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신문 = 임혜림 기자 ]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앞 계단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 경기신문 = 옥지훈 기자 ]
한밤중 계엄령 선포·해제로 정치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추진에 불이 붙었다. 야권에서는 탄핵뿐 아니라 ‘내란죄’를 들어 윤 대통령을 체포해야 한다는 주장이 터져나오는 가운데 탄핵소추안 작업이 이뤄질 동안 윤 대통령의 또다른 ‘돌발행동’을 막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4일 “이번 쿠데타(비상계엄 선포)의 모의, 기획, 실행을 통해 가담한 자들을 전원 체포하고 엄벌에 처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 체포 당위성을 주장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윤석열은 탄핵의 대상일 뿐 아니라 강제수사의 대상”이라며 “수사기관은 윤석열을 즉각 체포해서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야권 곳곳에서 윤 대통령 체포에 대한 강한 요구가 나오는 것은 ▲탄핵심판 가능 기간이 한시적이라서 ▲소추안 내용 논의에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대통령 탄핵이 이뤄지기 위해선 최종적으로 헌법재판관 7인 이상 출석으로 심리가 진행되고 6인 이상 찬성으로 탄핵이 결정돼야 하는데 현재 헌법재판관은 6명뿐으로 국회에서 의결돼도 심판이 불가능하다. 다만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심판을 위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현재 헌재체제로도 임시로 탄핵심판이 가능한 상태다. 이 임시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6시간 만에 해제한 가운데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계엄 관련 지시를 거부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지사는 전날(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행정안전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청사 폐쇄를 요청한 것에 대해 “계엄 협조를 요청받았으나 이를 거절했다”고 밝힌 바 있다. 4일 도에 따르면 도는 전날 밤 11시 20분쯤 행안부 당직실로부터 “경기도청사 출입을 통제·폐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는 밤 10시 23분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지 약 1시간 뒤로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행안부의 지시에 따라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문을 닫는 등 청사를 폐쇄했다. 하지만 도는 계엄 선포 직후 김 지사 주재로 곧장 긴급회의를 소집,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과정이 헌법 등에 위배된다는 점을 파악하고 정부 지시를 불응하기로 했다. 이런 김 지사의 결정은 윤 대통령이 헌법 등에 명시된 비상계엄 요건을 어기고 불법적인 계엄을 했다는 충분한 판단이 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헌법 89조 5항에 따르면 ‘계엄과 그 해제’에 대해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또 계엄법 11조 1항은 ‘대통령은 계엄 상황이 평상상태로 회복되거나 국회가 계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이후 대외 신인도 하락과 경제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민간 경제계와의 소통 강화에 나섰다. 4일 기획재정부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 6개 단체 대표들과 긴급 간담회를 열고, 기업의 경영 활동에 차질이 없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에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이인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정윤모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이호준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이 참석했다. 최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투자·고용·수출 등 기업의 핵심 경영 활동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경제팀이 업계의 당면 과제를 해소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민·기업·정부 등 경제 주체들이 합심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정부는 경제가 흔들림 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소통 창구를 상시 열어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제단체 대표들은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계엄령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4일 “비상계엄 사태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후 블룸버그TV에 나와 '현재 시장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묻는 사회자 말에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신속하게 시행했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앞으로 정치적으로 어떤 일이 발생할지 예상하기 어렵지만, 우리는 그동안 많은 어려움을 잘 해결해 온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긴급 거시경제·금융 현안 간담회(F4 회의)를 진행한 사실을 거론했다. 그는 “지난 2년간 구축된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이번 사태에서도 효과적으로 작동했다”며 “어젯밤과 오늘 아침 잇따라 회의를 통해 시장 안정 조치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날 임시 회의을 열어 단기 원화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비(非)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결정한 점도 함께 언급했다. 다만 이번 사태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이번 정치적 사건으로 경기 전망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며 "오히려 글로벌 가치 사
더불어민주당은 4일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를 직접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와 관련, 윤 대통령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김 장관을 내란죄로 고발하는 한편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과 함께 5일 자정을 넘겨 열리는 본회의에 보고될 예정이며, 탄핵소추안은 국회에 보고된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과 김 장관 탄핵소추안은 6일 혹은 7일에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장관은 이날 ‘비상계엄 관련 입장’을 내고 “국민들께 혼란을 드리고 심려를 끼친 데 대해 국방부장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비상계엄과 관련한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어 “비상계엄 사무와 관련, 임무를 수행한 전 장병들은 장관의 지시에 따른 것이며,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계엄은 해제됐고 국민들은 일상을 회복하고 있으나, 국내 정치 상황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며 글로벌 금융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해외 투자자들은 이번 사태가 한국 경제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강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4일 블룸버그통신은 웰스파고의 아룹 차터지 전략가를 인용해 “최근 몇 주간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 행정부의 고율 관세 우려로 이미 외부 압력이 있었다”며 “여기에 한국의 국내적 불확실성이 더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글로벌 수출 수요 변화에 민감한 개방 경제”라며 이번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비상계엄 발표로 코스피 지수가 하락하고 원화 가치가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하며,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할 명분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9% 하락했으며, 코스피 지수는 7% 가까이 빠졌다. 8월 이후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간 외국 자본은 140억 달러(약 19조7000억원)에 달한다. 환율 문제와 관련해 MUFG의 리 하드먼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선진국 경제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라며 원화에 대한 추가 압력을 예상했다. 브라운브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패닉셀을 겪으며 주요 코인 가격이 급락했다. 특히 리플(XRP)과 샌드박스(SAND) 등 국내 투자자 비중이 큰 코인들이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4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계엄 발표 직후 업비트에서 비트코인(BTC) 가격은 1억 3000만 원대에서 8800만 원대로, 리플 가격은 3700원에서 1600원대로 하락했다. 다만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이 통과된 뒤 가격은 일부 회복했다. 그러나 향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리플·샌드박스, 국내 투자 비중 높아… 큰 낙폭 기록 전날 해외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약 2% 하락하는 데 그친 반면, 국내 거래소에서는 리플이 약 57% 폭락했다. 샌드박스 역시 업비트에서 반토막이 난 반면, 해외 거래소에서는 10%대 하락에 그쳤다. 이승화 디스프레드 리서치팀장은 “리플과 샌드박스 등 한국 시장 비중이 높은 코인들은 국내 정치적 상황에 따라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반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글로벌 거래량 비중이 높은 만큼 국내 정치적 리스크의 영향이 비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급작스런 비상계엄령 선포로 국민들의 불안과 혼란이 증폭되며 국회 의사당 일대는 마치 12·12 사태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을 떠올리게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0시 30분쯤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어 20여 분 만에 국회 모든 출입구는 폐쇄됐고, 국회 당직자들은 물론 의원들의 출입까지 제한되며 순식간에 혼란이 덮쳤다. 자신의 지역구로 귀가했던 의원들은 물론 국회 밖에 머물던 의원들이 속속들이 국회로 복귀했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이 경찰들로부터 진입을 저지당하며 충돌을 빚기도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됐다. 국민과 함께 막겠다”며 적극적으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선을 그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라이브 방송을 켜고 담을 넘어 들어가는 모습을 중계했고, 김교흥 의원은 국회 출입문에서 등원을 막는 경찰과 한참 실랑이를 벌인 후에야 겨우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자정이 가까워 오자 국회 출입구에 몰려들었던 인파는 8차선 도로를 가득 메웠다. 이때 정문에서 한 무리가 “수방사 차다! 군인이 국회 진입을 시도하고 있어요. 막아야 합니다”라고 소리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