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대전 대덕구 문평동 한 자동차부품 제조 공장에서 무려 74명이나 숨지고 다치는 인명피해를 내는 대형화재 참사가 발생해 국민의 가슴을 에게 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도 의정부 섬유공장과 안성 원곡면 창고 등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하는 등 봄철 건조기 화재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초대형 화재가 아니었긴 해도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 기록이 있는 지역도 경기도다. 화재 발생을 미리 방지할 수 있는 대책들이 적극적으로 강구돼야 할 시점이다.
지난 20일 오후 대전 대덕구 문평동 한 자동차부품 제조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사망 14명, 중상 25명, 경상 35명 등 부상자 60명을 포함해 모두 74명이 죽고 다치는 끔찍한 비극으로 귀결됐다. 화재는 공장 내부 절삭유와 기름때, 임의로 마련한 ‘2층 복층’ 구조 등 여러 요소가 작용해 급속히 확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밀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정확한 전말이 밝혀지겠지만 또다시 조금만 잘했으면 방지할 수 있었던 비극으로 판명될 개연성이 높다.
같은 날 경기도 의정부시 용현동 용현산업단지 내 한 섬유공장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건물 2층에서 시작돼 건물 상당 부분을 태웠고, 인근 공장으로까지 불길이 번지기도 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해당 섬유공장 건물은 대부분 소실됐다. 이에 앞서 19일에는 안성시 원곡면 반제리의 한 주택 뒤편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창고 내 화목보일러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당시 주택에 있던 거주자 2명은 모두 대피하여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21일 경기 여주시 현암동의 한 2층짜리 상가건물에서는 가스 폭발에 따른 화재가 발생했다. 1층에 식당과 미용실, 2층에 키즈카페 등이 입점해 있는 연면적 653㎡ 규모의 철골조 건물에는 당시 모두 31명이 있었으나 모두 스스로 대피해 무사했다.
해마다 해빙기 봄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동안 우리는 끔찍한 화재 소식을 접하게 된다. 크고 작은 화재는 영락없이 사람의 안전의식 해이와 불법 부실 시설로 인한 인재(人災)의 성격을 띠는 경우가 많다. 안전사고 중에도 화재만큼 국민의 안전의식 결핍이 문제의 소지로 파악되는 재해는 없다. 그야말로 ‘자나 깨나’ 조심하고 ‘꺼진 불도 다시 보는’ 지혜가 발휘돼야 할 재해가 화재인 셈이다.
지난해 3월 22일 의성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은 잠깐의 부주의가 얼마나 큰 피해로 번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끔찍한 재해였다. 때마침 불어닥친 강풍으로 인해 산불은 경북도 내 5개 시·군을 휩쓸면서 산림 9만9417㏊를 태웠고, 183명의 인명피해와 5499명의 이재민을 낳아 역대 산불 피해 규모 1위를 기록했다.
경기도에서 발생하는 산불이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를 점한다는 통계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산불은 총 2673건이었다. 이 같은 발생 건수는 같은 기간 전국 산불 발생의 약 22%를 차지해 경기도의 산림 면적이 전국의 약 8%(51만2천㏊)에 불과한 측면을 감안하면 놀라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강풍 등 악재와 겹친다면 참으로 엄청난 재앙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경기도는 유난히 물류창고 대형화재 사고, 지난해 배터리회사 아리셀 화재 등 대형화재 참사의 아픈 기억이 많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지난 17일 양평군 일원에서 민간 전문기관·공공기관과 함께 ‘산림 인접 주거 취약 시설 화재안전망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봄철 산불 예방 활동 강화에 나서고 있다.
화재 재해를 방지하는 소방 안전은 소방 당국의 노력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지자체의 적극적인 안전의식 고취를 위한 홍보활동과 민간 차원의 예방 활동, 대피 훈련 등이 체계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올봄만큼은 경기도에서 대형화재 참사 뉴스가 터져 나오지 않기를 희망한다.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민관이 합심하여 ‘다시 보고 거듭 살펴보는’ 경각심을 발휘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