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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리더] 벽산 문영식 도예가

흙·도자기공장 운영하던 부모님 곁에서 쉽게 접해
전승공예대전서 입상 등 백자·분청분야 실력 과시
서양의 추상화 같은 ‘진사유’ 새로운 기법 개척
고유의 흙맛과 진정성 띈 작품으로 감동 전할 것

도예가 삶 20년, 전통도자 전수 힘쓸것

 

올해로 제22회를 맞은 여주도자기축제의 현장. 이번 여주도자기 축제에는 여주시내 85개 도예상들이 참가했다. 그 중 지난 22년 동안 10여회 축제에 참가하며 여주 도자산업 발전과 도자문화의 확산을 위해 뛰어든 한덕도예 벽산 문영식 도예가를 만났다.

“여주도자기 축제를 참가하면서 20여년 동안 아버지에게 전수 받은 도자기 비법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주고 싶어 매년 참가하고 있습니다. 도예0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어려워 하지만, 도예는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옛날 조상들이 사용하던 그릇과 용기 등을 만드는 일상적인 일이기 때문이죠. 사람이 흙에서 태어났다고 하잖아요. 도자기 또한 흙에서 태어나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가졌다는 것을 어려워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의 부친 고(故) 문한종 선생은 젊어서부터 도자기 업계에서 종사하다가 지난 1975년 지금의 한덕도예를 세우고 평생을 도자기와 함께 살다 돌아가셨다.

그리고 문영식 도예가는 어려서부터 흙공장과 도자기공장을 운영하던 부모님을 보고 따르면서 자연스럽게 도자기와 가까워지고, 도예가로서의 삶을 살게 됐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무언가 나의 미래를 결정하게 되는 시간이 다가 왔습니다. 그 당시 ‘이제껏 내가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에 대한 생각에 잠겼죠. 어려서부터 흙을 만지고 놀면서 도자기 빚는 아버지의 모습을 많이 떠올렸습니다. 그 순간 ‘아 이것이 내가 해야하는 것이구나’하고 느꼈죠. 그래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바로 아버지에게 이런저런 꾸중을 들으면서 ‘도예가’로써의 삶을 배우게 됐습니다.”

20살이 되던 해인 1987년 아버지로부터 본격적으로 도자기 만드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한 문영식 도예가는 지난해 무형문화재 지정을 위한 필수 코스라는 제31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에서 ‘백자청화 화조문 호’로 장려상에 입상했으며, 올해 제32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에서도 입선을 하는 등 백자와 분청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 지난 2007년에는 제27회 전통공예명품전과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에서 열린 ‘도자기, 꽃과의 만남전’에 작품을 출품했으며, 현재 (사)한국중요무형문화재 기능보존협회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 2007년 명지대 산업대학원 도자기 기술학과를 졸업하는 등 배움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고 있다.

문영식 도예가는 “도자기는 끊임없이 배워 나가는 인생과 같은 여정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10년, 20년이 지나도 도자기에 대한 배움의 끝은 없을 것”이라며 “도자기의 이론적인 부분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어 명지대 산업대학원 도자기 기술학과를 선택해 공부를 했고 다시 한번 도자기에 대한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일까 그가 7년전부터 하고 있는 작업 중 ‘진사유’(동을 도자기에 입혀 색을 얻어 만드는 도자기)는 작렬한 빨간 빛과 바다색이 감도는 파란 빛이 어우러져 있어 새로운 도자기의 세계를 열었다. “진사유는 불의 세기와 시간 등 정확한 시간을 추구 하지 않는 서양의 추상화와 같은 도자기 입니다. 작렬하는 빨간 빛과 파란 색이 어우러져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있죠. 새로움을 향해 가면서 배운 도자기 입니다. 앞으로는 다양한 도자기를 만들어 나갈 예정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그의 형인 문영민 도예가도 올해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에서 함께 입선하는 등 주목을 받고 있다. “어려서부터 함께 해온 보금자리에서 보고 배운 게 도자기니까요. 형과 함께 도자기를 함께 했습니다. 지금은 형이 다른 곳에 작업장을 두고 함께 도예가로서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영식 도예가에게도 힘든 나날이 있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문제로 도자기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기도 했다고 한다. “도자기를 만드는 데는 제 온 정성을 쏟을 수 밖에 없어요. 하지만 심혈을 기울여 작품을 만들었는데 원하는 작품이 나오지 않으면 도예가로서 한계를 느끼게 됩니다. 특히 지금은 많은 도예가들이 경제적으로 힘들어 해요. 전부터 사람들 입에서 신토불이 하는데, 정작 우리 고유의 도자기에 대해서는 관심이 사라져만 가는 것 같아서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도자기 축제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에게 도자기에 대해 많이 알리고 싶습니다.”

문영식 도예가는 이러저러한 고민에 빠지기도 하지만 정말 좋은 작품을 만들어 냈을 때의 쾌감을 느끼면서 몇번이고 다시 일어난다. “세상에 제일 좋은 작품은 없을 껍니다. 좋은 작품을 만들면 그보다 더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어 하는게 도예가의 마음입니다. 그리고 정말 좋은 작품을 내 손으로 만들었을 때 느끼는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 감동적인 느낌이 이 일을 계속 하게 만드는 원동력인 것 같아요.”

그가 말하는 좋은 작품이란 도자기의 원재료인 흙을 잘 살린 것을 의미한다. “도자기라는 것은 좋고 그름은 없지만 정말 잘 나온 작품이라는 것은 도자기 고유의 흙맛을 잘 살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사유 같은 도자기도 있지만 흙의 고유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도자기가 진정성을 띈 도자기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도자기가 삶이 돼 버렸다며 끝까지 도예인으로 남을 것이라는 문영식 도예가의 궁극의 목표는 아주 단순하다. 그는 “무궁무진하게 변화무쌍한 흙이 그때그때마다 나에게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와 도자기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며 “나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좋은 도자기를 계속해서 만들어 내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약 력

경기도 여주 출생
여주자영농업고등학교 졸업
명지대 산업대학원 도자기기술학과수료
현) (사)한국중요무형문화제 기능보존협회 회원

 

▲단체전
2010 전통공예 명품전(전주한옥마을)
2009 국제 작은미술제(태국전)
2009 차와 도자기 만남전 명지대 동문전(서울미술관)
     한·중 미술교류전(중국심양미술관)
2008년 전통공예명품전(강릉예술회관)
2007 도자기 꽃 과외 만남-명지대동문전(인사아트센터)
     전통공예명품전
▲수상
2009 제39회 경기도 공예품대전 동상
     제3회 아름다운 우리도자기 공모전 입선
2007 제32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입선
2006 제31회 대한민국 전승 공예대전 장려상
2003 제8회 온고을 전통공예 전국공모전 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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