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또다시 발생했다. 벌써 덧없이 스러진 여덟 번째 희생자다.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피해자법)이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허점투성이다. 여야 정치권의 느리고 무딘 대응에 대한 여론에 날이 서고 있다. 이구동성으로 ‘민생정치’를 외치고 있는 정치권의 헛구호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여야는 하루빨리 머리를 맞대고 마주 앉아 답을 내라. 지난 1일 세상을 등진 희생자는 대구의 38살 여성으로 전해졌다. 공개된 고인의 일부 유서에는 “저는 국민도 사람도 아닙니까? 살려달라 애원해도 들어주는 곳 하나 없고…(대한민국은)돈 많은 시민만 살 수 있는 나라입니까? 서민은 죽어야만 하나요?”라는 내용이 담겼다. 유서의 내용이야말로 정부를 신뢰하고 사람들의 선의를 믿고 어렵사리 집을 장만했다가 청천벽력 같은 사기를 당한 모든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피맺힌 심사를 대변한다. 고인이 겪은 곤경과 고통은 정부와 여야 정치권의 대책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숨진 여성은 남편과 어린 아들 등 세 식구가 살던 셋집의 임차보증금 채권 순위가 근저당 설정권자보다 후순위인데다가, 소액임차보증
평택시는 다양한 복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고독사를 예방하고 사회적 고립 가구에 대한 지원사업 추진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으며 경계선지능인 지원을 위한 간담회 등을 실시했다. 기존 복지정책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과제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새로운 취약계층 발굴·지원을 위해 다각도의 정책적 접근을 하고 있다.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복지정책을 마련해 모든 시민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이 평택시의 목표다. 사회복지교육 체험관과 복지테마파크 조성계획도 ‘복지 평택’으로 가는 과정 가운데 하나였다. 시는 지난 2018년부터 2025년까지 다양한 사회복지를 체험할 수 있는 사회복지교육 체험관과 복지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19년 벤치마킹과 기본계획 수립, 2021년 예산 확보, 2022년 착공이라는 구체적인 계획안까지 내놓았다. 복지종사자들의 기대가 컸음은 말할 것도 없었다. 이는 정장선 시장의 공약사업이기도 했다. 시는 미군 무기고였던 알파탄약고 부지를 활용, 교육·전시·체험·문화 공간인 사회복지교육체험관과 복지테마파크 조성을 계획했다. 그러면서 ‘사회복지 인식 개선과 미래 복지 시민
경기도가 산하 공공기관 사업 평가를 위해 실시한 ‘책임계약 평가’가 기관장들을 향한 충성경쟁, 인기투표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공공기관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서라는 도입 취지가 무색하게 기관장 임기 연장을 위해 직원은 물론 주변 인맥까지 총동원하는 경쟁이 벌어지자 내부에서 “행정력을 낭비하는 전시행정 쇼”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제도의 취지는 살리되 부작용을 막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지난달 16일 시작해 이달 6일까지 진행된 책임계약평가 온라인 투표는 도민이 공공기관 사업 성과를 평가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로 올해 본격 도입됐다. 도 산하 28개 공공기관 중 정원 200명 이상인 GH(779명), 경기문화재단(493명), 경기신용보증재단(344명),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231명) 등 네 곳이 평가 대상이다. 4개 기관장이 제시한 2~3개의 책임 목표에 대해 2023년 한해 성과를 평가하는 제도다. 평가는 도청과 전문가가 실시하는 서면 평가(실·국 평가 30%, 전문가 평가 20%)와 도민이 참여하는 온라인 투표 및 오프라인 투표(50%)로 나뉜다. 전체 평가에서 주민 온·오프라인 투표를 50% 반영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기관에
나라가 세계 유례를 찾기 힘든 급속한 고령화 늪에 빠지면서 치매 환자가 크게 늘어 효율적인 치매 관리가 국가사회의 최대 과제 중 하나로 떠올랐다. 올해 국내 치매 환자는 100만 명으로 추산되고, 2030년에는 국내 65세 이상 시니어층의 10%인 127만 명, 2050년에는 200만 명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조기 검진 시스템, 치매공공후견제도 등의 허점 대폭 보완은 물론 치매 환자 관리 시스템 자체를 과감하게 선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 광역치매센터 자료에 따르면 현재 도내 60세 이상 치매 유병률은 6.86 %, 65세 이상 치매(17만974명)는 유병률이 10.12%를 기록하고 있다. 실종되는 치매 환자의 말로는 처참하다. 경찰청 정보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총 807명의 치매 환자가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이 갑자기 기억을 잃고 집 밖에 나갔을 뿐인데, 숨진 채 돌아오는 비극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 아닌가. 그래서 사람들이 치매를 암보다도 더 무서운 질병으로 여긴다. 놀라운 것은 국내 치매 환자 대다수가 중증으로 진행되기 전까지는 치료 없이 지낸다는 사실이다. 치매는 후천적으로 기억·언어·판단력 등
인천에서 약주를 좋아하는 어르신들은 생합탕을 술안주로 즐겨 드신다. 백합 조개는 백합과의 연체동물로 상합, 생합, 백옥이라고 부른다. 백합(白蛤)은 껍데기에 있는 여러 가지 무늬가 마치 백합(白合)과 같아 부르게 된 이름이다. 조개의 귀족이라 부르며 조개 중에 으뜸이라서 ‘상합’이라 한다. 보통 조개는 물을 빨아들여 먹이를 걸러내는 습성이 있는데 모래도 함께 빨아들여 몸에 모래가 축척돼 있다. 잡은 조개를 물에 넣어두면 모래를 모두 뽑아내게 되는데 이것을 ‘해감’이라고 한다. 보통 조개류는 물에 ‘해감’을 하지만 볼음도, 주문도, 장봉도에서 나오는 백합 조개는 바로 잡아서 ‘해감’을 하지 않고 그냥 먹을 수 있어 생(生)합 조개라고 부른다. 벡합 조개는 우리나라 일본과 중국 등에 분포한다. 표면은 매끈하고 광택이 나며 갈색을 띤다. 개체마다 색채와 무늬가 다르다. 최근 남획으로 그 수확량이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백합 껍데기는 서해안 해안가의 유적지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옛날부터 장신구 등으로 활용되었다. 백합은 죽을 포함하여 찜이나 국과 같은 다양한 음식에 쓰였으며 맛이 좋아 ‘조개의 여왕’으로도 불린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 사전). 4월 하순 이후 볼음도에서
21대 국회 마지막 임시회의가 시작됐다. 21대 국회는 역대 국회 중 국민들의 비판이 많았던 국회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국회 공식 자료에서도 통계로 확인된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의하면 21대 국회가 시작된 후 지금까지 총 2만 5825개의 제·개정 법률안이 발의됐다. 이 중 본회의 의결을 거쳐 통과된 법률안은 1만 6373개에 불과하다. 법안 통과율로 따져보면 고작 35% 수준이다. 이는 전쟁 복구라는 특수한 환경이었던 4,5대 국회를 제외하면 역대 최저 수준이다. 정치가 실종되고 대화와 타협보다는 정쟁과 갈등이 지배했던 21대 국회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수치다. 국회의 존재 이유는 국민들의 다양한 이해와 요구를 통합 조정하는 것인데, 이를 망각한 결과이기도 하다. 1만 6373개의 미처리 법률안은 5월 29일 21대 국회의 임기가 종료되면 자동 폐기된다. 1만 6000여 건 중 상당수가 국민의 삶과 직간접 연관이 있는 민생법안이다. 여야는 마지막 임시회의에서라도 최선을 다해 민생법안을 집중 처리해야 한다. 본지는 4월 19일자 사설을 통해 윤대통령이 야당 대표와 만나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행히 지난 달 29일 영수회담이
“내가 공무원인지 여행사 직원이지 구분이 안간다” “커피·과자 심부름시키고, 의전 맘에 안 든다고 욕먹고, 식당 예약 잡아주고, 회식 때 술 먹고 치근덕거리고...” 화성시 공무원들이 이용하는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이다. 공무원들이 비난하는 대상은 화성시의회 의원들이다. 공무원들은 시의원들의 이른바 ’해외연수‘ 행태도 꼬집었다. 경기신문은 25일자 인터넷 판, ’직원들이 뿔났다... 화성시 게시판에 ‘화성시의원’들 질타 글 도배‘ 제하의 기사를 통해 권한을 넘어선 화성시의회 의원들의 행동에 대한 화성시 공무원들의 반응을 보도했다. 공무원들은 주 업무가 집행부에 대한 견제기능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의원들의 보조라며 시의원들의 갑질을 비난했다. 특히 의원 해외연수에 부정적이었다. ‘꼭 해외에 가서만 배워야 하는가?’ ‘해외연수 결과가 의정활동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나?’ ‘지방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가 근본적으로 필요한가?’등의 반응을 보이면서 의원들의 해외연수를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 공무원은 “내가 공무원인지 여행사 직원인지 구분이 안 간다”면서 “비행기·호텔·식당예약까지 모든 일정을 준비해야하고, 일정지에 가면 저녁에 술상 차리고, 뒷정리하
올해 경기도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가 2년째 하락하며 2014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나타나 충격이다. 시·군의 경우도 지난해 38.8%에서 올해 36.4%로 하락하며 2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방정부가 재정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어느 정도나 자체적으로 조달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인 지방재정자립도의 하락은 그 지자체의 미래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다. 지방정부의 경쟁력 강화책 등 하향 국면을 반전시킬 묘안을 찾아야 한다. 경기도가 공개한 ‘2024년 경기도 시군 재정자립도’(당초 예산 기준) 현황을 보면, 올해 경기도 전체(도청+시군) 재정자립도는 55.1%로 지난해(60.5%)보다 5.4%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2014년(48.7%) 재정자립도 산출 항목 개편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도내 전체 재정자립도는 2018년 61.9%까지 올라갔으나 이후 등락을 거듭하면서 5년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전국 평균(43.3%)과 비교하면 11.8%포인트 높은 수준이긴 하다. 도청의 경우 2022년 55.7%로 가장 높았으나 이후 2023년 51.9%, 올해 45.4%로 떨어졌다. 도내 시군 중 가장 높은 곳은 성남시(57.2%)였고 가장 낮은
상인들이 경찰의 음주단속을 대놓고 항의하는 등 공권력을 경시하는 풍조가 점차 확산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공권력은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국가가 강제력을 위임받은 합법적 권리다. 공권력이 침해당하면 국민의 인권과 사회 안정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 공무집행방해 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다. 공권력 붕괴를 막기 위한 강력한 개선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경기남부경찰청 등은 다음 달 말까지 ‘봄 행락철 음주운전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봄 행락철 외부활동 증가로 음주운전 위험에 대한 시민들의 경각심이 낮아지는 만큼 각종 사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각 지역 경찰서 및 고속도로 순찰대는 행락지와 유흥가 등을 대상으로 음주운전 취약 지점을 선정해 낮과 밤,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는 상시 단속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경기신문 취재에 의하면 야간 집중 음주단속이 크게 늘자 일선 경찰관들이 시민들로부터 항의를 받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경기도의 등산로 인근 식당 거리에서 음주단속을 하던 경찰이 한 식당 업주로부터 “남의 장사를 망칠 일 있느냐”는 거센 항의를 받았다. 한 어린이보호구역 앞에서 음주단속을 하던
‘늘봄학교’는 그동안 운영되던 초등학교 ‘방과후학교’와 ‘돌봄’을 통합한 국가교육서비스다. 정규수업 외에 전문기관과 대학, 기업, 지역사회의 다양한 교육자원을 연계하여 학생 성장 및 발달을 위해 제공하는 종합 교육 프로그램이다. 특히 돌봄에 대한 어려움과 사교육비 부담을 경감시켜주기 위한 것이므로 학부모들의 기대가 크다. 올해는 초등학교 1학년생만 이용 가능하지만 2025년 초등 1~2학년, 2026년 초등 전 학년까지 이용대상이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큰돈은 아니라지만 수강료와 재료비를 내야하는 방과 후 학교와 달리 늘봄학교는 초등학교 1~2학년까지는 학교생활 적응, 기초학력 지원, 신체놀이·조작활동, 특기적성 등 놀이 중심의 재미있고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한다. 고학년에게는 인공지능, 코딩, 빅데이터 등 미래 산업에 대응하는 다양한 양질의 프로그램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침돌봄, 저녁돌봄을 단계적으로 확대, 학부모의 출퇴근 시간에 따른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늘봄학교는 학생들의 교육과 돌봄을 통합적으로 제공하여,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좋은 제도다.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도 늘봄학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