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한켠에서 찬바람 쌩쌩…인천지역 쪽방촌의 ‘오늘’

2025.12.04 17:02:41 15면

12월 영하권 접어든 인천
추위 버티며 살아가는 쪽방촌 주민들

 

“집이 너무 낡고 오래되서 난로를 켜도 집안에 온기가 채워지지 않아요”

 

4일 오전 10시쯤 중구 북성동1가의 한 쪽방촌. 수십여 채의 집들 옆으로 100여개가 넘는 연탄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하지만 이곳은 바닷가를 바로 옆에 두고 있는 지리적 특성으로 참기 힘든 한기가 지속덕으로 불어왔다.

 

이 때문에 이곳 주민들은 대부분 옷을 적게는 3겹에서 많게는 4~5겹 이상 껴입으며 동장군을 힘겹게 물리치고 있다.

 

70대 여성 김 씨는 "기온이 영하까지 떨어지다 보니 겨울이 됐다는 게 실감이 난다"며 "연탄을 때는데 집이 너무 낡아서 걱정이다. 지난해처럼 집이 오랫동안 따뜻해지지 않아 옷을 여러 겹 입고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비슷한 시각 계양구 효성동 일대 쪽방촌도 상황이 더 열악했다. 연탄을 사용할 수 없는 집 구조 탓에 이들은 온풍기로 힘겨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이 때문에 이 곳 주민들은 지속되는 추위로 외부 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80대 여성 이 씨는 "집이 너무 심하게 낡아 연탄 대신 난로를 사용해도 온기가 다 새어나간다"며 "난방비 지출이 만만치 않아 걱정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매서운 한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쪽방촌 주민들의 힘겨운 겨울나기도 함께 시작됐다.

 

4일 인천시에 따르면 최근까지 집계된 지역의 쪽방촌은 모두 207세대, 246명이다. 이를 세분화하면 동구 102세대 135명, 계양구 67세대 67명 중구 38세대 44명 등으로 집계됐다.

 

시는 내년 3월 15일까지를 겨울철 자연재난 종합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이들 쪽방 주민들 지원에 나서고 있다. 

 

쪽방상담소에서 직접 현장을 찾아 이불과 의류 등을 지원하면서 이들의 안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들 외에도 독거노인과 노숙자 가정 등도 직접 찾아 물품 등을 지원하면서 안부를 확인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쪽방촌 등 소외계층이 추운 겨울을 이겨낼 수 있도록 이불, 의류 등 물품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이들이 안심하고 겨울을 보낼 수있도록  주기적으로 환경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 교수는 “기후 변화로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면서 이달부터 매서운 한파가 지속되고 있다”며 “쪽방촌 주민들이 사회적으로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계속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이현도 기자 ]

이현도 기자 hdo1216@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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