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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리더] 김정희 조각가·성신여대 미술대학장

자연 속 공간미 과거와 현재 새로운 소통
한해살이 덩굴풀 수세미 외관은 자연 그대로 재현
내부는 철사로 한올한올 빛과 조명으로 환영 체험

 

“자연이 우리에게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그리고 자라나는 학생들의 꿈이 얼마나 멋진 것인지 알려주고 싶습니다.”

지난 12년간 대학교를 다니며 이곳 저곳의 부름을 받아 명강의를 펼치던 김정희 조각가. 그녀는 3년전 자신의 모교인 성신여대 미술대학장을 맡으면서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며 넘쳐나는 열정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 열정 때문일까. 김정희 미술대학장은 곤지암에 있는 자신의 작업실과 학장실에서 매일 2~3시간씩 조각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본인의 작업에 충실하고 있다.

이같은 열정 때문에 김정희 학장은 지난해 12월, 3년간의 임기를 마쳤지만 학교측의 권유로 오는 2011년까지 학장직을 유지하게 됐다.

성신여대 미술대학장실에서 만난 김 학장의 손은 조각을 하기에 딱 알맞게 야무진 모습이었다. 그리고 김 학장의 얼굴은 지나간 세월을 가늠할 수 없게 할 만큼 동안이었다.

김 학장의 작업장이 있는 곤지암에는 그녀가 대학시절부터 30여년동안 만든 작품 40여점이 놓여져 있다.

“대학교 당시에는 이색적인 것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생활에서 자주 애용하는 물건들을 조금 변형시켜 색다른 것으로 만들곤 했지죠. 지금 곤지암에서 작업한 지 11년째 접어들고 있어요. 전에는 미사리에 작업장을 두었는데 한때 물난리로 인해 작업해 놓은 작품 중 3분의 2을 잃었죠. 하지만 꾸준한 작업으로 제 대표작들을 계속해서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작은 체구로 조각을 할 수 있을까’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김 학장이 만든 조각 작품들의 크기는 여성작가의 작품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마어마했다. 특히 눈이 가는 작품은 수세미를 형상화한 작품들이다. 박과의 한해살이 덩굴풀인 ‘수세미’는 최근들어 그녀가 선택한 주요 작품 소재이다.

그중 2007년 곤지암 작업장 야외 정원에 설치된 길이 2m의 대형 작품으로 철을 소재로 했다.

이 작품은 김 학장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하다.

수세미의 외관을 자연 그대로 재현하면서 중앙에서 분리된 네 개의 커다란 내부공간도 철사 하나하나를 구부려 수세미의 내부 모습을 그대로 담아냈다. 김 학장이 한올한올 철사를 구부리며 만든 수세미의 형태는 저절로 감탄사를 유발시킨다.

더욱이 작품에 얇은 유리전구를 달아 밤에는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길을 안내해 주는 북극성처럼 여겨지고 있다.

 

김 학장이 수세미와의 인연을 맺은 건 4년전.

“아는 지인이 4년전에 저에게 수세미를 선물을 해 주셨죠. 그게 계기가 됐어요. 평소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물건들에 대해서 재미를 느끼는 저로써는 수세미라는 것이 정말 경이로운 것이었어요. 수세미 안에 보면 자신이 살아가기 위해 섬유질을 풀어헤치고 외면에는 딱딱한 껍질로 돼 있죠. 그걸 보면서 자연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수세미가 새롭게 다가왔어요.”

이렇듯 김 학장의 조각은 자연과 일상이 하나로 묶여 있다. 박과에 속하는 수세미의 자연적인 외관이 철사로 재현돼 조각의 형태가 가능하게 됐고, 닫혀있어 볼 수 없던 수세미의 내부구조가 빛과 조명으로 가시화 되어 사람들은 마치 미지의 세계로 안내되는 환영을 체험하게 된다. 수세미라는 매개체가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작품은 김정희 학장이 지난 2006년에 ‘자연미와 공간미의 변주곡’에서 보여준 형태의 재현과 공간의 독해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김 학장의 이런 작품들은 그가 생각하는 자연관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생기게 됐다.

“자연이라는 것은 참 대단하고 이루 말할 수 없는 존재에요. 수세미를 보더라도 그 안에 섬유질들이 아주 세심하게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잖아요. 그런 것을 보고 있으면 정말 자연에 감사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살게 된답니다. 그리고 서양보다 동양사람들이 공간활용에 대해 더 깊은 생각을 하잖아요. 그런 공간에 대한 생각을 재 해석한다는 것은 실로 기쁨, 그 자체죠”

김 학장은 자연의 소중함, 그리고 자연은 우리가 과거와 현재를 살아 갈 수 있는 하나의 매개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그가 대학의 강단에 선지도 15년째. 그녀는 지금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에게서 상당부분을 또다시 새롭게 배우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꼭 제 대학교 때 생각이 나요. 불같은 열정으로 무엇인든지 할 수 있었죠. 지금 나에게도 그들과 같은 열정이 느껴요. 드 때문인지 하루 2~3시간은 나만의 세게로 돌아가 작품에 열중하기도 하죠. 15년 넘게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많은 제자들이 나를 잊지 않고 찾아와 주는 것이 지금 가질 수 있는 최대의 행복입니다.”

마지막으로 김 학장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동안에 보여지는 것만 보고 산다. 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 보고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빛한 줄기, 즉 그 사람들의 주관을 진심으로 헤아려 본다면 그것이야말로 사람을 대하는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예술활동을 하는 것도 그것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해 볼수 있다. 예술가가 말하려고 하는 것에 귀를 조금만 귀울이고 이해하려 노력한다면 예술의 벽은 곧 허물어 지고 모든사람들이 향유할 수 있는 문화로 거듭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약 력

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 학장
성신여자대학교 총동창회 회장
조각그룹 광장 회원

 

▲학력
1973 서울 예술고등학교 졸업
1977 성신여자대학교 조소과 졸업
1979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 조소과 졸업
▲개인전
2009- NATSUKA Gallery 동경 ,일본
2008- 서울국제현대미술축제
2007- NATSUKA Gallery 동경 ,일본
2007- 갤러리쿤스트독
2006- 모란미술관
2006- Saoh Gallery 동경, 일본
2005- GARANDO Gallery 나고야, 일본
2003- 갤러리 아트사이드
2001- 목암 미술관
▲단체전 및 초대전
2009  MANIF(예술의전당)
세계평화미술 초대작가전(아트스페이스)
한국의 금속미술-두드리고다듬다(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
경계전(광주시립미술관)
2009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멀리그리고가까이(인천아트플랫폼)
대한민국 조각포럼 특별전-조각의 산책(밀레니엄 서울힐튼)
한국조각가협회전(서울아트센터공평갤러리)
2008  조각그룹 광장 정기전(모란갤러리)
2007  BAUM 개관기념전 (바움갤러리)
조각그룹 광장 정기전(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성신조각회전 (모란미술관)
예동전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
Sentir Gallery 개관1주년 기념초대전(Sentir Gallery)
제3회 서울미술협회전(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 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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