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이어 LG도 인사 시동…“불확실성 속 조기 조직 안정화”

2025.11.09 13:47:11 5면

삼성, ‘사업지원실’ 격상으로 시동…이재용 인사 임박
LG, 셋째 주 인사 유력…‘2인 부회장 체제’ 변화 주목
SK, 사장단 인사 마무리…AI 전환·운영 효율화 초점
재계 “불확실성 커져…조기 인사로 내년 리스크 대비”

 

국내 주요 그룹들이 예년보다 앞당겨 연말 인사에 착수했다. 지난달 말 SK그룹의 사장단 인사를 시작으로, 삼성전자가 사업지원TF를 ‘사업지원실’로 격상하며 연말 인사의 포문을 열었다. LG그룹도 이르면 이달 중순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 공급망 불안, AI(인공지능) 전환 등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조기 인사를 통해 내년도 사업 계획을 조기에 확정하고 조직을 안정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조만간 주요 계열사에 대한 경영평가를 마무리하고, 빠르면 이달 중순 사장단·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7일 사업지원TF를 ‘사업지원실’로 격상시키며, 정현호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박학규 사장이 새 사업지원실장에 선임되는 ‘깜짝 인사’를 발표했다.

 

통상 12월 초 발표하던 사장단 인사를 최근 2년간 11월 말로 앞당겨온 삼성은, 올해는 작년(11월 27일)보다도 빠르게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재용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뒤 처음 단행하는 인사라는 점에서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는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에 따라 MX(모바일)사업부장에는 최원준 개발실장 겸 글로벌운영팀장(사장)이 새로 선임될 전망이다. 반도체(DS)부문에서는 전영현 부회장이 겸직 중인 메모리사업부장 자리가 분리될지 여부가 관심이다.

 

삼성 내부에서는 사업지원실과 경영진단실, 미래사업기획단의 기능이 재조정되는 과정에서 ‘콘트롤타워 복원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삼성 측은 “조직 안정화를 위한 조치일 뿐 콘트롤타워 부활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LG그룹은 예년과 비슷한 12월 셋째 주 혹은 마지막 주에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회장은 최근 주요 계열사 CEO들과 연말 사업보고회를 진행 중으로, 이달 중순 이를 마무리한 뒤 인사 및 조직 개편을 발표할 전망이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권봉석 ㈜LG COO(최고운영책임자) 부회장이 이끄는 ‘투톱 체제’ 변화 여부다. 또 LG이노텍 문혁수 대표(부사장)의 사장 승진도 유력하게 점쳐진다. 문 대표는 LG 주요 계열사 중 유일한 부사장급 CEO다.

 

업계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이 지난 9월 이사회를 앞당겨 신임 CEO를 선임한 이후, 다른 계열사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 LG 인사 시점은 예년보다 빠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SK는 지난달 30일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며 인사 시즌의 포문을 열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물러나고 정재헌 최고거버넌스책임자(CGO)가 새 사장으로 선임됐으며, 지주회사 SK㈜에서는 강동수 PM부문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6~8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CEO 세미나에는 신임 CEO들이 참석해 리밸런싱(구조조정), 운영 개선(O/I·Operation Improvement), AI 전환 등 그룹 핵심 과제를 집중 논의했다. SK는 최근 몇 년간 이어온 조직 슬림화 기조를 유지하며, 계열사별 임원 인사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재계는 올해 대기업 인사가 평년보다 한 달 가까이 빨라진 이유로 “급변하는 대외 환경에 대한 선제 대응”을 꼽고 있다.


관세, 공급망, AI 경쟁 등 복합적인 경영 리스크가 확산되는 가운데, 내년도 경영전략 수립과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기 조직 재정비’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올해는 인사 관련 내부설보다 콘트롤타워 재편과 사업조직 조율 이야기가 더 많이 들린다”며 “대기업들이 조기 인사를 통해 불확실성을 줄이고 조직 결속력을 높이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오다경 기자 moon@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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