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마련한 폭우·폭염·산사태 등 각종 기후재난 관련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기후플랫폼이 주목을 받고 있다. 수도권에서도 기후재난은 이제 어쩌다 일어나는 변수가 아니라 언제든지 발생이 가능한 상수가 되었다. 주민 안전을 위한 대비책을 만드는 일은 지방정부의 으뜸 존재 이유로 등장했다. ‘경기기후플랫폼’을 중심으로 완성된 기후 자료와 실사를 바탕으로 예측에서 피난 체계구축에 이르기까지 완벽한 재해 예방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지난달 28일 서비스를 시작한 ‘경기기후플랫폼’은 항공 라이다(LiDAR), 위성 영상,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기술을 활용해 구축된 온라인 기후·환경·에너지 종합 정보 플랫폼이다. 플랫폼 내에는 극한호우, 산사태, 폭염 등의 재난 발생 가능성을 등급화해 지도로 제공하는 ‘경기기후지도’가 있다. 이 지도는 여름철 집중호우, 태풍, 산사태 등 돌발성 재난 발생 시 주민이 신속히 대피하거나 대비할 수 있도록 대피소 위치와 재난 위험등급을 지도로 구현하고 있다.
특보가 내려지면 극한 호우 대피시설 현황을 지도에서 확인해 대피할 수 있다.
도는 또 31개 시군을 대상으로 홍수 위험 요인·노출도·취약성을 종합적으로 산출한 극한호우 위험도 순위, 노후 시설물 등 극한호우 발생시 안전에 취약한 시설 현황, 과거 극한호우나 태풍으로 인해 침수가 발생한 지역에 대한 ‘침수 흔적 지도’ 등 호우 관련 정보를 참고해 호우로 인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플랫폼은 AI 예측 모형을 적용해 산사태 위험도를 5등급으로 나눠 지도에 구현해놓고 있다.
‘폭염 대응’ 메뉴에서는 기온, 습도, 풍속, 태양복사열 등을 종합해 산출한 열 쾌적성 지표를 10단계로 등급화한 폭염 등급을 확인할 수 있다. 지도에서 주소를 검색하거나 지도에서 알고 싶은 동네를 찾으면 폭염 취약지역과 함께 폭염 대피를 위한 무더위쉼터와 의료시설, 응급시설 현황도 한눈에 볼 수 있다.
경기기후플랫폼의 기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당 건물과 지역의 폭염·산사태·호우 특성을 파악하고 재난에 대비한 시설물 점검, 근로자 안전 대비 등 안전대책을 수립할 수 있다. 인터넷 검색창에 ‘경기기후플랫폼’을 입력해 누리집에 접속하면 회원가입 없이 해당 정보 확인이 가능하다.
최근 가장 뚜렷해지고 있는 현상 중 하나가 수도권 기후재난의 상습화다. 이제는 연례행사처럼 벌어지는 태풍과 홍수 등 천재지변에 해안가나 산악지대에서나 피해를 입곤 하던 전통적인 재해 개념이 완전히 깨어졌다. 기후재해는 이제 전국 특정 지역에서만 발생하는 재난이 아니다. 이번 여름 수도권에서는 걸핏하면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수도권을 관통하면서 극심한 물난리를 일으켜 재산피해는 물론 귀중한 인명피해까지 유발하는 사례가 많았다.
결국, 기후재해는 시기와 지역을 막론하고, 어디라도 무시로 닥칠 수 있음이 여실히 입증된 셈이다. 지역이 넓고 인구가 많은 경기도는 다른 시·도가 가지고 있는 자연환경과 생활 조건을 모두 다 갖고 있다. 지역민들의 주거환경 또한 다층다양성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이제는 모든 경우에 모든 준비를 장만하여 대응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경기기후플랫폼’을 중심으로 도시와 산악, 농어촌지역민이 누구랄 것도 없이 슬기롭게 대처하는 게 맞다. 그러나 기후재난 ‘제로’ 달성을 위해서는 그것만으로는 태부족하다. 위험도가 높은 지역의 사전 대응 매뉴얼을 정밀화해야 한다.
재난대응은 아무리 과도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동안 적용되던 기준을 모두 업그레이드해 대처하는 게 맞다. 행여라도 ‘충분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으니 도민들이 알아서 활용할 것’이라는 안일한 방심이 스며들어서는 안 된다. 취약지역 민관은 대피 훈련까지 검토하는 게 맞다. ‘경기기후플랫폼’ 활용은 경기도의 완벽한 기후재난 대응을 위한 유비무환의 시작점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