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구금 한국인 10일 전세기 탈 듯…자진 출국 형식 가닥

2025.09.08 11:53:16 1면

체포·구금 한국인 석방 교섭 일단락…재입국 유무 관건
韓영사대책반, 구금시설서 ‘자진출국 동의’ 작업 진행
외교장관 방미, 불이익 최소·기업 비자 문제 해결 주목

 

미국 이민당국에 체포돼 구금된 한국인 300여 명의 대한 석방 교섭이 일단락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르면 오는 10일(미 동부시간) 이들이 한국행 전세기를 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조지아주 시설에 구금 중인 한국인 노동자들은 ‘자진 출국’ 형태로 미국을 떠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한미 실무당국간 의견 조율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체포·구금 상태에서 자진 출국 방식으로 출국할 경우 향후 미국 입국 과정에서 불이익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가 이를 얼마나 최소화할지도 주목된다.

 

지난 4일 미 이민 당국은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 대한 이민 단속 작전을 벌여 한국인 300여 명을 포함해 475명을 체포·구금했다.

 

이들은 대부분 비자면제 프로그램의 일종인 ESTA(전자여행허가제)나 상용·관광 비자인 B1, B2 비자를 통해 미국에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 당국은 체류 자격 상 현장 노무를 제공하는 것이 금지됐는데도 이를 어겨 관련 법률을 위반한 것이고 그에 따라 체포·구금했다는 설명이다.

 

이런 경우 ▲자진 출국 ▲강제 추방 ▲이민 재판 등 3가지 방식으로 석방될 수 있는데 가장 빨리 석방·귀국할 수 있는 방식은 자진 출국이라는 것이 변호사들의 설명이다.

 

강제 추방은 불법 혐의에 대한 미 당국의 조사를 마쳐야 해서 시간이 더 걸리고, 이민 재판은 소송 승률도 낮고 기간도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소요될 수 있어서다.

 

때문에 현지에서 영사 조력을 하고 있는 대책반은 이민세관단속국(ICE)과의 교섭에서 일괄적으로 ‘자진 출국’ 절차를 통해 구금자를 석방하면 이들을 전세기에 태워 귀국시키겠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ICE가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사 지원을 총괄하고 있는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는 7일 오후 ICE 구금시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들의 귀국 시점에 대해 수요일(10일)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총영사는 “전세기 운용과 관련해 기술적으로 협의해보니 제일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공항이 잭슨빌 공항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해당 공항은 구금시설에서 차로 50분 거리다.

 

 

자진 출국을 택하면 미국 이민 당국에 데이터 기록이 남지 않아 향후 미국 입국에 불이익이 크지 않다는 관측도 있지만 불법 체류로 체포·구금된 상태에서 자진 출국을 하려면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는 절차가 있어 불이익이 상당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영사 현장대책반은 교정시설을 구금된 한국인들과 면담하며 자진 출국 절차와 그에 따른 불이익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동의를 받은 절차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 아직 ICE가 부여하는 외국인 변호인 ‘A넘버’를 받지 못한 구금자들도 있어 이들이 번호를 받으면 계속 면담을 통해 자진 출국 동의를 받는 작업을 신속히 마무리할 방침이다.

 

하지만 300명이 넘는 한국인 구금자 전원이 자진 출국 방식을 택해 전세기에 올라 귀국하지는 아직 불투명해 보인다.

 

수위가 아직 불분명하지만 향후 미국 입국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 분명하다면 이를 피하려 이민 재판을 받으려는 사람도 있을 수 있어서다.

 

이에 이르면 8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인 조현 외교부 장관이 카운터파트인 미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을 만나 구금자들에 대한 향후 불이익을 얼마나 최소할지 주목된다.

 

조 장관은 이와 함께 미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들이 공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한국 업체 관계자들에 대한 미국 입국 비자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 마련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 경기신문 = 고태현 기자 ]

고태현 기자 thk0472@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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