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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리더] 염상욱 조각가

한국인 최초 日 우베 국제조각비엔날레서 대상
아버지에게 1년간 조각·예술 배우며 대학 진학
모든작품의 시작은 ‘천’… 인간 심리상태 표현

 


“‘밖’을 향해 귀 기울여야 더 크게 도약”


 

시흥미술협회에서 활동하는 조각가 염상욱(36)씨가 한국인 최초로 일본 우베 국제조각비엔날레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염 작가는 전 세계 42개국에서 총 392점의 응모작이 출품, 치열한 경쟁을 벌인 제23회 우베 국제조각비엔날레(일본현대조각전)에서 ‘Self-consciousness(자의식)’이라는 작품으로 대상을 받았다.

우베 국제조각비엔날레는 일본에서 1961년 야마구치현의 토키와 뮤지엄에서 시작해 일본에서 가장 긴 역사와 전통을 지키고 권위가 있는 2년에 한번 열리는 공모전으로 한국의 국제미술대전과 같은 일본에서는 국제적인 비엔날레로 손꼽히고 있다.

그는 천을 소재로 다양한 표현방식으로 추구하며 시흥지부 회원으로서도 왕성한 작품활동을 벌이는 전업 작가다.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조각가와 동 대학교 환경조각 대학원을 졸업, 지난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작품발표를 시작해 개인전 3회와 50여 차례의 그룹전·초대단체전에 참가한 바 있다.

국내에서 활동을 하고는 있지만 국외에서 더욱 인정을 받고 있는 염상욱 작가를 만났다.

현재 그는 시흥시 포동 자신의 작업실에서 일본에서의 성과를 마무리 하며 내년에 있을 개인전을 대비하기 위해 고분철야를 하고 있었다.

시흥시의 외진 곳. 그의 작업실에는 그의 손과 같은 조각 도구들과 컨테이너 한 칸을 임대해 사무실로 쓰고 있었다.

조각가들 대부분이 그렇듯 조각을 할때 나오는 각종 소음들이 주위환경을 해치기 때문에 인적이 드문 곳을 찾은 것이다.

염상욱 조각가가 이곳을 작업실로 선택한 이유는 예전부터 존경하는 위세복 선배의 권유로 인해 3년 전 오게 됐다. 이후 염상욱 조각가와 함께 있던 위세복 조각가는 일본으로 건너가게 됐고 지금은 이 넓은 작업실을 혼자 쓰고 있다.

“이 작업실은 제가 가장 존경하는 위세복 선배가 물려줬죠. 사실상 조각하는 사람들이 모두들 어려운 형편들이라 작업실을 함께 공유해서 쓰고 있지만 운이 좋게 이곳에 혼자서 정착하게 됐습니다.”

염상욱 조각가가 조각에 몸을 담은 것은 크나큰 계기가 있었다. 첫 대학 진학에 실패한 후 홍익대 조소과를 나와 조각가로 활동하고 있는 아버지의 밑에서 1년간 조각과 예술을 배우며 다음해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조각학과에 합격하게 됐다.

“이공계 대학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그게 뜻대로 되질 않았죠. 그래서 2개월 동안 방황을 하다가 아버지에게 10개월간 조각에 대한 이론과 실기를 통해 대학을 진학하게 됐고 대학원까지 나오게 됐죠.”

그의 작품은 모든 것이 천에서 시작된다. 묶여있는 천, 펼쳐져 있는 천, 휘감겨 있는 천 등 모든 소재를 천으로 부터 받는다.

“아버지께서 조각가로 활동을 하셨지만 한때는 염색공장도 같이 하셨죠. 그때 저는 염색재료와 천을 가지고 매일을 장난치면서 놀았어요. 그 때의 기억이 지금의 작품들을 만들 수 있는 하나의 매개체로 자리를 잡게 됐습니다.”

이번 우베 국제조각비엔날레에서 대상을 탄 ‘자의식(재료 브론즈)’이라는 작품 역시 소재가 천이다.

“처음에 대상을 받았을 때는 좀 어리둥절 했지만, 일본 예술이 가진 객관성에 한번 감동하게 됐죠. 다른 나라 작가를 대상주기가 참 어려운데 그 사람들은 정말 세세하게 작품을 꼼꼼히 보고 이밖의 작가의 나이, 나라, 성별을 따지지 않은 객관적인 점수를 주더군요. 이번 ‘자의식’이라는 작품은 물질적 형태와 심리적 내용과의 연관관계를 강조하고 있죠. 팽팽한 천을 당기고 그 끝을 절단해 그 가운데를 사각의 박스로 채워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밖의 그의 작품을 보면 네모난 또는 둥근 틀을 싸는 듯한 천의 형상이 다양한 형태로 꼬여있거나 매듭지어 있다. 일상어에서 ‘꼬이다’, ‘묶다’, ‘풀리다’라는 어휘들이 내포하듯, 매듭의 다양한 형태는 인간의 심리상태를 상징하고 있다.

염 작가는 이어 우리나라 조각가들이 하루라도 빨리 해외에서 인정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제적인 대회는 얼마든지 있어요. 안에서만 귀를 기울이지말고 밖을 향해 귀를 기울이고 있다면 더욱 발전하는 큰 조각가가 될 수 있죠. 국제규모의 대회를 경험하게 되면 그만큼 작가의 눈높이와 수준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습니다. 우베 국제비엔날레 역시 제가 관심있었기 때문에 참가를 하게 됐고 이제부터는 다른 국제대회에도 참가하려고 합니다.”

우베 국제비엔날레의 대상이라는 타이틀로 염상욱 작가는 다음해 인사동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은 내년 인사동에서 있을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어요. 이 개인전은 저에게 크나큰 부담이자 기회인거죠. 제가 대상을 탔다는 것에 사람들의 기대감이 생기게 되고 그 기대감을 뛰어 넘는 조각가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 계속해서 자리잡아 나가고 싶죠.”

마지막으로 그가 원하는 꿈에 대해서 물었다.

“지금 제 작품들이 이천, 부산, 서울, 거제도에 자리를 잡고 있죠. 아직 아이들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이 태어나면 제 작품들이 있는 곳으로 여행을 다니고 싶어요. 이제는 일본에도 제 작품이 있죠. 지금은 제 작품들이 세계 여러나라에 소장돼 우리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요. 작은 소원이지만 규모가 크죠.”

한편 우베 국제비엔날레 대상을 탄 ‘자의식’을 비롯해 수상작들은 11월 15일까지 토키와 뮤지엄에서 전시되고 공식 전시 일정이 마무리된 후 내년 3월까지 뮤지엄 내 조각공원에 상설전시될 예정이다.

약      력
1974 서울출생
2001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조각학과 졸업
2003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조각대학원 졸엄
● 개인전
2003 한서갤러리
2004 대아문화센터
2009 츠바키갤러리
● 그룹전
2001 제12회 시립조각회전
다들림전
어울림전
2002 숲, 나무, 사람전
제18회 한국조각가협회전
제13회 시립조각회전
2003 시흥미협작가정기전
제14회 시립조각회전
제19회 한국조각가협회전
2004 시흥미협작가정기전
제15회 시립조각회전
제20회 한국조각가협회전
2004한국미술소통전
2005 제주신라호텔 현대조각초대전
시흥미협작가정기전
시흥아트페어
2006 시흥미협작가정기전
제17회 시립조각회전
제22회 한국조각가협회전
2007 로체스터 아트갤러리 초대전
시흥문화예술제기념전
제18회 시립조각회전
제23회 한국조각가협회전
2008 제19회 시립조각회전
제24회 한국조각가협회전
● 수상
2001 제1회 청년작가 야외공모전 당선
2002 천마산조각공원 공모전 우수상
2004 종로구청 걷고싶은 거리 조각공원 공모전 당선
2006 거제도 조각공원 공모전 당선
2009 제23회 우베국제조각비엔날레 대상
● 작품소장
이천도자기EXPO 조각공원, 천마산조각공원, 마로니에 조각공원, 거제도 조각공원
● 현재
한국미술협회, 한국조각가협회, 시립조각회, 시흥미술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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