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시간 지나 밥 먹는 어린이들 학교 급식 격차 ‘1시간 이상'

2026.02.18 13:05:16 4면

급식 시스템 ‘한계’, 급식 인프라 부족이 낳은 교육 격차
학년 따라 점심도 차별…급식실 과밀이 만든 또 다른 한계

 

"성장기에 있는 우리 자녀들이 1시간 이상 배고픔을 참다가 점심시간을 훌쩍 넘겨야 겨우 밥을 먹고 있습니다. 학교측은 여건상 어쩔 수 없다며 손을 놓고 있네요.”(학부모 김경숙씨)

 

경기 지역 상당수 초등학교 학년별 급식 시간이 1시간 이상 벌어져 논란이 되고 있다.

 

급식실 공간이 학생 수를 감당하지 못해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교육당국은 예산 타령만 하며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18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 망포초교는 학년별로 식사 시간이 정해져 있다. 학기중 낮 12시 10분부터 오후 1시 50분까지 급식을 한다. 저학년인 1·2학년은 마지막 급식 시간대인 오후 1시 이후로 책정돼 가장 늦은 시간대에 점심을 먹는다.

 

용인 수지초교도 오전 11시 20분 1·2학년을 시작으로 3·4학년(12시 10분), 5·6학년(오후 1시)이 밥을 먹는다. 마지막 팀은 오후 1시에 식사를 시작해 배식과 식사를 마치면 1시 50분이 된다.

 

이 학교 영양교사는 “공식적으로 접수된 민원은 없지만, 늦게 먹는 학생들이 배고파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학생 수를 감당하지 못하다보니 학생들이 복도나 계단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더 길어지는 경우도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 관계자는 “상당수 학교의 급식 공간이 협소하다보니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복도에서 장시간 줄을 서 기다리는 일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의 한 학원가에서 만난 5학년 여학생은 “점심을 1시 넘어서 먹는다”며 “다 먹으면 1시 20분쯤이라 바로 수업을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쉬는 시간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남양주 다산한강초등학교는 1학기에는 3·5학년(11시20분~12시10분), 2학기에는 4·6학년(12시10분~1시)이 가장 늦게 급식을 한다. 학교 관계자는 “불만이 있을 수 있어 학기마다 바꿔서 운영한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런데도 교육당국은 위생·안전 관리 등을 이유로 시차 배식제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공간이 없어서 확충을 못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부지를 사서 증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건이 되는 학교부터 우선 순위를 두고 개선하겠다”며 “유휴 공간이 확보되는 학교의 경우 급식실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는 "급식 시간 격차는 명백한 학생들의 휴식권 침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학교 급식 모니터링을 해온 김숙영 ‘정치하는 엄마들’ 대표는 “개교 당시부터 학생 수 증가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설계된 ‘급식실 공간 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3~4회전씩 급식을 진행하다 보니 마지막 순번 학생들은 밥을 먹은후 곧바로 수업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휴식을 제대로 취하지 못한다”며 “수업 집중도도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설계 단계에서 전교생이 동시에 식사를 마칠 수 있도록 ‘급식 효율성’을 우선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며 “학교 단위 해결이 어려운 만큼 교육청과 지원청이 전수조사를 통해 학교별 맞춤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남윤희 기자 ]

남윤희 기자 yoon04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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