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더욱 진화하는 마약류 밀반입 수법

2025.06.30 06:00:00 13면

‘공항밀수’ 윤 정부 외압 의혹도...철저 수사해 진실 규명해야

안타깝지만 오늘의 대한민국은 ‘마약청정국’이 아니다. 마약 범죄가 급증하면서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골칫거리 중 하나가 됐다. 최근에도 태국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25억 원 상당의 마약을 들여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지난 16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으로 필로폰 6㎏과 대마 5.2㎏을 밀반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윤석열 정부 당시인 2023년 1월엔 말레이시아 국적 피의자들이 필로폰 약 74㎏ 밀수 범행을 저지르다가 검거됐다. 그런데 대통령실과 경찰·관세청 고위 간부 등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대검찰청은 지난 10일 경찰, 국세청, 금융정보분석원과 이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합동수사팀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대검찰청이 펴낸 2023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2022년 마약류 사범 검거 인원은 1만 8395명이었는데 2023년엔 2만 7611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젊은 층에서 마약 범죄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20∼30대가 전체의 50% 이상이다. 청소년들의 마약 범죄도 심각하다. 10대 마약류사범은 2021년 450명에서 2023년 1477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무려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청소년·청년층에서 마약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SNS 등을 통해 유통이 쉬워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아울러 전자담배 형태의 마약류가 증가한 것도 마약확산의 원인 중의 하나라고 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에 의뢰된 마약류 감정 건수는 6년 사이 약 3배 늘어났는데 이 가운데 눈으로 봐서는 마약임을 눈치 채기 힘든 전자담배 형태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얼마 전 국민들을 경악케 한 마약 범죄가 발생했다. 지난 4월 강릉 옥계항에 입항한 외국 화물선에서 마약의 한 종류인 코카인 1.7톤이 적발됐다. 이는 국내에서 적발된 역대 최대 규모로 570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마약 조직이 페루 공해 상에서 화물선에 코카인을 실은 뒤 한국과 일본, 중국 해역에서 이른바 ‘해상 던지기’ 수법으로 밀반입을 시도한 것이다. 지난달 10일에도 마약조직이 선박을 이용, 남미에서 부산항으로 코카인 720kg 밀반입을 시도하다가 적발된 바 있다. 최근 5년 사이 해경에 적발된 해상 밀수만 연평균 600건 이상이란다. 선박을 이용한 해상밀수를 선호하는 이유는 항공기보다 검색이 덜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항공편을 이용한 마약 밀반입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경기신문(5월 30일자 7면, ‘로션 둔갑한 마약…밀반입 일당 철창 행’)에 따르면 경찰이 야산에서 마약을 던지기 수법으로 거래한다는 첩보를 입수, 현장에 잠복해 있다가 중 마약을 찾으러 온 중국인 2명을 검거해 필로폰 1kg을 압수했다고 한다. 수사를 통해 국내 판매책(태국 국적)을 검거하고, 보관 중이던 필로폰 300g과 야산에 숨긴 필로폰 3kg을 찾아냈다. 수사가 계속됐고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려던 밀수책을 체포했다. 일행의 수하물에서는 필로폰 15.6kg가 담긴 바디로션 통 37개가 발견됐다. 이어 태국 마약통제청 등과 공조 수사를 통해 태국 현지에서 마약 7.6kg을 추가로 압수하고 보관자를 체포했다. 경찰은 이들이 태국에서도 마약을 보관하고 있다는 진술을 확보해 현지에 파견된 경찰 협력관을 통해 태국 마약통제청 등과 공조 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태국 현지에서 마약 7.6kg을 추가로 압수하고 이를 보관하던 피의자를 붙잡았다. 압수한 필로폰은 총 27.5kg(110억 원 상당)인데 91만 7000여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라고 한다.

 

관계 당국은 전담 인력 등을 투입해 마약 밀반입 차단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마약 조직의 밀수 수법 역시 점점 더 진화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의 말처럼 “마약류 밀반입 수법에 대한 첩보 수집 활동을 강화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마약 공급 차단에 총력 대응”해야 한다. 점점 교묘해지는 마약범죄는 보다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이재명 정부는 마약 사범에 대한 처벌을 더 강화하라. 아울러 치료와 재활을 병행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 역시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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