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국제음악극 축제의 개막작 ‘플렉스(PLECS)’를 보는 내내 떠오른 단어다.
음악과 서커스가 만나 예술이 되는 그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 ‘플렉스(PLECS)’는 유쾌한 웃음코드와 함께 관객과의 소통에도 성공하면서,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의 정체성을 잘 표현해냈다.
플렉스(PLECS)무대에서는 소리나는 모든 것이 음악이 된다.
커다란 종이 집에 사는 네명의 남자들은 종이를 찢고, 셀로판 테입을 퉁기고, 드릴을 작동시킨다.
자칫 소음으로 느껴질 법한 모든 소리들이 음악으로 탄생하자 객석에서는 자발적인 박수가 터져나왔다.
새처럼 가벼운 몸을 가진 남자들은 종이로 만들어진 세트를 팔랑거리며 활보했고, 만돌린와 첼로, 트럼펫을 넘나드는 다양한 악기의 사용은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여기에 후반부로 갈수록 절정으로 치닫는 네 남자의 고난이도 서커스는 한국에선 흔히 볼 수 없는 신선한 볼거리다.
공연을 위해 스페인 카탈루냐에서 초빙된 극단 엔필라트(Enfila’t)는 장난기 가득한 모습으로 언어가 안통하는 타국의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비록 말이 안통해도 네명의 스페인 남자들과 한국의 관객들은 소통했고, 종이뭉치를 던지며 함께 ‘놀았다’.
음악과, 예술, 그리고 자발적인 관객의 참여가 이뤄지면서 왜 플렉스(PLECS)가 개막작으로 선택됐는지 알 수 있었다.
시민들과 함께 즐기는 축제를 만들고 싶다던 최진용 의정부예술의전당 사장의 말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