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떻게 대규모 행사를 취소하고도 하루 전날까지 아무런 안내를 안할 수 있어요?”
경기 김포시에 사는 김희정(48·여)씨는 올해 6월 인천관광공사가 ‘인천 상상 댕림픽’을 추석 연휴와 맞물린 10월 10일 계획했다는 홍보를 접하고 참가 준비를 했다.
하지만 행사 전날까지 별도의 안내가 없어 공사에 직접 문의를 하고서야 행사 취소 사실을 알았다.
김씨는 “얼마나 행사를 가볍게 봤으면 취소하고도 안내를 안할 수 있는 지 의문”이라며 “‘막둥이’에게 즐거운 추억을 안기고 싶었는데 답답한 심정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북 문경시에 거주하는 장수경(32·여)씨도 행사 참가를 위해 지난 9일 ‘자랑이’와 함께 인천을 찾았다 취소된 사실을 알고 발길을 돌렸다. 장씨는 행사에서 추진되는 다양한 경기에 맞춰 인천지역 애견숍에서 자랑이에게 필요한 물품까지 구매했다며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장씨는 “반려동물 도시를 내세워 전국구 축제를 계획하고도 얼마나 관심이 없었으면 구체적인 안내도 없이 취소할 수 있는 지 의문”이라며 “인천이 정말 반려동물 도시는 맞는 지 개인적으로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인천관광공사가 수개월 전부터 계획한 반려동물 행사를 돌연 취소하고도 별도의 안내를 하지 않아 반려인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행사를 취소한 원인도 공사가 선정한 업체의 경영 문제인 것으로 파악돼 심사 관련 행정시스템 전반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2025년 인천 반려동물 동반 관광 콘텐츠 공모’를 내고 A업체를 인천 상상 댕림픽 추진 업체로 최종 선정했다.
인천 상상 댕림픽은 중구 상상플랫폼에서 반려동물의 단거리 달리기, 장애물 달리기 등을 통해 도심 속에서 색다른 하루를 즐길 수 있도록 계획한 스포츠형 놀이 프로그램이다.
공사는 해당 업체에 대해 1차 서류 적격심사와 2차 발표심사, 사업계획 조정 등을 거쳐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행사 추진 업체의 경영 실적 등을 전반적으로 평가한 뒤 최종적으로 선정한 것이다.
하지만 A업체는 지난달 말쯤 내부 경영 사정 등을 이유로 들며 행사 추진이 어렵다고 공사에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공사가 A업체에 대한 제대로된 경영 분석을 하지 못했다는 반증인 셈이다.
게다가 공사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한 대응 매뉴얼도 갖추지 않아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데다 행사 취소에 대한 안내도 행사를 하루 앞둔 전날 오후에서야 뒤늦게 이뤄졌다.
이를 두고 지역 공공기관 안팎에선 이례적이라는 입장이다.
한 기관 관계자는 “행사 업체 대부분은 재무건정성과 재무경제성 등을 골고루 평가해 선정하기에 행사가 취소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취소)이력도 남기 때문에 업체는 최악의 경우가 아니면 선택하지 않는다”며 “부득이하게 행사가 취소된 경우에는 보통 수일 전부터 공지를 띄우는데 공사의 경우는 이례적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행사에 대한 디테일한 홍보를 지속하지 않아 반려인들의 관심이 없을 줄 알고 행사 취소에도 별도의 공지를 하지 않았다”며 “반려인들의 실망감 해소를 위해 대체 행사 계획을 빠른 시일 내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지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