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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리더] 정상기 조각가

고정관념 깨고 시·조각 접목 ‘두마리토끼’
작가 감성 직접적 전달 새로운 창조물 제시
행복한 순간·애절함 등 일상 작품에 투영

 

책은 또다른 전시장 조각은 삶의 일기장


정상기는 조각가이자, 시인이며 신 이상주의자이다.

주어진 시간에 맞추어 정해진 길, 정해져 있지 않은 길을 열심히 살다가 그 다음 일들은 다음 시간에 넘겨주면 된다고 생각하는 지극히 평범한 한 사람이다.

일상의 노동과 반복의 시간들을 숨 쉬고 있는 나무와 함께 고집스럽게 사각에 담고 있으며, 지금은 목재 조각가로, 영원히 살아 있는 소재라 주장하는 나무를 가지고 나무 작업과 글 작업을 같이 하고있다.

낭만을 따라 자신의 삶을 정해 가고 있는 정상기(41) 조각가를 홍대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현재 정상기 조각가는 한국미술협회 남양주지회 부지회장으로 남양주에 작업장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는 자신의 다른 장기인 글로써 사람들 앞에 서게 됐다.

그가 이번에 출간한 것은 ‘멀바우 나무에 새기는 사각의 시간’이라는 시집이다. 정상기 조각가가 ‘시’와 ‘조각’이라는 서로 다른 분야의 다룬다는 것은 역시 쉽지 않은 길었다. 하지만 그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나가고 있다.

“조각이라는 분야는 미술 본야 중에서도 많이 힘든 분야죠. 작업의 공가부터 재료들 그리고 전시까지도…. 작품들의 크기가 다 제각각이고 재료 또한 다양한데다 전시를 하려면 전시 공간 또한 작은 곳에서는 할 수가 없어 큰 전시장을 얻어야 합니다. 그래서 조각전을 그 작가의 모든 것을 보여 줄가 없고 단지 일부만 보여 줄 수 밖에는 없어요.”

그렇지만 두마리 토끼를 잡은 정상기 조각가는 새로운 창조물을 만드는 것 자체가 자신의 즐거움이라고 말한다.

“모든 미술 분야의 작가들이 마찬가지지만 조각 또한 작가의 작업에 대한 감성들을 직접적으로 전달하기란 쉽지가 않아요. 그러한 감성적 글들과 작품들을 이번에 시집으로 역어 ‘멀바우 나무에 새기는 사각의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내게 됐죠.”

그가 낸 책을 살펴보면 자신이 만든 조각작품들과 함께 글귀들이 적혀 있다. 길게는 2000년부터 최근에 썼던 시들과 자신의 아내에게 보내는 문자를 모아 만들었다.

“사람들은 모두가 연애를 하고 사랑을 하잖아요. 연애를 하고 사랑을 하는 그 기간 동안은 모든 것이 사랑스럽게만 보인다고들 한죠. 그래서 저는 감히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사랑만 가지고도 살아갈 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다’라고요. 이 시집은 제가 나무에 작업을 하듯 고스라니 제 마음을 옮겨 넣었죠. 그리고 제 사랑하는 아내에게 보내는 감정을 잘 살려서 시집에 넣었죠”

정상기 조각가는 초저녁 노을이 창을 통해 그림자를 길게 드리울 때 한 잔의 커피를 마주한 시간에 잠시 눈을 감고 비가 온다는 상상을 한다.

 

그리고 그의 기억 속에 어떤 기억들이 깊숙한 머리 한 귀퉁이에 자리 잡고 있을까 고민을 한다. 그리고 사랑스러운 기억들을 끄집어 내어 행복감을 느끼곤 한다.

이처럼 행복한 순간의 즐거움과 보고픔의 애절함이 정상기 조각가의 시집에 새겨져 있는 것이다.

시를 쓰기위한 글이 아닌 진정으로 조각가의 감성을 가지고 형식과 기교에 얽매이지 않은 예술가의 심성을 이 책의 글들에서 느낄 수 있다.

그의 작품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정상기 조각가는 올해 ‘일상의 노동과 반복을 사각에 담다’라는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 그의 작업장의 작품들에서도 정상기만의 철학적인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일상의 노동과 반복을 사각에 담다’라는 전시의 나무 조각을 하는 조각가 정상기가 망치질, 끌질과 같은 작업과 함께 자신의 작업 일지를 쓰듯이 나무 작업과 더불어 자기 자신의 이야기와 사랑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개인전을 하기 위한 작업이 다 되었습니다. 지난 1995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15년만에 개인전을 하려고 하죠. 이제는 전시장을 구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글도 제 작업의 일부입니다. 망치질만 하던 내가 언제 이렇게 글을 쓰고 이글들을 모아 놨는지 들춰 보니 약간은 우습고 약간은 신기합니다.”

그의 작품은 나무를 깎아 사각의 형태를 만드는 지극히 단순하면서도 반복적 행위가 축적돼 나타난 결과물들이다.

자연이 이미 가지고 있었거나 세상에 오래전부터 이미 있어왔던 기하학적인 도형, 그 중에서도 사각이나 큐브형태를 반복해서 생산하는 그의 작업은 작가만의 특징적인 형태와 다양성을 만들어 나가는 전통적 의미의 조각과는 거리가 먼것을 사실이다.

“왜 단순해 보이는 4각형은 이상하리만치 인간들의 삶과 밀착한 관게를 가지고 있죠. 사각형은 건축자재나 주거공간의 기본 단위로 오래전부터 인류 문명의 발달과 함께 인간들의 삶에서 때어 놓을 수 없는 친숙한 형태입니다. 그리고 사각의 프레임을 가진 새로운 것들이 우리의 삶을 전보다 더 강하게 지배하기 시작했죠. 그렇기에 사각에 대한 작품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각이나 큐브가 아닌 또 다른 형태가 등장할 예정이다. 통나무의 단면을 자르고 광을 낸 후에 액자속에 집어넣어서 완성하는 ‘리그늄바이트’라는 작업이 바로 그것이다. 이 작업은 사각을 주로 사용하던 형태를 버리고 원목이 가진 형태와 나뭇결을 그대로 살려서 만든 것으로 형태상으로는 다른 작업들과 판이해 보이지만 자연이 가지고 있는 순환원리나 모양들을 파괴하지 않는 정상기 조각가의 태도는 일관성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상기 조각가는 “누구나 살아가다 보면 즐겁고 슬프고 외로움을 접하게 된다. 나 또한 그 순간을 살아 여기까지 온 것이다. 여기에 한 부분이지만 나의 외로움과 즐거움과 보고픔에 대한 갈망이 있다. 내가 나무작업을 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게 글은 나의 또 다른 감성을 보여 줄 것이다. 물론 굉장히 어설프지만 ‘그때 그때의 상황에 충실 했구나’라는 생각에 혼자 웃어 본다. 앞으로도 나의 작업이 계속 되듯이 글 작업 또한 이어질 것이다. 이 글들을 쓰게 해 준 그 당시의 시간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시’와 ‘조각’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잡은 정상기 조각가의 왣으로의 행보가 사뭇 궁금하다.

 

 

약 력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 남양주미술협회 회원, 한국조각가협회 회원, 한국조각가협회 남양주지부 회원, ‘꼴’조각회 회원.

 

▲개인전 및 단체전
2010년 2회 개인 전(일상의 노동과 반복을 사각에 담다)
“서로 사랑 하십시오” 김수환 추기경 선종 1주기 추모 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본관 1전시실(서울)
2009년 설치그룹 마감뉴스 - 크라운해태 장흥연수원(장흥)
미술인의 날 행사 기념전 - 예술의 전당(서울)
남양주 조각회 찾아가는 전시 - 별내도서관(남양주)
2008년 남양주 조각회 창립 전 - 애너밸리(남양주)
2007년 다산문화제 야외조각전 - 다산유적지(남양주)
동성 100주년 기념전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본 전시실(서울)
2004년 “꼴”전 - 태백문화예술회관(태백)
야외조각전 - 다산유적지(남양주)
2003년 5인의 조각전 - 남이섬 RAISON(남이섬)
남양주 미술 협회 전 - 남양주 아트센터(남양주)
2002년 “꼴”전 - 덕원갤러리(서울)
46번국도 전 - 청담갤러리(서울)
남양주 미술 협회 전 - 남양주 아트센터(남양주)
2001년 “꼴”전 - 덕원갤러리(서울)
남양주 미술 협회 전 - 남양주 아트센터(남양주)
2000년 “꼴”전 1차 - 덕원갤러리(서울)
2차 - 목암 미술관(경기도)
1999년 “꼴”조각회 창립 전 - 도올 갤러리(서울)
1997년 동성고등학교 90주년 기념전 - 동성고등학교 강당(서울)
1996년 동아미술대전 - 국립현대미술관(과천)
“하늘소”전 - 도올 갤러리(서울)
1995년 1회 개인전(나무 고인돌) - 서경갤러리(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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