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군이 영상미디어센터 운영 방향 수립을 위해 개최한 정책자문위원회를 두고, 정책 결정과정에서 영상 분야의 전문성과 지역 현장성이 배제됐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영상문화 콘텐츠와 교육을 중심으로 가능해야 할 전문 공공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일반 행정시설처럼 접근한 채 운영방향을 설정한 것이 정책 정당성과 실현 가능성을 동시에 위협한다는 지적이다.
가평군기자협의회는 지난해 12월, 영상미디어센터 정책자문위원회의 자문 구조, 전문성 반영여부, 지역전문가 협의절차 등에 대해 공개 질의서를 제출했으며 이에 대한 가평군의 공식 답변은 최근 회신됐다.
군은 "자문위원은 조례에 따라 각계 전문가로 구성되었으며 영상·미디어 분야 전문성은 필수 요건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회의는 개별 사업이 아닌 중장기 방향 논의였기에 지역 활동가와의 개별 합의는 생략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가평군은 "타 시도의 미디어센터를 수차례 방문해 시설의 목적과 기능을 확인하고 관련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기본방향을 검토했다"고 밝혔지만 이 설명은 오히려 현장 기반 정책 설계가 빠져 있었다는 점을 자인하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가평군이 방문한 타 시도 미디어센터들은 각 지역의 콘텐츠 생태계. 주민 수요, 교육기반 등을 반영해 설계된 시설이다.
그에 비해 가평은 해당 지역의 실제 영상활동 기반, 전문가 분포, 콘텐츠 수요조사 없이 외부 사례만을 참조해 정책 방향을 설정했다는 점에서, 단지 외형만을 본 벤치마킹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평영상문화연구소 대표이자 한국영화기획프로듀서협회 이성아 이사는 "다른 지역의 성공사례를 참고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정책이 작동한 지역의 문화 인프라와 인적기반이 무엇이었는지를 고려하지 않으면 복사는 돼도 작동은 안 되는 정책이 된다"며 '정책은 모방이 아니라 설계'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자문위원회의 구성은 절차상 가능하지만, 콘텐츠와 프로그램, 수요기반까지 고려하지않은 정책 논의는 실행력을 가질수 없다"며 "정책은 방향이고 운영은 그 실행인데, 정책 단계에서부터 전문성과 현실성이 결여된 것은 구조적 결함"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 가평지부 김영민 지부장 역시 "가평에는 청소년 영상교육, 영화만들기, 영화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 영상문화 활동은 해온 전문가들이 있다"며 "이러한 현장 기반의 의견이 논의 과정에서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은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특정 단체의 민원이 아니라, 지역기반 문화정책이 현장을 배제한 채 설계됐다는 점에서 행정적 무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수년간 가평 내 공공기관과 교육 현장을 중심으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온 한 지역 영상홍보업체 관계자는 "센터 건립과 관련해 몇년 전 간단한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었지만 정식 자문 요청이나 의견수렴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가평에 영상 전문가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잔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단순히 자문위원 개인의 전문성 여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영상미디어센터라는 특수목적 공공시설에 대한 행정의 정책 기회 접근 자체가 현장을 결여한 형식주의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고 평가한다.
정책은 그 자체로 실행 가능해야 하고 운영은 정책의 논리적 귀결이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가평영상미디어센터의 자문 구조는 실질적 운영과 콘텐츠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형식적 설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가평군기자협의회는 이번 공식 답변을 바탕으로, 향후 영상미디어센터의 운영계획, 예산,구조, 정책 실현 가능성에 대해 후속 질의와 검증 취재를 이어갈 계획이다.
[ 경기신문 = 김영복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