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장애인이 편하면 비장애인은 더더더 편합니다"

2026.03.23 06:00:00 14면

김정태 용인장애인자립생활(IL)센터장 "함께 사는 세상 교두보 되겠다"

 

"장애인이 편하면, 비장애인은 더 편해집니다."

 

김정태 용인시장애인자립생활(IL)센터장이 삶의 나침반처럼 삼고 있는 좌우명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물론, 사회적 약자까지 모두가 공존하는 세상을 꿈꾼다는 의미다.

 

최근 그에게 반가운 소식이 찾아왔다. 김 센터장은 지난 5일 여수에서 열린 ‘제19회 장애인자립생활의 날 기념 2026 자립생활(IL) 컨퍼런스’에서 단체 부문 최고상인 ‘IL대상(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장애인의 자립생활 지원과 권익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다.

 

그가 이 자리까지 오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김 센터장은 네 살 때 소아마비를 앓으며 장애를 갖게 됐다. 이후 방위산업체에서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이어갔지만, 회사 매각으로 일자리를 잃으며 삶의 전환점을 맞았다.

 

이후 장애인 단체에서 활동을 시작했지만, 내부의 개인·단체 이기주의에 실망해 지부장직을 내려놓았다. 대신 그는 ‘용인시장애인희망포럼’을 설립해 장애인 복지와 공공 인프라 개선을 위한 토론을 이어갔다.

 

이러한 활동을 기반으로 2019년 2월 용인IL센터에 합류했고, 당시 내부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조직을 특유의 뚝심으로 안정시키며 이듬해인 2020년 3월 센터장에 올랐다. 지난 12일에는 3선 센터장으로 선출되며 다시 한 번 신뢰를 확인받았다.

 

김 센터장은 센터 운영의 방향을 ‘장애인만을 위한 사업’에 한정하지 않았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가치를 중심에 두고, 장애인의 자립과 권익 옹호를 실천하는 데 집중해왔다. 이번 수상 역시 그 연장선에 있는 결과라고 그는 조심스럽게 평가했다.

 

무엇보다 그는 센터 구성원들에게 깊은 고마움을 전했다.

 

직원들은 장애 인식 개선과 인권은 장애인만을 위해 외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해야 한다는 신념을 열정적으로 실천했고, 그 마음이 용인시민들에게까지 확산되면서 자연스럽게 참여와 공감의 폭도 넓어졌다는 설명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공존 사회’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직원들에게 “IL센터에서 일하며 단순한 직장인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사회복지사의 길을 걸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김 센터장은 “직장인의 권리를 포기하라는 뜻은 아니지만, 사회복지사의 마음으로 일한다면 세상에 더 큰 힘이 될 수 있고 스스로의 삶의 질과 행복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애인 복지에 대한 공직사회의 인식 변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는 유럽의 장애 인식 문화를 접하며 더욱 절실해졌다.

 

그는 “유럽은 휠체어로 갈 수 없는 곳만 기억하면 되지만, 한국은 갈 수 있는 곳을 기억해야 한다”는 한 유학생의 말을 떠올렸다.

 

또 다른 일화도 소개했다. 문턱이 있는 빵집 앞에서 망설이던 유학생에게 직원이 자연스럽게 경사로를 설치하며 “여기는 다 이렇게 합니다. 부담 갖지 마세요”라고 말했던 경험이다.

 

김 센터장은 “이런 사회라면 굳이 이동권과 접근권을 외치며 싸우지 않아도 되는, 모두가 함께 사는 포용적인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애인 복지 인프라 확충과 인식 개선을 통해 함께 사는 사회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장애인 단체 간의 융합을 이루는 데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최정용 기자 ]

최정용 기자 wesper@k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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