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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리더] 김선영 뮤지컬 배우

1999년 뮤지컬 ‘페임’ 신인상 수상 KBS예술단 합창단원 활동 큰도움
역할보다 마음 울림주는 작품 선택 25일부터 데뷔 10주년 기념콘서트

 


“관객에 감동과 기쁨 주기위해 노력”


“제가 이 일을 하는 것 자체가 기쁘고, 무대에서 스스로 즐기고 기쁜 만큼 ‘관객에게 어떤 울림과 기쁨을 주기 위해 노력하자’라고 생각해요. 저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저를 보러와준 관객을 섬기는 마음을 갖게 된 거죠.”

‘Who am I’

1999년 뮤지컬 ‘페임’의 메이블 역으로 데뷔해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뮤지컬계의 디바 김선영이 팬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현재 지난달 26일 시작해 올해의 마지막 날인 12월31일까지 서울 LG아트센터 무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영웅’에 설희 역으로 출연면서 데뷔 10주년 기념 콘서트 준비로 한창 바쁜 그녀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무대 위에서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연기하던 뮤지컬 디바 김선영은 온데간데 없고 털털한 성격에 쾌활한 말투로 재치있는 농담도 곁들일 줄 아는 여인 김선영이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예쁘장하고 이지적인 얼굴 탓에 도도하고 까탈스러운 깍쟁이 이미지로 많은 오해를 살 것 같다는 말에 그녀는 “그렇잖아도 많은 분들이 서울 깍쟁이라고 생각하고 쉽게 말도 잘 못걸더라”며 “물론 무대에 설 때는 맡은 역할을 잘 표현해 내야 하니까 예민하고 섬세해지지만 평소에는 단순하고 털털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지금도 뮤지컬계에서 뚜렷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배우 김선영은 데뷔 초기부터 주변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수 밖에 없을 정도로 화려하게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1999년 뮤지컬 ‘페임’에서 메이블 역으로 데뷔한 그녀는 데뷔 작품으로 평생에 단 한번 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그녀는 “딱 한 작품해서 상을 타는 일은 굉장히 이래적인 일이었다. 그 덕에 주변에서 욕도 많이 먹고, 관심도 많이 받았다. 물론 저는 기뻤지만 신인상을 탔다고 해서 자만하지도 않았고, 부담감을 갖지도 않았다”라고 지난 날을 회상했다.

그야말로 하루 아침에 스타 탄생이었다.

뮤지컬 배우는 특성상 춤과 노래 그리고 연기력까지 고루 갖춰야 했을텐데 이 길을 걷기 위해 어떤 준비과정을 거치고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물었다.

“사실 처음부터 뮤지컬 배우가 되려던 것은 아니었어요. 원래 대학에서는 성악을 전공했죠. 대학 졸업 후 무작정 서울로 올라와 KBS예술단에서 합창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재즈댄스, 연기 수업을 받았는데 그게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뮤지컬 배우들과 친하게 지내며 뮤지컬을 엿봤어요.”

“그러다 ‘Big Show’라는 토크쇼에서 윤복희 선생님이 ‘memory’를 부르는 모습에 마음을 확 뺐겨서 한 세 달쯤 발레 레슨을 받고 오디션에 도전했는데 당당히 붙은거죠.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분명 그만한 실력이 있었기에 오디션에 통과한 것 일텐데, 그녀는 스스로를 낮추며 “그래서 신인상을 탔을 때, 물론 기뻤지만 기쁨을 만끽할 여유가 없었다. 오히려 데뷔 후 1~2년 사이 더 많이 공부하고 단련해야 했다”라고 데뷔 과정을 설명했다.

배우 이전, 그녀가 어떤 이유로 음악을 시작하게 됐는지 묻자 그녀는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어 내려갔다.

“어릴적 교회에서 성가대 활동과 찬양인도를 한 것이 주요했던 것 같아요. 사실 소심한 성격이었는데, 당시 많은 사람들 앞에 혼자 서서 노래할 수 있는 용기를 배운거죠.”

그녀는 사실 대학때 까지만 해도 무대 공포증이 심했다고 한다. 지금 무대에 서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무대 공포증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믿을 수 없다고 하자 “아직도 늘 긴장은 되지만 이제는 스스로 제 자신을 컨트롤 할 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뮤지컬 배우 김선영의 이름 석자와 얼굴을 확실히 대중에게 알린 2006년부터 2년간은 굵직굵직한 작품을 많이 한, 그야말로 황금기였다. ‘미스 사이공’의 엘렌 역, ‘지킬 앤 하이드’의 루시 역, ‘에비타’의 에바페론 역, ‘맨 오브 라만차’의 알돈자 역 등 작품 이름만으로도 눈길을 끌 수 있는 대작들에서 선이 굵은 역할을 했다.

그녀는 평소 작품을 선택할 때, 역할 보다는 마음에 울림을 줄 수 있는 작품인지 판단한 후 자신이 맡은 인물을 새롭게 창조해 자신만의 감성을 담아내려고 애쓴다고 말했다.

또 맡은 인물에 대해 사랑이나 연민을 표현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희망과 소망을 얘기하고 설득력 있게 그들을 대변하려 노력한다고 전했다.

이런 말을 듣고 나니 위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창작극인 ‘영웅’을 택한 이유가 궁금해졌다.

이에 대해 그녀는 “사실 제가 모험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을 별로 하지 않았지만 ‘영웅’은 흥망에 관계 없이 무조건 해야하는 작품이었다. 안중근 의사 서거 100주년을 맞춰 무대에 올리는 기념비적인 창작뮤지컬이기도 했고, 제 첫 데뷔작 ‘페임’을 연출한 윤호진 감독이 오랜시간 준비한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무대에 서는 배우이니 만큼 그녀가 무대 밖에서 공허함을 느끼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 묻자 그녀는 많은 배우들이 무대 밖에서 허무함을 느끼며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그녀 역시 그런 지난 몇 년간 그 같은 고민때문에 힘들었지만 지금은 생각이 정리돼 마음이 편해졌다고 했다.

“제가 이 일을 하는 것 자체가 기쁘고, 무대에서 스스로 즐기고 기쁜 만큼 ‘관객에게 어떤 울림과 기쁨을 주기 위해 노력하자’라고 생각해요. 저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저를 보러와준 관객을 섬기는 마음을 갖게 된 거죠.”

데뷔 한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녀에게는 아직도 무대가 경이로운 공간이자 즐거운 공간이며 두려운 공간이라고 한다.

지난 18일 오후 2시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인천&아츠 프로그램의 일환인 ‘이야기가 있는 커피콘서트’ 열번째 무대로 ‘김선영의 뮤지컬 라이프’를 진행한 김선영은 25일과 26일 양일간 오후 8시 서울 세종M씨어터 무대에서 ‘데뷔 10주년 기념 콘서트’를 갖는다.

“뮤지컬 배우라는 직업은 연기력과 춤 실력 외에도 음악적 재능은 기본이죠. 하지만 작품 속에서 음악적 재능을 보여주기는 힘들어요. 그래서 음악을 매개로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어요. 이번 공연이 뮤지컬 배우 활동 저변을 확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라요.”

앞으로도 꾸준히 관객들을 무대에서 만날거라는 그녀는 선배 배우들이 그랬듯, 본인 역시 후배들을 다양한 기회가 주어질 수 있는 곳으로 이끌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약 력
1974년 충청북도 청주 출생
1995년 혜천대학교 성악과 졸업
1999년 뮤지컬 ‘페임’으로 데뷔
2000년 제6회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신인상 수상
2001년 서울예술단 입단
2007년 제13회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 수상
2007년 제1회 더 뮤지컬 어워즈 여우주연상 수상
▲ 출연작
1999년 ‘페임’(메이블 역)
2000년 ‘렌트’(머린 역), ‘오! 해피데이’(이순정 역)
2001년 ‘태풍’(미란다 역), ‘바람의 나라’(사비 역)
2002년 ‘로미오와 줄리엣’(줄리엣 역)
2003년 ‘토요일 밤의 열기’(스테파니 역), ‘마리아마리아’(마리아 역)
2004년 ‘와이키키 브라더스’(인희 역), ‘마리아마리아’(마리아 역)
2005년 ‘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인희 역), ‘마리아마리아’(마리아 역)
2006년 ‘미스 사이공’(엘렌 역), ‘지킬 앤 하이드’(루시 역), ‘에비타’(에바페론 역)
2007년 ‘맨 오브 라만차’(알돈자 역), ‘텔미 온어 선데이’(데니스 역)
2008년 ‘나인’(루이사 역), ‘See what I wanna see’(케사, 아내, 여배우 역), ‘지킬 앤 하이트’(루시 역)
2009년 ‘지킬 앤 하이드’(루시 역), ‘영웅’(설희 역)
▲ 출연 예정작
2010년 1월 ‘라만차’(알돈자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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