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신문은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와 업무협약을 맺고 방송콘텐츠제작과 학생들이 참여하는 대학생 기자단을 운영했습니다. 경기도내 대학과 상생을 위해 마련된 이번 프로젝트에서 학생들은 수업의 일환으로 취재 실습을 진행하였으며 경기신문은 학생들이 작성한 기자 중 우수한 기사를 선정해 독자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부천시립박물관이 기획전시 ‘다르지만 같은 – 말, 삶, 곳 展’을 선보이며 세대를 아우르는 경험과 공감을 전했다.
경기도와 부천시의 2025 박물관‧미술관 지원사업으로 개최된 이번 전시는 박물관 기존 소장 유물에 더하여, 2023년 시민 유물 기증캠페인 ‘장롱 속 유물을 찾습니다’를 통해 시민들로부터 제공받은 20세기 생활사 자료를 기반으로 준비됐다.
전시는 ▲‘단어’(1부 다르지만 같은, 말) ▲‘즐거움’(2부 다르지만 같은, 삶) ▲‘풍경’(3부 다르지만 같은, 곳) 세 파트로 구성된다.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보편적 삶의 가치를 조명하고 세대 간 공감대를 형성해 관람객은 유물과 함께 당시 신문 기사를 살펴봄으로써 그 시대의 사회상을 생생히 체험할 수 있다.
1부 ‘다르지만 같은, 말’에서는 언어의 변화 속에서도 달라지지 않은 배움의 가치를 보여준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은 여러 유물 가운데 국민학교 학생의 개근상과 그림일기를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된다.
이어서 중등 말본을 비롯한 옛 교과서, 호오돈 동화집 등 교육자료를 통해 시간이 흐르며 달라진 학습 내용과 ‘북부유우릅(북부유럽)’, ‘핀랜드(핀란드)’처럼 현재는 사용되지 않는 표기법을 알아볼 수 있다.
과거와 달리 멀리 떨어진 해외의 이름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시대가 되었지만, 새로운 배움에 대한 설렘과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시야를 넓히려는 학생들의 노력은 변함이 없음을 시사한다.
사람들은 시대를 막론하고 즐거움을 추구해 왔다. 2부 ‘다르지만 같은, 삶’은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기록하며 타인과 연결되길 바랐던 마음과 그 즐거움을 다룬다.
라디오 카세트, TV와 같은 매체부터 LP, 우표, 신동아 잡지에 이르기까지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의 다양한 취미와 여가 관련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이 유물들은 개인이 좋아하는 것을 수집하며 즐거움을 찾던 흔적과, 온 가족이 화면 앞에 모여 함께 웃고 울던 추억을 담고 있다. 특히 경제 성장과 근대화를 상징하는 금성 TV를 통해 문화생활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또한 실제 작동하는 슬라이드 영사기를 관람하면서 과거의 기술을 직접 경험하게 된다.
유물을 둘러보던 부천 시민 A씨는 “익숙한 물건들을 보니 젊었을 때 추억이 되살아나는 것 같다”며 “할머니, 할아버지가 비싼 금성 TV를 자물쇠로 잠가두곤 했다. 향수가 떠오른다”는 소감을 남겼다.
3부 ‘다르지만 같은, 곳’은 우리가 발 딛고 사는 곳과 그 장소를 기억하는 사람들에 집중한다.
도시의 풍경은 매일 같이 달라진다. ‘2025년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인파견지원사업-예술로 협업’을 통해 모인 김윤정, 김은선, 이유리, 정민주, 조서연 등 다섯 명의 예술인은 한때 도시의 상징이었던 건물은 사라지고 오히려 작은 가게들이 역사를 이어가기도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전시의 마지막 파트에서는 부천이라는 지역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보여주는 기록영상 ‘노포 다큐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영상은 시시각각 달라지는 주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랫동안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부천의 ‘노포’를 찾아 그들의 기억을 인터뷰로 담아냈다. 오랜 시간 가게를 운영하며 마주한 사람들과 가게가 위치한 골목의 이야기를 전하며, 보는 이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전달했다.
전시를 구상한 부천시립박물관 전시기획 및 지원사업 담당자 전현정 학예사는 “현재의 관람자가 과거의 물건과 문장, 기억을 통해 시대를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랐다”며 “모습은 달라졌지만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즐겁게 살고 거리를 걷는, 같은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데에서 시대를 관통하는 보편적 가치가 공유되고 세대 간 공감이 생기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금 우리 주변에 있는 것들을 소중히 보관해 주시면, 또 언젠가는 미래가 궁금해하는 과거가 될지도 모른다. 이번 전시도 기증자들이 과거에 주변을 바라보았던 시선과 관심이 만든 전시라고 생각한다. 전시를 찾아주신 관람객분들도 현재를 한 번 더 다르게 봐주셨으면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전시는 관람객이 현재를 돌아보고 가까운 미래에 대한 각자의 상상을 남길 수 있도록 하는 참여 공간으로 마무리된다. 시민들의 기증으로 시작되어 마지막까지 시민과 함께 완성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 경기신문 = 고영은 학생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