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제조업이 생산과 수출 모두에서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다만 소비는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며 내수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최근 발표한 ‘최근 경기지역 실물경제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경기지역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26.1% 증가했다. 전자·영상·음향·통신 장비(34.7%↑)와 자동차(23.6%↑)를 중심으로 생산이 크게 늘었다. 출하도 11.3% 증가, 재고는 3.9% 감소해 생산·출하·재고 지표가 모두 개선됐다.
수출 역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자동차 등 기계류 중심으로 13.3% 증가했고, 화학공업제품 수출은 27.4% 확대됐다.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 회복세가 지역 수출을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소비는 여전히 위축된 모습이다. 9월 경기지역 대형소매점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했지만, 전월(-8.1%)에 비해 하락 폭이 다소 줄었다. 대형마트 판매는 -10.5%로 감소폭이 축소된 반면, 백화점 판매는 전월 0.1% 증가에서 -0.7%로 감소 전환됐다.
설비투자는 반도체·평판디스플레이 장비 중심으로 전월보다 5.2% 증가, 전체 증가율은 18.8%를 기록했다. 건설 부문에서는 착공면적이 6.8%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건설수주는 전월 111.8%에서 -9.9%로 급감해 조정 국면을 맞았다.
고용은 완만한 개선세를 이어갔다. 9월 취업자 수는 7만 명 늘었고, 실업률은 2.3%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물가는 다시 오름세를 보였다. 10월 소비자물가는 2.4% 상승, 전월(2.1%)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농축수산물과 개인서비스 가격이 물가 상승을 이끌었고, 주택 매매가격과 전셋값도 각각 0.1% 상승했다.
한국은행 경기본부 관계자는 “반도체·자동차 중심의 제조업 회복세가 뚜렷하지만, 소비 부진이 이어지며 내수 개선이 과제로 남아 있다”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는 만큼 정책 대응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공혜린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