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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리더] 김건식 사진작가

초등생때 호흡기 질환 앓아 결석 잦아
부모님이 카메라 선물 아픔 보듬어줘
1985년 수원화성 역사 공부 첫 방문

“벽화거리 만들어 華城 알리고 싶다 ”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만큼 크고 웅장하지는 않지만 작은 체구에서 넘치는 에너지(energy)와 파워(power)를 뿜어내 ‘작은고추가 맵다’는 속담을 떠올리게 하는 김건식 사진작가.

수원화성을 공부하며 더욱 화성에 빠져들었다는 김 작가를 지난 2일 수원화성홍보관에서 만나봤다.

김 작가를 처음 대면했을때 기자는 ‘키가 참 작으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대화를 나눌수록 그의 여유있는 웃음은 수원에 우뚝서 있는 화성의 여유만큼 크다라는 것을 느꼈다.

또한 인터뷰 전에 보여준 작품에선 작품 하나하나의 오랜 시간과 투자, 노력, 고집이 보였다.

65년 서울 마포에서 태어난 김건식 작가는 초등학교 3학년때 백일해(보르데텔라 백일해균(Bordetella pertussis, 그람 음성균에 의한 감염으로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를 앓았다고 한다.

“그때 어르신들은 ‘백일 동안 기침하면 낫는다’고 우스개 소리로 하던 병이였는데 이 바이러스가 신장쪽으로 들어가 지금까지도 신장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초등학교때 몸이 많이 아파 결석을 하는 일이 잦았으며 밥보다 약을 먹을 때가 더 많다며 웃어보이는 얼굴에 그래도 여유가 느껴졌다.

“몸이 아파 학교를 잘 못나가는데 친구들은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자나요. 또 학교 끝나면 다들 뛰어 노는데 전 그럴 수가 없었으니까요”라고 말한 후 “저도 친구들과 뛰어놀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마음을 부모님께서 보듬어 주신게 카메라였죠. 그때 카메라를 처음 접했어요”라며 그때를 회상했다.

김 작가는 어려서 받은 작은 필름 카메라로 꽃이나 식물들을 찍은 것을 시작으로 지난 81년도에 올림푸스(Olympus) Pen-ee을 개인카메라로 사용했으며 카메라에 빠져 현재 라이카, 롤라이, 캐논, 니콘, 코닥 등 300여대를 소장하고 있다.

그는 “대학교,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도 카메라는 놓지를 못했다. 카메라에 대해 따로 공부를 한 것은 아니지만 설명서를 보고 혼자 나가서 찍어보고 역사에 관심이 많아 전공하고 달랐지만 역사 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평소 거북선과 고조선, 고구려 벽화에 관심을 갖고 있던 김 작가는 지난 1985년 수원화성의 역사를 알기 위한 첫 방문의 감동을 잊지 못했다.

“세계문화유산 화성의 아름다움을 온전하게 표현해 내기에는 비록 모자라고 부족하지만 200여년전 화성을 처음 쌓던 시절의 그 정성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한장 한장 화성의 성돌 쌓듯 작은 사진을 붙여 한장의 새로운 화성을 표현해 내 사진에서 200여년전 그때의 감동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김건식 작가가 수원화성을 전문으로 사진을 찍게된 것은 지난 2004년부터, 그는 군포시에서 사진을 찍는 지인들과 화성사진전을 개최했는데 그곳에 남들과는 다른 아이디어로 작품을 내게 됐는데 그것이 콜라주(collage)였다.

콜라주는 사진·철사·신문·광고 조각 등을 맞추어 선과 색을 배합한 추상적 구성법으로 김 작가는 이 사진전에서 모자이크 형식으로 낸 작품이 지금의 김건식 작가를 만들었다.

김 작가의 콜라주는 미리 찍은 사진을 보고 스케치를 하고 그 위에 작은 사진들의 색을 배합에 붙혀가는 형식으로 작품을 만들어왔다.

“처음엔 사진이 별로 없어서 색이 안나왔지만 첫 작품에도 사진은 2천장이 들어갔다. 하지만 제대로 하나를 만들어 보여주고 싶어 지금까지 화성에 대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실 제대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보다 화성의 매력에 빠져들어 헤어나오지를 못하는것 같다”고 화성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실제 수원화성홍보관에서 지난 5월 열린 김 작가 초대전은 소장하고 있는 7만장의 화성사진 중 2만컷의 사진을 골라내 숨은 그림 찾기 하듯 가장 적합한 색의 사진을 선정하고 짜맞춰 한장의 커다란 그림을 만드는데 2만 5천번의 손길과 사진을 단순히 붙이는데에만 5천여 번의 손길이 필요했다.

평소 김 작가는 일일히 작업을 할때 사진을 찾지 않기 위해 32가지로 작은 사진을 ‘대체로 푸르다’, ‘붉으스름하다’ 등 색으로 나눠놓았다.

“작품을 만들어 갈때도 사진한장을 찍어도 색을 중요시해요. 쓸쓸하거나 어두운 느낌을 주는 것 보다는 화려하고 밝은게 좋아요”, “그래야 어디에 걸어놔도 기분이 밝아지지 않겠습니까”라며 색감이 잘나오는 10년 된 코닥 카메라를 지금도 들고다닌다고 말했다.

또한 수원화성에 대해 공부를 해온 김 작가는 (사)화성연구회 소속으로 수원역사·화성 박물관에서 방문객에게 화성의 역사와 안내를 하는 자원봉사와 초등학교 강연을 해 오고 있다.

“누구나 잘나온 사진, 예쁜사진은 찍을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역사에 대해 공부를 하고 이해를 하며 사진을 찍으면 또 다른 모습을 찍을 수 있겠죠”, “그래서 화성에 대해 공부를 하고 부분부분을 찍고 콜라주로 작업을 해왔죠”라고 밝혔다.

시흥시 시화에 거주하면서 수원화성을 공부하고 사진을 찍기 위해 보통 1주일에 4번은 방문한다는 김 작가.

몸이 불편한데 시흥에서 수원까지 자주 오시는데 집에서 걱정을 안하시냐는 기자의 말에 “IMF때 사업이 힘들어졌고 지난 2000년에 척추가 상체의 무게를 못이겨 5마디가 무너져 지금 키가 150cm정도 될 것이다”라며 “아직 신장이 나쁜건 사실이지만 그전보다는 건강해져서 아내가 ‘돌아다니는 거니까, 살만하니까 돌아다니는구나’ 생각 한다. 전시 디스플레이도 아내랑 하면서 ‘사진은 어떤것을 쓸까’하고 물어보면 선택도 도와주고 한다”, “아내에게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김건식 작가는 마지막으로 “화성 전체가 들어갈 만한 공간이 있다면 꼭 한번 도전해 만들어보고 싶고 인천에 가면 삼국지 벽화거리란 것이 있는데 차이나 타운을 올라가는 언덕길 한쪽에 지붕이 있는 낮은 담장을 치고 그곳에 삼국지 관련 그림을 그린 것으로 화성에 오시는 분들이 화성을 다른 각도로 볼 수 있게 수원 화성에 그런 것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약 력
1965년 서울 출생
1984년 서울 중앙대학교 생물학교 입학
1989년 서울대학교 자연대학 식물학과 입학
1992년 석사 수료
1992~1994년 ㈜ 우보엔지니어링 환경부, 환경영향평가
 경부고속철도 환경영향평가 서울 경기권 생태계 담당.
                  영종도 국제공항 환경영향평가 생태계 담당
 진주-충무간 고속도로 환경영향평가 생태계 담당 등
1994년 우리나라 최초 일간 환경전문 신문 매일환경신문 전문위원
1995년 ㈜블랙소프트, ㈜ TB-net 상임고문
1996년 ㈜ I-net 기술 기술 개발실
1996년-2000 ㈜ 유니버셜네트워크 대표이사
1994~ 2001년 산림청 한그루 녹색회 경기 남부지부장
2009년 수원화성운영재단 초대작가전 -사진으로 쌓은 수원 화성
2009년 갤러리 라메르(인사동) 모두를 위한 미술
2009년 수원 행궁동 레지던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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