유예 종료 앞두고 ‘줄라이 패키지’ 협상 본격화
균형무역·비관세조치 등 6개 분야 중심…美, 본격 요구안 꺼낼 듯

한미 양국이 이번 주 워싱턴 D.C.에서 관세 관련 ‘2차 기술 실무 협의’에 돌입한다. 이번 협의는 지난 5월 말 진행된 1차 기술 협의에 이어 본격적인 협상의 윤곽을 잡기 위한 절차로, 7월 8일 종료되는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시점을 앞두고 협상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지난 16일 제주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통상장관회의 계기 양자회담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 2차 기술협의 개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의는 균형무역, 비관세조치, 경제안보, 디지털교역, 원산지, 상업적 고려 등 6개 분야가 집중 논의 대상이다.

 

정부는 이번 실무 협의를 통해 25% 상호관세를 포함해 철강, 자동차, 반도체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 철폐를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6월 중순에는 고위급 중간 점검을 통해 기술 협의 성과를 점검하고, 본협상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안 장관은 “2차 기술협의에서는 한국 대표단이 미국을 방문해 본격적인 협의를 시작한다”며 “줄라이 패키지 안에 포함될 주요 의제의 실질적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의는 단순한 사전조율을 넘어 양국 간 입장차를 조율하는 본격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 기조에 비춰볼 때 미국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 축소를 목표로 에너지 및 농산물 수입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미국은 매년 발표하는 무역장벽 보고서 등을 통해 한국의 소고기 수입 제한, 구글맵 지도 반출 제약, 스크린쿼터제, 약가 정책 등 각종 비관세 장벽을 문제 삼아왔다. 이번 실무협의에서도 이 같은 비관세조치를 두고 한국의 양보를 압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무역균형 노력 외에도 조선 산업 협력 등 전략 산업을 매개로 관세 완화를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안 장관은 “조선 협력은 군사 안보와도 관련돼 있어, 군함 등을 포함한 논의는 양국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채널을 통해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협의에서는 환율이나 조선 협력 방안이 공식 의제는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원스톱 쇼핑’식 협상 방식에 따라 모든 이슈가 막판에 테이블 위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술 협의가 양국 협상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무역 흑자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핵심”이라며 “미국이 현재 600억 달러 수준인 한국의 무역 흑자를 200~300억 달러 수준으로 줄여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미 양국은 지난달 24일 2+2 고위급 협의에서 ‘줄라이 패키지’ 마련에 합의한 바 있다. 이번 실무 협의가 사실상 그 성패를 가를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오다경 기자 moon@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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