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전통 장(醬)맛의 맥을 잇고 있는 신북면 갈월리 청산 솔둥우리의 유재근(68) 대표는 된장 한 숟가락에 담긴 시간의 가치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는 장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갈월리에서 출생한 유 대표는 고향인 이곳에서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키며, 지역에서 손수 재배한 콩과 깨끗한 물 그리고 계절의 바람과 햇볕을 고스란히 옹기속에 담아내는 전통 방식으로 된장을 빚고 있다. 빠름과 효율을 중시하는 시대 속에서도 느림의 미학을 지켜가고 있다.
이렇게 직접 만든 깊은 장맛을 알리는데 무려 40여 년의 인생을 바쳐온 지역 농업인의 산 증인으로서 현장을 지키고 있는 유 대표는 "한국의 미를 살리는 전통을 잇고 명맥을 유지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유 대표가 마들어 낸 된장은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라, 살아 있는 음식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손수 재배한 콩으로 메주를 띄우는 과정부터 발효와 숙성까지 모든 단계를 관리해, 인공적인 첨가물 없이 자연의 힘에 의존하고 있다.
그만의 경험에서 비롯된 된장 담그는 솜씨는 온도와 습도, 공기의 흐름까지 세심히 살피는 그의 손길로 완성된다. 오랜 기간 동안 자연속에서 숙성된 된장은 깊고 구수한 맛은 물론, 건강한 발효식품으로서의 가치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유 대표는 무엇 보다 전통을 지킨다는 자부심 하나로 지금 껏 고향을 지켜낸 장인이다. 지역 산골 마을 농가들과 협력을 통해 원재료의 품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전통 식문화의 지속 가능성을 선 뵈이는 농촌 관광의 새로운 공간도 만들었다.
“좋은 된장은 좋은 콩에서 시작된다”는 그만의 철학을 가슴 깊이 새기며, 지역 농민들과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구축해 왔다. 전통을 지킨다는 명분도 있지만, 시골 마을과 공동체를 이뤄서 모두가 함께 성장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게 더 뜻 깊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농촌 지역 체험 관광의 기반 구축과 활성화를 위해 올해는 전통 된장 담그기 전 과정을 단계별로 견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전국에서 선별한 30여 명의 참가자들에게 3회에 걸쳐 교육을 할 예정이다.
방문객들은 직접 메주를 만지고, 장을 담그는 과정 체험과 전통 발효의 가치를 몸소 느낄 수 있도록했다. 젊은 세대에게 잊혀져가는 우리 장 문화의 소중함을 알리고 다음 세대로 이어나가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유 대표에게 된장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매개체다.
항아리 한가득 담은 된장이 숙성을 거쳐 완성되기까지 필요한 긴 시간처럼, 그의 철학 또한 꾸준함과 정직함 위에 쌓여서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되새기고 있다.
[ 경기신문 = 김성운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