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중했던 동료가 제게 도움을 요청할 때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오늘과 같은 슬픔은 없었을 겁니다.”
초등학교 특수학급을 맡아 격무에 시달리다 목숨을 잃은 인천 학산초 특수교사의 순직 1주기 추모식이 21일 인천시교육청 앞 추모공간에서 열렸다.
이날 추모식은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을 비롯한 교육청 관계자, 교원단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묵념, 헌화, 추모사 순으로 진행됐다.
특수교사와 함께 근무했던 교사 A씨는 추모사에서 “지금 이 자리에서 선생님을 추모해야 한다는 현실이 여전히 믿기지 않고 가슴이 먹먹하다”고 깊은 숨을 내쉬었다.
이어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선생님이었는데 지금은 영정 사진 속에서 저희를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선생님이 매일 아침 얼마나 무거운 발걸음으로 교실에 들어섰을지,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밀린 행정 업무 등을 계획하고 준비하셨는 지 잘 안다”며 “도움을 요청했을 때 공허한 위로만 건넸을 뿐 동료로서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울먹였다.
도성훈 교육감도 추모사를 통해 “오늘 우리는 한 분의 참된 교사를 기억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그가 펼친 헌신과 희생은 특수 교육 여건 개선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일깨워 줬다”고 언급했다.
또 “교육청은 앞으로 교사가 사명감을 펼치고 존중받을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고, 특수 교육이 교육의 본질 속에서 더욱 단단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순직이 헛되지 않도록 그 뜻을 인천 교육현장에서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특수교사는 중증 장애 학생들을 비롯해 특수교육 대상 8명으로 구성된 학급을 맡아 1주일에 최대 29시수를 감당하는 등 격무에 시달리다 지난해 10월 숨졌다. 이후 과로한 업무가 원인이라는 조사결과로 지난달 인사혁신처로부터 순직을 인정받았다.
현행 특수교육법상 초등학교 특수학급 1개 반의 적정 정원은 6명이며, 이를 초과할 경우 2개 이상의 학급을 설치해야 한다. 인천은 특수교육 기간제 교사 정원(T0)과 실제 배치율은 서울·경기와 비교해 상당히 낮은 실정이다.
작년 기준으로 경기교육청과 서울교육청의 특수교육 기간제 교사 배치율은 각각 100%(1천327명), 87%(229명)지만 인천교육청은 63.3%(133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교육청은 지난 20일 교육청 본관 앞에 특수교사 추모공간을 마련하고 오는 27일까지 운영한다.
[ 경기신문 / 인천 = 지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