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공식적인 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며 매 주 수요일마다 이어지고 있는 수요 집회가 1천회를 맞은 날, 그 곳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이 책은 소녀상의 이야기를 아이들이 좀 더 이해하기 쉬운 만화를 통해 풀어내며,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꽃다운 소녀들의 아픔과 슬픔을 그리고 있다.
만화 ‘꽃반지’의 원화는 민족미술협의회에 주최했던 ‘일본군 위안부와 조선의 소녀들’과 지난 1월 30일부터 2월2일까지 프랑스 앙굴렘에서 열린 ‘2014알굴렘 국제 만화축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전시회에 출품돼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린 작품이다.
만화는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 둘레에 사람들이 모여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해가 저물고 시위하던 사람들이 모두 자리를 떠나자 소녀상이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 누군가를 반갑게 맞이하러 뛰어간다. 소녀를 맞이한 이는 주름이 짙은 할머니. 웃으며 소녀를 맞이한 할머니는 순간 영정 사진으로 변한다.
장면이 바뀌며 한 남성이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그는 연고자가 없는 할머니의 사후처리 중인 구청 직원이다. 할머니의 몇 가지 되지 않는 유품 속에 구리로 만든 꽃반지 하나가 자리하고 있다. 장면은 구리 반지 속 꽃 문양 속으로 빨려들어 반지에 얽힌 슬픈 사연으로 이어진다.
비극적인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원화의 색감과 질감은 두 소녀가 겪은 불안과 괴로움의 감성을 잘 담아내 감동을 더한다.
책은 만화와 함께 어린이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가 그린 그림과 글, 할머니들의 아픔과 슬픔을 같이 하는 아이들 그림과 글,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적 진실과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수요 집회, 그리고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상세한 정보도 함께 실었다.
/박국원기자 pkw09@