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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리더] 갈뫼 김지수 캘리그래퍼

초등학교 시절 장난삼아 공부삼아 글쓰기 관심
한문 배우며 서체개발 디자이너 이상봉 등 인연
내년 10월 프랑스서 개인전 세계 속에 한글 홍보

 


춤을 추듯… 물 흐르듯… 나를 쓴다


이 추운 겨울을 녹일 뜨거운 난로같고 야무진 몸에서 여유까지 느낄 수 있는 한글을 사랑하는 갈뫼 김지수 캘리그래퍼(Calligraphy).

여유마저 예술의 한부분으로 보이는 김 작가를 산좋고 물좋은 남양주시의 와부읍 덕소리 행정타운 내에 그의 첫 개인전이 펼쳐지는 전시실에서 만나봤다.

캘리그래퍼란 글씨나 글자를 아름답게 쓰는 기술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이들은 단순히 예쁘고 아름답게 글씨를 쓰는 것이 아니라 이를 디자인 등에 활용하고 있다.

김 작가는 개량한복을 차려입고 전시를 관람 온 사람들에게 작품을 직접 설명하기 위해 이리저리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한글 서예작가인 김지수씨는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느껴오는 이미지가 남달랐다. 긴 머리를 말총으로 묶어 넘긴 머리에는 흰머리가 희끗희끗 했으며 요즘 젊은 남자들이 멋으로 생각하는 턱수염을 기르고 마치 ‘나 예술하는 남자야’라고 말하는것 같았다.

김지수 캘리그래퍼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잘 모를 수도 있지만 김 작가의 작품을 이야기 하면 ‘그 작품이 그 작가 작품이야?’하고 무릎을 ‘탁’칠 것이다.

 

먼저 이상봉 패션디자이너의 의상에 들어가는 한글이 그의 글씨이며 피겨스케이팅으로 대한민국 국민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김연아 또한 그의 글씨가 들어간 이상봉 패션디자이너의 의상을 입어 유명세를 탔다.

또한 그의 작품은 의상 뿐만이 아니다. SBS ‘패밀리가 떳다’와 MBC ‘선덕여왕’에서 많은 인기를 누린 박예진씨가 선전하는 ‘내몸에 흐를 류’와 ‘서울우유 - 자연의 산물’에서 디자인으로 들어간 계절 ‘봄, 여름, 가을, 겨울’, 지난 2008년 8월 서울에서 열린 여름 축제 ‘한강’ 등이 있으며 도서(덕혜옹주)와 술(진로 복분자), 담배(에쎄 골드) 등 외에도 많은 제품에 그의 솜씨가 들어갔다.

“내 글씨를 쓰고 싶습니다. 자유로운 붓질을 하되 비슷비슷한 글씨는 쓰고 싶지 않아요. 내 흥에 겨워 춤사위를 생각하듯, 음악을 들으며 붓과 함께 물 흐르듯, 아픈 것도 즐거운 것도 섞이며 살아가다 보면, 나의 글씨도 나를 닮아 가겠지요.”

1966년 서울 출생인 김지수 작가는 “초등학교 때 할아버지께 개구쟁이 짓을 하며 배워뒀던 실력으로 붓을 들고 신문이나 습자지에 글을 따라쓰고 나무막대기로 땅 바닥에, 물총으로 벽에 낙서를 하는 등 온통 야단법석을 해 놓고 다녔지요”라며 어려서 부터 글쓰기에 유난히 관심을 보였다.

그렇게 장난삼아 공부삼아 글씨를 쓰고 지내며 재능만을 보이고 있던 그가 제대로 글씨공부를 시작하게 된 것은 초등학교 6학년때.

“초등학교 6학년생이 되고 졸업을 앞둔 12월, 교실에서 오려놓은 글씨를 연습하고 있는데 새로 전근오신 선생님께서 글씨공부를 제대로 해 보지 않겠냐고 물어보시길래 ‘네’라고 글을 배우고 싶은 욕심에 무작정 대답을 했죠. 하지만 그 선생님은 약간의 재능도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제 마음을 들여다보신 것 같았어요”라고 대답했다.

김 작가의 재능을 본격적으로 키워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진 이 선생님은 한벌 고권석 선생님, 그의 첫 스승이였다.

“유독 저에게만 엄하셨어요. 그래서 사소한 것도 꾸중을 듣고 어려운 심부름도 골라 시키셨었어요”라고 말하며 “중학생이 되고 얼마 후에 부르시더니 하나의 도장을 내어주시며 지금처럼만 열심히 하라 하셨죠”라며 고 스승이 격려를 했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이때 처음으로 생긴 호가 ‘갈뫼’이다. 두인(頭印: 서화 폭의 우측 상단에 찍는 도장)은 처음같이 열심히 하라고 ‘처음같이’라고 해주셨으며 가을 산이 모든 것을 품고 아름다움의 절정에 이르는 것처럼 그런 가을 산이 되라고 ‘갈뫼’라고 해주셨다는 것. 가을 산의 단풍이 붉은 색으로 입사귀가 나무에 달렸을 때의 마지막 장관을 이루기위해 불태우듯 그의 작품에도 항상 가을 산의 붉은 단풍같이 뜨거운 정열과 열정이 담겨있다.

“이후 고 선생님께서 돌아가시고 방황할때 선산스님의 소개로 현암 최규일 선생님 밑에서 전각을 배웠고 한글 서예에 대해 고민하고 힘들어 할 때 난(蘭)과 대(竹)를 가르쳐 주시며 격려를 해 주셨던 석교 김덕중 선생님, 한글 서예의 필력이 모자라 한문 서예를 접하면서 청곡 김성환 선생님 등 많은 선생님들께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한 그는 실제 여러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공부를 해오면서 자기만의 서체 연구(공부)를 현재까지 해왔다.

그는 “한글을 35년동안 써오니 필력이 늘지 않아서 한문을 2003년부터 배우기 시작했는데 한문을 배움으로써 글씨 서체개발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문을 한글 서체 개발에 또 다른 발판을 삼아 글씨에 변화를 모색하고 연구하던 중 담배인삼공사(KT&G)에서 전화를 한통 받게 된다.

김 작가가 자신의 블러그에 올린 작품 사진들이 인터넷의 바다를 돌아다니던 중, KT&G에서 작품을 보고 수소문을 하던 중 한달만에 그를 찾았던 것.

그 이후 패션디자이너 이상봉씨와의 인연이 생겨 이 디자이너의 옷에 김지수 작가의 서체가 들어간 것이 지난 2007년부터이며 지금까지 많은 제품에 그의 글씨가 들어가고 있다.

김지수 작가는 “작품을 하나 만드는데 종이를 수백장이 들어가는데 머리속에 구상한것이 더러 한번에 나올때도 있죠”라며 “작품을 처음 시작하면 끊어서 글을 쓰지를 못해요. 한번 끊기면 처음과 나중의 글씨가 다른것이 눈에 띄어요”라고 말했다.

실제 그의 작품 중, 12m가 되는 작품과 6~10폭짜리의 작품이 눈에 들어와 그의 정성과 노력을 옅볼 수 있었다.

작품을 만들다보면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닐텐데 어떻게 해소를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작가는 “구상한 것이 있는데 그것이 시간 등 다른 주위의 여건에 의해 머리 밖으로 나와 펼쳐지지 않을때와 부수적인 것들, 도록을 만들거나, 액자만들고 하는 것, 만들어져서 납품이 되는 것 등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작품속 내용으로 담을 때도 있지만 푼다기보다는 감추려하는 것 같다”라며 “대신 작품이 완성되면 친구들하고 모여 술도 한잔하고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김 작가는 “현재 민체와 봉서글씨의 특징을 따서 서체를 개발 중인데 14년째 연구를 하고 있다”며 “과독성에 중점을 두고 해학적이고 글씨지만 그림같은 요소를 더욱 가미해 대중에게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 개인전을 발판으로 오는 2010년 10월 프랑스에서도 개인전이 펼쳐진다”면서 “앞으로는 유럽에서 작품발표를 할 수 있도록 더욱 전진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약 력
1966년 서울출생
1976년 서예 입문(조부로부터 서예 사사)
1979년 한벌 고권석 선생로부터 한글서예 사사
1991년 현암 최규일 선생로부터 전각사사
1993년 석교 김덕중 선생로부터 사군자 사사
2003년 청곡 김성환 선생로부터 한문서예 사사

● 전시 및 수상
2009년 김지수 서예 개인전 ‘나를 보이다’
2009년 프랑스 ‘뽕 드 보 쌩트레이 미술관’ 국제 서예전 초대
(4~9월) 한글서예 및 전각 강의
2007~2009년 심장병·백혈병 어린이, 시각 환우의 수술을 돕기 위한 바자회가훈 휘호 (한마음 교회)
2006년 추사 서예 대전 우수상(한문)
성균관 유림 서예 대전 특선(한글) 외 다수
2003~2006년 대한민국 서예 전람회 한글 입선
대한민국 서도 대전 한글 입선, 한문(예서) 특선, 삼체장
2005년 세계 명인 예술 문화 자선 교류전(코엑스)
1994년 전국 서/화 예술 대전 한글 우수상
1993~1996년 김지수 서예교실 운영
1980~1990년 전국 학생 휘호대회 및 실기대회 각종 수상.

● 한글서예 디자인
2007년 KT&G ‘에쎄-골든리프’(님과 벗) 캘리그라피 제작
2007~2009년 패션디자이너 ‘이상봉’ 글씨 공동작업
‘07 S/S파리 컬렉션
‘07 러시아 모스크바 컬렉션
환경재단 소나무 패션쇼
‘08 서울 컬렉션
프랭클린 플래너 스페셜 에디션 캘리그라피 제작
본디엘(언더웨어) 로고 및 캘리그라피 제작
금호건설(부천-중동) 아파트 현관문 캘리그라피 제작
‘09 런던 한글의상 전시 및 패션쇼
이상봉 브랜드 침구류 캘리그라피 제작
김연아 아이스쇼 한글의상 캘리그라피 제작
2008년 동북아역사재단- 북 타이틀(고구려사 외)
역사공간-북 타이틀(덕혜옹주) 캘리그라피 제작
롯데 칠성 음료 - ‘류’ 캘리그라피 제작
‘08 하이서울페스티벌(여름) - ‘한강’ 캘리그라피 제작
서울우유 ‘봄, 여름, 가을, 겨울’ 캘리그라피 제작
2009년 블랙스톤 리조트 캘린더 제작
류시원 레이싱 다이어리 시즌-4 ‘My Way’ 타이틀
(주)진로 ‘’복분자 酒’ 캘리그라피 제작
천년약속(주) ‘천년약속-골드’ 캘리그라피 제작
KTV 방송 타이틀 제작 / 한국의 유물, 대동문화도, 문화의 창, 음악이 흐르는 세상
서울디자인창작스튜디오 캘린더 프로젝트 작업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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