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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리더] 강진숙 북아티스트

수원가족여성회관 아이·어른들 대상 책만들기 교육
판화 작업 염증 느낄때 크리스토프 쉴츠 교수가 권유
문학·미술의 결합 저렴하게 원하는 작품 제작 장점

손 끝으로 전하는 나의 이야기 이세상 하나밖에 없는 나의 책

 

“책 만드는 작업(북아티스트)은 작가가 자신의 메시지를 책의 형식에 담고 싶어 하는 미술 장르입니다. 자신의 손으로 자신에 대한 책을 만들어 본다면 정말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수원영복여자중·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스페인, 독일에서 서양화, 석판화, 북아트를 전공하고 지난 2004년 귀국한 이래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는 강진숙 북아티스트.

그는 원래부터 북아티스트가 아니었다. 국내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후 스페인과 독일로 유학가 판화를 전공했다. 이후 1996년부터 독일 브라운슈바익 미술대학에서 크리스토프 쉴츠 교수의 권유로 책 작업을 접하게 되면서 원하던 작업을 만났다고 한다.

그는 2004년 귀국한 이후 꾸준히 작품 제작을 하고 있으며 아이들과 학생, 어른들을 대상으로 책 만들기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 3월 대안공간 ‘눈’에서 개인전을 비롯 프랑크프르트 북아트 페어 및 독일, 시카고, 서울, 폴란드, 일본 등에서 개인·단체전에 참여했으며 경희대, 연세대, 백석대, 세종대 등에 출강을 나가기도 했다.

그리고 현재는 수원시가족여성회관에서 북 아트 강사로 있다. 그리고 그는 오는 10월쯤 화성 컨테이너 갤러리에서 또다시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스페인에서 판화를 12년간 작업을 하면서 계속 반복되는 그림을 찍는다는 것에 대한 염증이 일기 시작했어요. 이후 독일로 건너와 크리스토프 쉴츠 교수를 만났죠. 그 때 당시 교수가 북아트를 해보지 않겠냐고 권유를 했는데, 처음에는 저항감이 생겼죠. 하지만 교수가 만들어 놓은 작품들을 보면서 새로운 예술을 목격하게 됐죠. 이후 깨달음을 얻고 북아트에 온 열정을 쏟아 부었습니다.”

일반인에게는 아직까지 생소한 북아트는 문학과 미술이 결합한 형태의 예술로 쉽고 저렴하게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그의 작품들은 나무로 만들어진 종이를 다시 나무로 표현한 것들이어서 나무와 종이의 순환을 표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의 작품 중 일부는 직접 종이를 만들어 제작한 것도 있다.

“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책의 내용입니다. 저는 책을 만들 때 원하는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대해서 화면구성을 하죠. 손으로 만든 책은 만드는 사람의 상상력에 따라 기존의 책 형태는 물론 그 틀을 벗어나 각양각색의 책으로 탄생할 수 있어요. 그것이 북아트가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죠.”

그는 “자신의 손으로 책을 만든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불가능하다라고 느껴지겠지만, 이런 북아트를 통해서 자신의 지나 온 세월과 미래에 대한 생각 등 다양한 상상력으로 책을 만들면 자기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며 “자신이 만든 책을 만져 보고 넘겨 보면 일반 책과는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에 북아트의 매력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아트란 예술장르에 대한 강의를 6년째 펼치고 있다. 이제껏 그가 가르치던 제자들은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그는 “강의를 마치고 제자들이 가져 오는 완성본을 보고 있으면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북아트를 접하고 책을 만들게 되죠. 저는 조금의 소망이 있다면 제자들이 6개월 이상 북아트를 배우고 이후 자신이 주제를 갖고 정말 자신에게 필요한 책을 만들었으면 해요. 저 같은 경우에는 짧으면 1~2개월에 끝나는 작업도 있지만 길게는 2년여 동안 걸린 작품들이 있어요. 좀더 시간을 길게 잡고 작업을 진행했으면 합니다.”

그의 북아트에 대한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지난 3월 북아트를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책을 냈다. ‘책만드는 책’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책’을 만드는 과정을 담고 있다. 특히 그가 이곳 저곳에서 가르쳤던 제자들의 책을 함께 담아 독자로 하여금 쉽게 만들수 있다는 생각을 아게 만든다.

콩콩 튀는 아이디어로 어른들을 놀라게 하는 아이들의 기발한 작품부터 숨은 재능을 뒤늦게 부끄러운 듯 드러내는 주부들의 생활을 담은 책, 미술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의 실험적이고 설익은 작품, 예술적인 완성도를 보여주는 전문작가의 작품까지 수준은 다르지만 책마다 많은 이야기와 아름다움을 뿜어내고 있다.

“저는 하나의 책을 만들면서 그 책이 완성되는 순간 행복함을 느껴요. 그러한 행복이 나로 그치는 게 아니라 그 책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로 옮겨져 똑같은 행복을 만끽했으면 좋겠어요. 그렇기 때문에 ‘책만드는 책’을 통해서 사람들이 저와 같은 만족감과 행복함에 빠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책을 어떻게 만드는가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담은 책 만들기 밥법을 고유하고 싶었습니다.”

더불어 그는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karton)를 통해 사람들과 북아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블로그에서는 제자들의 작품과 제 작품 등 북아트에 대한 이야기들이 자세히 나와 있어요. 사람들이 한번씩 둘러보고 북아트가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강진숙 작가는 “미술분야에는 서양화, 동양화, 문인화, 조각 등 여러 분야가 있다. 그 분야에 북아트가 새로운 예술분야로 자리매김 했으면 좋겠다”며 “대학에서도 학생들이 북아트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미술대학에서도 한 학과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을 맺었다.

▲북아트(Book art)

책의 형식을 취한 시각미술 작품을 총칭하는 용어로 쓰인다. 지난 1973년 필라델피아의 무어미술대학교에서 ‘미술가들의 책(Artists' Books)’이라는 전시회가 열렸고, 같은 해 뉴욕근대미술관의 사서였던 클라이브 필포트)가 ‘스튜디오 인터내셔널’의 칼럼에서 ‘북아트’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다.

북아트의 형식은 글자 없이 형상만으로 구성될 수도 있고 반대로 문자만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또한 일시적인 퍼포먼스나 설치미술을 기록하는 기록 형식을 취하기도 한다.

특히 비용이 적게 들고 쉽게 구할 수 있는 매체로 아이디어를 표현하고자 했던 플럭서스 작가들과 개념미술 작가들이 북아트를 선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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