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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리더] 마에스트라 장한나

6살때 ‘엘가 협주곡’ 듣고 첼로 입문
각국 오케스트라 협연 수상경력 화려
‘클래식 슈퍼스타 20인’ 세계가 인정

 


음악의 감동·사랑·열정 나눌수 있는 음악가 꿈


‘첼로의 신동에서 세계가 인정하는 거장으로, 이제는 지휘자로 발돋음한 마에스트라 장한나.’

 

지난 11일과 12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 ‘장한나 ABSOLUTE CLASSIC’을 위해 입국한 장한나를 공연 하루 전날인 10일 성남아트센터에서 만났다.

공연 준비로 점심시간도 잊은 채 연습에 열중했던 장한나는 땀에 흠뻑 젖고 지친 모습이었지만 장난끼 가득한 표정에 털털하고 환한 장한나표 ‘아하하’ 웃음을 지으며 인사를 한 뒤 인터뷰를 시작했다.

장한나는 무남독녀로 혼자 커갈 딸을 걱정한 어머니가 “친구나 형제 삼아 음악을 시작을 해보라”는 권유를 받고 4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피아노를 치며 음악을 알아가던 장한나가 첼로와의 사랑에 빠진 것은 6살때 자클린 뒤 프레의 ‘엘가 협주곡’을 듣고 나서다.

1962년 영국 런던에서 젊은 거장이라 불리며 화려하게 데뷔한 천재 첼리스트 자클린 뒤 프레의 연주는 장한나에게 음악에 대한 눈을 뜨게 해줬다.

“혼신을 다해 열정적으로 첼로를 켜는 자클린 뒤 프레의 연주가 저를 끌어들이는 듯한 흡입력에 반했어요. 그때부터 첼로의 매력에 빠졌어요.”

장한나는 이후 8살에 국내 음악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9살에 서울 시향과 하이든 첼로 협주곡을 협연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으며 10살에 미국으로 건너가 음악수업을 본격적으로 받게 된다.

또한 12살에 첼로의 거장 로스트 로포비치를 보고 싶어 ‘제5회 로스트 로포비치 첼로 경연대회’에 참가했고 대상과 현대음악상을 수상하면서 세계 음악계를 놀라게 했다. 또 이를 계기로 로스트로포비치를 스승으로 맞이하게 됐다.

이후 세계 각 국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장한나는 영 아티스트상 수상, 칸 클래식 음반상 협주곡 부문 수상 등 화려한 수상경력과 함께 내일의 클래식 슈퍼스타 20인에 선정되는 등 세계적인 첼리스트로 성장했다.

장한나는 첼리스트에 만족하지 않고 지휘자의 꿈을 키웠고 2007년 그 꿈을 이룬다.

2007년 지휘자 첫 데뷔 성공적 무대
100여명 연주가와 하나돼 감동 전파
공부·연습 등 시간 부족이 최대 고민


 

2007년 ‘제1회 성남 국제 청소년 관현악 축제’ 마지막날 장한나는 한국, 중국, 독일의 연합오케스트라를 이끌며 성공적으로 데뷔무대를 만들어냈다.

“지휘를 하기 위해 4년을 공부했고 2007년 첫 지휘를 맡았어요. 그런데 지휘를 맡은 오케스트라가 한국, 중국, 독일 학생들로 구성된 연합팀이었어요. 언어의 장벽 때문인지 단원들이 긴장을 많이 했어요. 저도 지휘가 처음이었지만 긴장한 단원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응원하고 더 씩씩하게 지휘했죠.”

장한나가 지휘자로 데뷔한 데는 큰 뜻이 있었다.

“하버드대 철학과에 입학했을때 아버지께서 ‘이제 사회를 위해 뭔가 돌려줘야 될 시기’라고 말씀하셨어요. 무엇을 돌려줘야할 지 고민하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하면 되겠다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선택한 것이 지휘예요. 사람들이 클래식에 대해 지루하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지만 나에게는 감동 자체이기 때문에 그것을 나누고 싶었어요.”

마에스트라 장한나는 “첼로만으로는 그 감동을 나누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혼자 열심히 해서는 큰 감동을 줄 수 없었다”며 “갈수록 복잡해지는 교향곡을 지휘해 100여명의 연주가들을 하나로 묶어 그 열정적인 음악과 감동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휘자로 화려하게 데뷔한 장한나는 지난 4월 현존하는 최고의 지휘자 로린 마젤(79)이 지휘하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한 직후에 베토벤 ‘교향곡 3번’을 지휘하는 자신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보냈다. 지휘자로서의 가능성은 평가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장한나의 지휘 모습을 본 로린 마젤은 “너는 지휘자로서 재능이 충분하다”라고 답변한 뒤 7월 장한나를 미국 버지니아에 있는 자신의 농장으로 초청해 3주간 집중훈련을 통해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해줬다.

세계적인 첼리스트로 성공한 뒤 마에스트라로도 인정받게 된 장한나에게 요즘 최고의 고민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제 새로 시작한 지휘이기 때문에 지휘 공부도 해야 하고 첼로 연습도 해야 하고 일년 중 상당수 시간들이 연습 아니면 공연인데 외국으로 많이 다니니까 시차적응도 해야 하고 리허설도 해야 하고 정말 시간이 부족해요.”

장한나는 11일과 12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 ‘ABSOLUTE CLASSIC’을 위해서 연주회 8일부터 함께 공연할 모스틀리필하모니오케스트라와 매일 아침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한국에 들어오면 친구들도 만나서 놀고싶고 조부모님을 모시고 여행도 가고 싶었지만 공연 연습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장한나는 “10살때 미국으로 건너간 이후 지난 2004년에 고향인 수원에 가봤는데 벌써 5년이나 지났다. 이번에 고향에도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을 낼 수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기자에게 변화된 수원의 모습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다.

장한나는 답하기 곤란한 사적인 질문에도 흔쾌히 답을 내놨다.

‘남자친구가 있냐’는 질문에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이제까지 첼로를 사랑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첼로와 음악을 능가하는 매력과 감동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만나 보고 싶다”고 말한 뒤 “제 또래의 친구들이 남자를 사귀고 결혼도 하는 모습을 보면 부러울때도 있지만 음악가의 길을 택한 이상 지금의 상황에 충실하고 싶다”고 밝혔다.

장한나는 이어 “첼로보다 훨씬 멋진 남자가 나타난다면 사랑에 빠질지도 모르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지휘자로 오케스트라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같이 공연을 하는 그 순간까지 이뤄지는 변화, 단원들에게 볼 수 있고 음악적으로 들리는 변화들이 너무나 보람 있었다. 하지만 지휘자로서 다른 사람들의 연주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는 장한나는 “로린 마젤 선생님은 ‘자신의 자아가 앞서면 단원들 앞에서 떨게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좋은 지휘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을 잊으라는 말로 들렸다. 음악에 대한 사랑, 열정, 해석 등을 단원들과 나누고 소통하며 음악가(오케스트라)를 돕고 섬기는 지휘자가 되고 싶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이야기 했다.

그는 또 “내가 성장 하기까지 보살펴주신 부모님께 너무 감사드린다. 나를 위해 모든 것들을 희생하시고 뒷바라지를 하셨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든 첼로가 하기 싫으면 이야기해라’라고 말씀하시는데 그만두겠다는 생각보다 더욱 인정받는 음악가로 발전해야겠다는 욕심이 든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클래식만 듣는 것은 원치 않는다. 하지만 ‘어떤 음악을 들어야 할까’라는 생각을 할 때 팝이나 랩을 듣듯이 클래식을 자연스럽게 선택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꿈”이라는 장한나.

“음악은 내인생에서 가장 중요해요 하지만 음악만 아는 음악가는 되기 싫어요. 음악의 감동도 나누고, 열정과 사랑도 나누고, 수많은 스승들과 음악가들에게 배운 배움도 나누는 음악가가 되고 싶어요.”

마에스트라 장이 인터뷰를 끝내며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약 력
1982년 12월 23일 수원시 팔달구 매탄동에서 출생.
1988년 첼로를 배우기 시작함.
1992년 월간음악 주최 전국 콩코르에서 1위에 입상.
1993년 2월 한미 뉴욕 줄리어드 예비음대에 특별장학생으로 입학.
1994년 제5회 로스트로포비치 첼로 경연대회 최우수상 수상. 경연대회를 계기로 로스트로포비치를 스승으로 맞이함.
1995년 런던 교향악단과 협연, 데뷔 음반을 만듬. 미샤 마이스키를 스승으로 맞이함.
1997년 독일에서 열린 에코음반상 올해의 영 아티스트상 수상, 보스턴, 파리, NHK 교향악단 등 세계 각국의 오케스트라와 협연.
2001년 하버드대학교 철학과 입학.
2004년 제10회 칸 클래식 음반상 협주곡 부문 수상.
2006년 영국의 클래식음악전문지 그라모폰 선정, 내일의 클래식 슈퍼스타 20인에 선정.
2007년 대한민국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제1회 성남 국제 청소년 관현악 축제 마지막 날, 한국과 중국, 독일의 연합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지휘자로 데뷔.

<앨범>
Tchaikovsky Rococo Variations/Saint-Saens Cello Concerto No.1(1995)
Haydn Cello Concerto C major and D major(1998)
Korean Virtuoso Series(2000)
The Swan(2002)
Prokofiev Sinfonia Concertante(2004)
Shostakovich Cello Concerto No.1/Cello Sonata(2006)
Romance-Lalo Cello Concerto & other pieces(2007)
Vivaldi cello concertos(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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