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오후, 하남시 석바대시장 골목은 평일 오후답지 않게 북적였다.
장터 한켠에는 지글지글 녹두전이 부쳐지고, 맞은편에서는 바댕이빵의 고소한 냄새가 퍼진다.
그 한복판에 하남시와 기업인협의회 관계자들이 직접 장바구니를 들고 들어섰다.
시가 매월 추진하는 ‘전통시장 가는 날’ 캠페인이 이날 석바대·신장·덕풍 전통시장에서 열렸다.
캠페인은 장보기 체험은 침체된 지역 상권에 온기를 불어넣고 소상공인과 함께 숨 쉬는 경제를 만들기 위한 민·관 협력의 장이었다.
이날 시장에는 옛 장터의 정취를 살린 ‘엽전 장보기 체험’이 펼쳐졌다.
참가자들은 엽전을 건네고 탕수육·녹두전·바댕이빵 등을 골라 담아 ‘나만의 이성산성 도시락’을 완성했다.
시장 상인들은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은 듯 “이렇게 시끌벅적한 시장이 반갑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이현재 하남시장도 손에 에코백 장바구니를 들고 반찬과 과일, 떡 등을 구매했다. 계산은 지역화폐 ‘하머니’와 온누리상품권으로 했다.
이 시장은 “이 엽전처럼 전통시장도 다시 돌고 돌아 시민 곁으로 와야 한다”며, “기업인들도 지역 소비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물가가 올라 손님들이 한 번 더 계산기를 두드린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이 시장은 “현장의 이야기가 곧 정책의 출발점”이라며 “소상공인의 의견을 시정에 적극 반영하고 실질적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승현 하남시 기업인협의회 회장은 “기업도 지역경제의 일원으로서 전통시장 살리기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이 지역에서 소비하고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시는 전통시장 현대화와 환경 개선을 위해 겨울철 결빙을 막는 진입로를 새 정비하고 덕풍시장은 레일조명 설치로 더 밝아졌다.
신장시장에는 에어커튼이, 석바대 상점가에는 깔끔하게 정비된 ‘우산거리’가 들어섰다.
또 신장전통시장은 매주 금요일 ‘금요장터 할인행사’를, 덕풍시장은 매월 4·9일 ‘5일장’을 운영하며 시민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현재 시장은 “전통시장은 단순한 장터가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심장”이라며 “지속 가능한 상권 활성화를 위해 소상공인 지원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김태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