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 오른 ‘온라인 전시·공연시대’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상반기 예정된 공연, 전시들이 잇달아 취소된 가운데 경기아트센터를 비롯해 도내 각 지방자치단체 문화재단에서는 ‘무관중 온라인 공연’을 통해 도민들에게는 위로와 희망을 전하고, 문화예술인들에게는 공연 기회의 장을 마련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방침인 ‘사회적 거리두기’ 및 ‘생활 속 방역’으로 인해 외출을 자제하고,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비대면화 생활인 ‘언택트 문화’가 새롭게 자리잡았다. 언택트는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을 의미하는 언(un)을 합성한 신조어다.
이로 인해 연극·뮤지컬·클래식 등 공연업계와 창작 활동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문화예술인들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은 지난 4월 13일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문화예술인을 지원하기 위해 50억원 규모의 긴급 예산을 편성해 경기도형 문화 뉴딜 코로나19 ‘예술백신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연극, 음악 등 공연 예술분야와 영화, 시각예술, 예술교육뿐 아니라 건축, 디자인 등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 제작 계획 구상도 전했다.
먼저 경기아트센터(사장 이우종)는 올해 준비한 2020 레퍼토리 시즌제 공연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잇따라 취소·연기되자 ‘무관중 생중계’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관객을 맞이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예술로 다가가기’ 프로젝트를 통해 3월 12일 도립극단의 연극 ‘브라보, 엄사장’을 무관중 온라인 생중계로 선보였으며, 경기아트센터를 비롯해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소통협치국, 경기콘텐츠진흥원의 협업프로젝트 ‘방방콕콕, 예술방송국’을 진행해왔다.
특히 전국 최초로 무관중 온라인 생중계를 시도한 경기아트센터는 공식 유튜브 채널 ‘꺅티비’와 경기도청 공식 유튜브 채널, 네이버 TV(꺅!티비)를 통해 3월 한 달 동안 경기필 ‘정나라&정하나 힐링 콘서트’, 경기팝스앙상블의 ‘팝스앙상블 콘서트’,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민요소설극장 ‘다시 봄’ 등의 무대로 힐링을 선사했다.
또 공공극장으로는 최초로 인프라가 갖춰진 공연장과 전문 무대기술인력, 영상 촬영과 편집이 가능한 종합 편집실인 ‘미디어 창작소’를 개설해 물리적인 무대를 온라인으로 넓혀 관객들이 극장 안에서뿐 아니라 극장 밖에서도 문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뿐만 아니라 도내 시 문화재단에서도 코로나19로 곤란을 겪는 예술인들을 지원하고 시민들의 문화향유를 확대하기 위해 제각각 온라인 공연을 선보였다.
수원문화재단(대표이사 박래헌)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예술로 다가서기’ 사업의 일환으로 공연부 공연기획팀에서 수원SK아트리움과 국립오페라단이 공동 제작하는 ‘2020오페라 하이라이트’ 영상화 사업을 진행했다.
해당 사업은 수원문화재단과 국립오페라단이 업무협약을 맺고 푸치니의 가장 아름다운 오페라 ‘라 보엠’을 비롯해 10작품 정도의 이탈리아 오페라 명장면을 영상 콘텐츠로 제작해 네이버TV 생중계 및 수원시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공개했다.
당시 수원문화재단 박래헌 대표이사는 “코로나19로 일상 속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는 수원 시민에게 문화예술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또한 의정부문화재단(대표이사 손경식)이 무관중 랜선 콘서트 ‘UCF youTube STAGE #’로 시민들을 안방 1열로 이끌었으며, 고양문화재단(이사장 이재준)은 공식 거리예술 공연 단체로 구성된 고양버스커즈(Goyang Buskers)가 5월 14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참여하는 ‘온앤온(On&溫)’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성남문화재단(대표이사 노재천)은 지난달 주요 기획공연인 ‘마티네콘서트’와 ‘연극만원(滿員)’ 시리즈를 무관중 무료 공연으로 진행했다.
지난달 ‘영상으로 찾아가는 아티스트 플랫폼’을 시작한 용인문화재단(이사장 백군기)은 재단의 대표 문화예술 콘텐츠인 용인버스킨(BUSK-人)의 공연을 온라인으로 공개했다.
부천문화재단(대표이사 손경년)은 10년 차 지역 아동·청소년 오케스트라인 놀라운오케스트라의 ‘아무연주 챌린지’와 놀라운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권명 음악감독의 지휘 아래 9명의 강사들이 참여한 ‘방구석 연주회’로 시민들에게 희망을 전달했다.
이 밖에도 하남문화재단(이사장 김상호)은 ‘On라인 On가족 씨어터’로 인형극 ‘목수장이 엘리’와 ‘종이아빠’를 유튜브 생중계했고, 화성시 문화재단(대표이사 최형오)은 ‘찾아가는 공연장’에서 활동하는 공연팀의 플래시몹, 연습 브이로그 등을 보여줬다.
안산문화재단(대표 백정희)은 지역 내 문화예술계 활성화를 위해 긴급 예술지원 대책으로 예술인들에게 영상제작을 위한 시설과 전시공간을 무상 제공하는 공간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나 별도의 온라인 생중계 공연은 진행된 바 없다.
관객들은 “안방 1열에서도 수준 높은 공연을 관람할 수 있어 감사하다”, “가족들과 집에서 편안하게 볼 수 있어 좋다” 등 호응했고, 더 많은 이들이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평도 이어졌다. 이처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공연예술계에 큰 변화가 나타난 가운데 온라인 공연의 유료화도 새로운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는 5월 31일 온라인 전용 유료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Beyond LIVE)’로 전 세계 12만 3천여명의 팬들과 만났다.
이에 앞서 같은 소속사 아이돌그룹 동방신기가 5월 24일 콘서트 ‘비욘드 더 티(Beyond the T)’를 진행했고, 방탄소년단은 이달 14일 약 90분 동안 유료 라이브 스트리밍 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 무대를 펼쳤다.
그러나 경기아트센터를 비롯한 시 문화재단들은 이번 무관중 온라인 생중계의 경우 수익 목적이 아닌 코로나19 대응책으로 시행한 사업이므로 현재 유료화를 검토할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