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은행장 회동 갖는다…가계대출·가상자산 논의

2025.06.22 15:00:18 5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국내 은행장들과 만난다. 가계대출과 가상자산, 배드뱅크 운영 등 다양한 금융권 현안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은행권 등에 따르면 이 총재는 오는 23일 오후 열리는 은행연합회 정례이사회 이후 만찬에 참석한다.

 

이 총재는 주요 은행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가계대출 관리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다시 늘어나고 있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통화정책의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52조 749억 원으로 지난달 말(748조 812억 원)보다 3조 9937억 원 늘었다. 하루 평균 2102억 원씩 늘어난 것으로 일평균 증가액은 지난해 8월(3105억 원) 이후 가장 크다. 

 

한은은 다음 달 10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앞두고 있다. 대출 증가세에 대한 경계심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금통위는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들은 기준금리 인하가 집값 상승과 대출 증가세를 자극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은행권에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실험 참여도 독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지난 4월부터 6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BNK부산)과 가상자산을 실거래하는 실험 ‘프로젝트 한강’을 실행 중이다. 올해 말 시행 예정인 2단계 실험에는 송금 기능을 추가하고, 바우처 프로그램도 확대할 예정이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과 관련해서도 은행장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작업에 속도가 붙은 가운데 핀테크 등 비은행권에도 발행 권한을 부여할 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은행권부터 차례대로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화폐의 대체재로 한은의 규제 기관이 아닌 비은행권에서 발행하게 되면 통화정책 유효성을 저해하고, 자본규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권 역시 스테이블 코인 도입을 통해 비용 절감, 신사업 기회 확보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예금 이탈·수익성 악화·규제·보안 문제 등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보고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최근 정부에서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들의 장기·악성 채무 소각을 위해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배드뱅크도 이번 은행연합회 이사회 안건에 포함됐다. 이사회에서는 정부의 배드뱅크 추진에 대해 전반적인 설명과, 구조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배드뱅크를 통해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 원 이하의 개인 무담보 채권을 일괄 매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드뱅크 설립에 필요한 재원 8000억 원 중 4000억 원은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마련하고, 나머지 4000억 원은 금융권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라고 했다.

 

아직 구체적인 배분 방법 관련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은행권에서는 당기순이익이나 부실채권 보유액 등이 기준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2009년 국내 은행 6곳이 공동 출자해 부실채권 처리 기관인 '유암코(연합자산관리)'를 설립할 당시에도 은행별 총자산을 기준으로 출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고현솔 기자 sol@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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