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유모차 찻길로 내모는 위험한 도로...전봇대가 막은 보행로

2026.03.16 16:23:26 6면

다수의 전신주 및 가로등 설치돼 전동휠체어 및 유모차 통행 불가능
국토교통부 지침 '인도 폭 최소 1.5m 확보' 위반

 

의정부시의 한 보행로가 전신주와 가로등으로 막혀 휠체어와 유모차 통행이 불가능해 민원이 계속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련 지침도 위반한 상태임에도 시정이 안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16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장암동 회룡로 192번길의 좁은 인도 안쪽으로 전신주와 가로등이 5곳이나 설치돼 보행자 통행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특히 일반 휠체어보다 폭이 넓은 전동휠체어와 유모차가 전혀 통행할 수 없어 문제가 되고 있다. 동네 주민들에 따르면 약 10년 이상 관련 민원이 지속되고 있지만 해결은 안 되고 있다.

 

해당 인도는 길이 약 40m 폭 1.45m인데 전신주 3개와 가로등 2개가 일정한 간격으로 서 있다. 특히 인도 폭이 1.45m라고 해도 양방향으로 안전 펜스가 쳐져 있어 실제 폭은 1.2m에 불과했다.

 

덩치가 큰 성인이 양 쪽에서 걸어오면 동시에 교행이 불가능할 정도 였다. 겨우 1명이 전신주와 가로등을 피해 지나갈 여유 공간 정도만 확보한 수준이었다.

 

실제로 경기신문이 취재하는 동안에도 아기를 태운 유모차를 밀던 2명의 여성은 익숙하다는 듯 해당 인도를 이용하지 않고 차도로 내려서 위험하게 걸어 지나갔다. 그 사이 차도엔 여러 대의 차량이 지나갔고 가끔은 노란색 중앙선을 넘어 위태롭게 이들을 피해 주행하기도 했다.

 

보행자 사고 뿐 아니라 차량끼리의 교통사고도 우려되는 상황이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이날 여성 2명이 각 1대의 유모차를 밀고 걸어간 차도는 양방향 3차선 차도의 1차선 차로였다. 반대 방향 차로는 좌회전 신호를 받기 위한 차로를 포함하면 2차선 차로였다.

 

만약 보행자와 차의 충돌이 발생하면 특히 이런 상황은 ‘인도가 있음에도 차도로 통행하는 경우’에 해당돼 오히려 보행자가 불리할 수도 있다. 도로교통법 제8조 위반으로 범칙금 부과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당시 차량 통행이 적지 않은 평일 오후 시간이었고 1차선 차도 옆을 2명의 여성이 유모차를 밀고 가는 모습은 다소 위태로워 보였다.

 

또한 회룡로 192번길은 인근 장암주공1단지 진입로로 이어지는 길이다. 장암주공1단지와 바로 옆 2단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관리하는 영구임대아파트로 임대 조건상 입주민 중에 지체장애인의 비율이 높다. 특히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많다.

 

장암주공1단지 입주민 A씨는 “장애인이고 거동이 불편해 병원에 갈 때 전동휠체어를 타고 다니는데 전신주들 때문에 그 인도를 쓸 수 없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라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를 시정해달라는 민원을 계속 넣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선도 안 되고 별다른 반응조차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장애인들이 그냥 포기하고 지나다닌다”고 푸념했다.

 

 

관련법령에 따르면 해당 인도는 국토교통부 지침 위반이다. 국토부는 2018년 7월 예규인 '보도 설치 및 관리 지침'을 전면 개정하면서 보행자 통행에만 이용되는 유효 통행로 폭을 부득이한 경우에도 최소기준을 기존 1.2m에서 1.5m로 확대하도록 했다.

 

지침에 따르면 보도가 설치 될때 지켜야 할 기본 '최소 유효 폭'은 2.0m이다. 이는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자의 교행이 가능한 최소한의 폭이다. 국토부는 불가피한 경우에도 1.5m이상은 확보하도록 지침을 개정했다. 따라서 문제의 보도는 국토부 예규를 위반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예규에 따르면 보도에 가로등이나 전신주 등 '노상시설물'이 있으면 그 폭 만큼 장애가 발생하므로 보행로 최소 폭을 장애받는 만큼 더 늘려야 한다. 

 

가로등은 0.8~1.0m, 전신주도 약 1m의 장애 폭을 가지기 때문에, 예규대로라면 문제의 통행로는 가로등과 전신주가 있는 구간은 약 1m씩 더 유효 보행로를 확보했어야 한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적한 회룡로 192번길 인도의 차도 쪽 펜스는 약 2년 전 취객이 밤늦은 시간 차도로 넘어지면서 지나가던 차량으로 인해 사망사고가 나 설치한 것이었다”며 “전신주 3개 중 2개와 가로등 2개 중 1개는 뽑아내야 휠체어나 유모차가 통과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가로등은 시에서 뽑아내는 것이지만 전신주는 한전에 요청해야 한다”며 “한전 쪽에서 전신주를 뽑아낸다고 하더라고 기존 전기선과 어떻게 연결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고 부연했다.

 

[ 경기신문 = 지봉근 기자 ]

지봉근 기자 njoybg@naver.com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수원본사 :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일로 8, 814호, 용인본사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974-14번지 3층 경기신문사, 인천본사 : 인천광역시 남동구 인주대로 545-1, 3층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경기, 아52557 | 발행인·편집인 : 표명구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