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식 차명거래’ 의혹이 불거진 지 하루도 지나지 않은 5일 밤 법사위원장직을 내려놓고 탈당했다.
이 의원은 이날 저녁 자신의 SNS를 통해 “오늘 하루 저로 인한 기사들로 분노하고 불편하게 해 드린 점 깊이 사죄드린다. 변명의 여지 없이 제 잘못”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신임 당 지도부와 당에 더 이상 부담드릴 수 없다고 판단해 민주당을 탈당하고 법사위원장 사임서도 제출했다. 저로 인한 비판과 질타는 오롯이 제가 받겠다”고 알렸다.
끝으로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수사에 성실히 임하고,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거듭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도 이날 오후 9시 19분쯤 권향엽 대변인 명의 공지를 내고 “오늘 오후 8시경 이 의원이 정청래 대표에게 전화로 ‘당에 누를 끼쳐 죄송하다. 자진탈당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전날 본회의 도중 이 의원은 휴대전화로 주식 거래 내역을 확인했는데, 계좌주가 ‘차○○’로 표기돼 있다는 것이 더팩트에 의해 포착되며 이날 차명거래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됐다.
이후 정 대표는 당 윤리감찰단에 해당 건에 대한 긴급 진상조사를 지시했고, 동시에 국민의힘 측에서는 이 의원을 금융실명법 위반과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실제로 이날 저녁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 의원을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로, 주식 계좌 명의자로 알려진 이 의원의 보좌관 차모 씨는 방조 혐의로 입건된 것으로 알려진다.
권 대변인에 따르면 정 대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고 당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본인이 자진 탈당을 하면 더 이상 당내 조사나 징계 등을 할 수 없는 만큼 의혹에 대한 진상은 경찰의 철저한 수사로 밝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정 대표는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방지책을 마련하고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기강을 바로잡겠다”며 재발 방지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국민의힘은 즉각 이 의원의 탈당을 ‘꼼수’라고 규정하고 법사위원장직을 야당에 넘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진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이날 SNS에 “이춘석 법사위원장이 자진 탈당했다. 쇼하지 마라”며 “법사위원장직부터 야당에 넘겨 민주당도 견제받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주 후보는 “위장 탈당쇼에 속지 않는다. 철저히 수사해 엄벌하고, 반기업, 반시장 법안도 철회하라”며 “(그것이) 국민 분노를 가라앉힐 최소한의 조치”라고 비판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