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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구 박사의 맛있는 인천 섬 이야기] ⑮ 백아도, 소청도·대청도 홍합비빔밥과 홍합미역국

  • 등록 2024.02.18 13:52:06
  • 14면

 

홍합(紅蛤)은 홍합목, 홍합과로 분류되는 이매패(좌우대칭의 두 개의 껍데기를 가지고 있는 연체동물의 총칭)의 일종이다. 전 세계에 널리 분포하며 우리나라 국민들이 즐겨 먹는 식품의 하나로 국물요리에 많이 사용하고 있다.

 

붉은 조개라는 뜻의 홍합(紅蛤)은 빙허각 이씨가 엮은 규합총서(1809년)에서 바다의 담백한 채소라는 뜻의 ‘담채(淡菜)’라 명명돼 이로부터 ‘담치’라는 이름이 유래됐다고 한다.

 

우리나라 연안에 홍합의 종류는 20여종이 분포한다. 주로 홍합(참담치), 회색담치, 진주담치가 자란다. 전통적인 자연산 홍합이라 하면 참담치(Mytilus coruscus)를 의미하지만 국내에서 양식되는 홍합은 진주담치(Mytilus edulis)를 일컫는다.

 

따라서 시중에서 흔히 발견되는 홍합은 진주담치로서 자연산인 참담치와 혼동해 일반적으로 홍합이라 부른다(김윤아, 국산 양식 홍합 함유 식빵의 제조 및 특성, 경남대학교 대학원석사학우논문, 2016).

 

홍합(Mytilus coruscu)은 껍질 표면이 칠흑색이며, 껍질은 두껍고 견고하다. 우리나라 연안의 조간대(밀물 때 잠기고 썰물 때 노출되는 지역) 나 외양 수심 20m의 암초에서도 무리를 지어 서식한다.

 

우리나라 토종 홍합을 부르는 말은 여러 가지다. 강원도 지방에서는 ‘섭’혹은 ‘섭조개’라 부르고, 다른 지역에서는 ‘담치’, ‘참담치’, ‘홍합’ 등으로 부르고 있다.

 

 

진주담치(Mytilus edulis)는 유럽, 지중해가 원산지였으나 선박에 붙어 세계 각지에 퍼졌다. 홍합과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크기가 작고 껍데기가 얇으며 매끈하고 윤이 난다.

 

 

백아도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를 타고 덕적도에서 내려 다시 나래호로 갈아타고 가야한다. 서해안에서 보기 드물게 동백꽃 군락지가 있어 해마다 2월에 동백꽃을 보러 백아도를 간다.

 

마을은 2개로 나뉘어 있는데 발전소가 있는 마을을 발전소 마을(큰 마을)이라 부르고 보건소가 있는 마을을 보건소 마을(작은 마을)이라 한다.

 

같이 간 일행들은 발전소 마을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고봉덕 사모가 만들어 준 홍합비빕밥을 먹고 나면 동백꽃은 안중에도 없다.

 

홍합비빕밥은 백아도산 홍합을 넣고 밥을 짓는다. 밥이 되는 사이 해수의 영향으로 백아도는 겨울에도 따뜻해 2~3월에 자연산 달래를 채취한다.

 

방금 채취한 달래로 달래 간장을 만들어 홍합비빕밥에 넣고 비벼서 먹는 맛은 제철 음식의 진미(珍味)라고 할 수 있다.

 

 

또 백아도나 소청도·대청도 에서는 자연산 미역이 많이 나온다.

 

자연산 미역은 5~6월에 채취해 건미역으로 보관한다. 양식 미역은 물을 흡수하면 부피가 부풀어 올라 소량만 넣지만, 자연산 미역은 많이 부풀지 않아 먹을 만큼 만 넣는다. 그리고 미역을 불리고 나서 손으로 많이 비벼준다.

 

그래야 미역국이 담백해진다. 홍합을 넣고 홍합미역국을 끓인다. 홍합미역국은 시원하고 담백하여 해장 음식으로 그만이다.

 

반찬은 생선(우럭, 놀래미)에 백아도산 엄나무순 등 산채 나물이 기본으로 나온다.

 

 

더덕국은 백아도에서 처음으로 맛 본 음식이었다. 백아도에서 더덕 등 약용식물이 많이 자란다. 도상학에 의하면 백아도의 식물상은 해안식물, 온대식물, 난대식물들로 형성되어 있으며 조사결과 170종의 약용식물 자원이 분포한다고 한다(도상학, 백아도 약용식물 분포조사, 생약학회지, 1970).

 

몇 년 전 늦가을에 아들과 함께 백아도를 방문하였다. 백아도 제1 비경인 남봉을 등반하고 저녁에 술 한잔 하면서 이야기 하고 있었다. 주인 아주머니가 홍합장(홍합으로 만든 꽃게 간장 같은 음식)을 조금 맛보라고 권한다.

 

홍합장은 백아도 사람들이 즐겨먹는 음식이다. 홍합장은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다. 술안주로 아주 그만이다. 지금도 홍합을 먹을 때면 그때 이야기를 하고 한다.

 

 

옹진군 대청면 소청도·대청도 에도 자연산 홍합이 많이 자란다. 소청도·대청도 사람들도 홍합 비빔밥과 홍합미역국, 성게비빔밥을 즐겨 먹는다.

 

소청도 사시는 분이 홍합을 따면 홍합을 보내준다. 국이나 찌개에 넣고 홍합을 먹거나, 소청도산 자연산 미역과 함께 끓여 먹는다.

 

백아도, 소청도·대청도 등 인천 앞바다에서 나는 참담치로 알려진 자연산 홍합은 호미나 다른 연장을 이용해 맨손으로 채취를 한다. 자연산 홍합은 오래 동안 즐겨먹는 어업 활동 중 하나이다. 보존가치도 있고 다른 홍합에 비해 영향성분도 높다고 한다.

 

이 참에 국가중요 어업유산으로 지정하면 어떨까?

국가중요 어업유산이란 어업인이 해당 지역의 환경, 사회, 풍습 등에 적응하면서 오랫동안 형성시켜 온 유,무형의 어업자원을 말한다.

 

국가에서는 보전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어업자원을 발굴해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함으로써 체계적인 관리 및 어업활동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글 : 김용구 센터장(인천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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