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 증시 상승세 불붙이나…금융·지주株 '호재'

2025.06.10 16:10:56 4면

민주당, 강화된 상법 개정안 처리 '속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外人 유입 기대

 

더불어민주당이 상법 개정에 속도를 내면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허니문 랠리(정권 초 증시 강세)'가 나타나고 있는 증시가 더욱 활기를 띨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국내 증시의 고질적인 문제인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 외국인 자금 유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정부에서 무산됐던 상법 개정안을 다시 추진 중이다. 법안은 당초 오는 12일 본회의를 열고 처리될 예정이었으나 13일 새 원내대표 선출 이후로 미뤄졌다. 

 

이 대통령의 정책추진 의지가 강력한 만큼 새로운 원내지도부가 구성되면 개정안은 속도감 있게 처리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상법 개정안과 관련 “(취임 후) 2~3주 안에 처리하겠다”며 “국회에서 이미 한 번 통과했으니 좀 더 보완해서 세게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당초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했으나 한덕수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폐기된 후 지난 5일 재발의됐다.

 

재발의된 법안에는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의 감사위원 선임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 룰'이 포함됐으며 법안을 유예기간 없이 즉시 시행하는 내용도 추가했다.

 

오너 일가 중심의 이익구조에서 벗어나 주주 친화 경영을 유도하는 해당 법안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 대통령 취임 이후 '허니문 랠리'로 강세를 보이는 증시에 추가 상승 동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6.85포인트(0.59%) 오른 2872.62에 개장했다. 지난 9일 2867.27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한 코스피는 닷새째(거래일 기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일 1조 원 안팎의 매수세를 보이며 증시를 이끌고 있다. 

 

증권업계 역시 상법 개정이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KB증권 리서치본부가 지난 한 달간 미국, 영국, 홍콩, 싱가포르 현지 투자자 미팅을 통해 상법 개정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 이들은 상법 개정안 법제화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B증권은 "상법 개정은 한국 주식시장의 벨류에이션 멀티플 재평가로 이어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구조적 변화와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입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 저평가는 대주주의 경영과 소유가 분리되지 않아 오너일가에 의해 회사가 좌우되면서 생기는 문제"라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입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수혜주로는 저PBR(주가순자산비율)로 분류되는 금융주와 지주사가 지목된다. 지주사는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높아 경영상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일반주주보다 대주주 이익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여겨진다. 실제로 두산, SK, 한화, CJ, 효성, 롯데지주 등 주요 지주사들은 지난 9일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금융주의 경우 그간 성실히 이행해 온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정책에 상법 개정이라는 추가 호재가 더해져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달 들어 'KRX 증권' 지수는 16.2%, 'KRX300 금융' 지수는 9.69% 올랐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 자사주 매입 유도, 지배구조 투명화 등은 저PBR 업종과 지주회사, 금융주의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고현솔 기자 sol@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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