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 전기차 피해보상도 아직인데... 화재백서 발간 예정인 '정신나간 지자체'

2025.12.14 17:26:20 인천 1면

전기차 화재 대책위 “백서 발간 사실 몰랐어”

인천 서구가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전기차 화재와 관련, 피해 주민들과 협의 없이 화재백서 출간을 계획해 논란이다. 특히 주민들은 구가 사고 발생 1년여가 지난 현재까지 피해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매뉴얼이 될 백서를 계획했다며 '정신나간 지자체'라고 분개하고 있다.

 

14일 구에 따르면 이달 까지 화재 대응 및 수습 과정 등을 정리한 '2024 청라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백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해당 백서는 400부 제작 예정으로, 발간 이후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배포될 예정이다.

 

구는 대규모 화재 대응 과정에서 드러났던 한계점을 명확히 분석하고 재난 대응 시스템을 한 단계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를 백서 제작의 취재로 삼았다.

 

재난 현장에서 미흡했던 초기 상황 전파와 수습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안 도출 등의 내용을 골자로 둬, 단순한 기록에 그치는 행정 보고서 형태가 아닌 주민 중심의 실천적인 지침서로서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설명이다.

 

백서에는 피해 주민들의 구술 기록을 포함해 실질적으로 겪은 고통 및 불편 사항에 대한 인터뷰 내용 등이 수록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는 화재 발생 개요 및 대응 체게와 대응 활동, 피해 규모 및 복구 지원, 전기차 화재 위험성 및 특성, 전기차 화재 정책 방향 및 과제, 관계기관 및 주민 인터뷰 내용 등 5개 장과 부록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피해 당사자인 청라 아파트 주민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차량 피해 보상에 대한 협의가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앞서 청라 아파트 주민들로 꾸려진 피해대책위원회는 지난달 14일 중구 영종도 정부합동청사 인근 파라다이스시티 스튜디오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당시 이들은 벤츠 사로부터 받은 지원이 대부분 아파트 시설 수리 등에 투입돼 피해 가구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 보상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벤츠사가 피해 가구들을 대상으로 제공한 차량도 1년이라는 대여 기간이 만료돼 반납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책위는 피해 가구의 빠른 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최운곤 대책위원장은 “백서를 발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 못했다”며 “벤츠사의 피해 보상에 대한 내용은 지자체가 개입할 사항이 아니지만 피해 회복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태 완료를 골자로 한 백서를 발간한다는 건 피해 주민을 두번 죽이는 꼴”이라며 분개했다.

 

이에 대해 구는 백서를 발간하기에 앞서 사전 소통을 했지나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구 관계자는 “건물 외관 복구 현황을 주기적으로 살폈고 소방 안전 점검 등도 완료했다. 문제가 없다는 판단하에 백서 출간을 계획했다”며 “주민들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은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이현도 기자 ]

이현도 기자 hdo1216@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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